<김순환 기자의 부동산 깊이보기>규제가 부른 편법·변종 수익형 부동산 양산

  • 문화일보
  • 입력 2021-09-10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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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초강력 주택 시장 규제가 편법·변종 수익형 부동산을 양산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세금을 더 걷기 위한 주택 공급 태만으로 집값이 폭등하자 상권 형성이 쉽지 않은 지역 ‘상업·업무용지’를 사들여 ‘주거형오피스텔·레지던스·생활형숙박시설(주택법 아닌 건축법 적용)’ 등을 지어서 주거용으로 파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것이죠. 이들 시설은 현행 법망과 단속을 피하기 위한 편법·변종 주거 관련 상품인 만큼 원칙적으로 주택 용도로 쓸 수 없는 건축물입니다. 하지만 집값 폭등에 지친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의 청약이 몰리면서 경쟁률은 치열합니다.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아 취득세 중과 및 보유세 등에 부담도 적으며, 별도 청약통장이 필요 없기 때문이지요. 실제 8월 말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서 공급한 생활형숙박시설 ‘르웨스트’는 평균 경쟁률 657 대 1을 기록했고, 라이프 오피스로 공급한 ‘고덕 아이파크 디어반’도 평균 31.5 대 1의 경쟁률을 보였습니다. 지방에서도 6월 전남 여수시 웅천지구에서 공급한 레지던스 ‘여수 웅천 골드클래스 더 마리나’가 평균 271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요. 판매자(투자자)는 이들 시설물의 숙박업 등록을 하고 임차인과 임대차 계약이 아닌 ‘장기 숙박 계약’을 하는 방법으로 교묘히 현행 법망을 피하고 있지요. 정부가 법·제도를 정비하지 않고 단속을 하지 않은 사이 판매자의 개발이익과 투자자의 기대감(시세차익+임대료)이 합쳐진 결과입니다.

올해 들어 편법·변종 주거 관련 상품이 예년보다 더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정부의 주택 공급 태만과 온갖 규제, 과중한 세금(1주택자 이상)이 부른 현상입니다. 제대로 된 공급 정책 실행 없이 주택 시장을 너무 옥죈 나머지 현행법을 교묘히 피할 수 있다는 대안 상품에 투자자들이 몰린 것이지요. 주택법보다 규제가 약한 건축법을 적용받는 편법·변종 관련 수익형 부동산은 실제 거주 시 열악한 주거환경은 물론 층간소음, 주차난, 비싼 관리비 등으로 다양한 문제를 드러낼 수 있습니다.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의 주거 관련 정책을 담당하는 ‘똑똑한 테크노크라트’와 자치단체 공무원들이 이 같은 상황을 모를 리가 없지요. 편법·변종 주거 관련 상품의 확산을 막는 길은 ‘확실하고 신속한 주택 공급’입니다. 정부는 이제라도 신도시 조기 개발과 재개발·재건축 규제 혁파, 양도소득세 일시적 완화 등으로 주택 시장 정상화에 나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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