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新·舊 권력 회동, 겉으론 화기애애 - 속으론 냉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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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대통령-당선인 만남은…

YS - DJ, IMF협정 이행 합의
盧 - MB, 2시간 미묘한 기싸움
독대하지만 대체로 형식적 대화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청와대 오찬 회동이 16일 무산되면서 역대 정권 교체기 대통령과 당선인 간 회동에 관심이 쏠린다.

대체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이뤄졌지만 형식적인 대화에 그친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두 사람이 독대하며 권력 이양 문제와 현직 대통령 퇴임 이후 문제가 논의되는 경우도 있었다는 얘기 역시 나온다.

역사상 첫 정권교체였던 김영삼 대통령과 김대중 당선인 만남은 15대 대선 이틀 뒤인 1997년 12월 20일 이뤄졌다. 1시간가량 오찬으로 진행됐으며 당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특별사면을 비롯해 국제통화기금(IMF) 협정 이행 등에 합의하는 등 중요한 결정이 나왔다.

하지만 이때를 제외하면 정권교체기 회동에서 진전을 보인 사례가 드물다.

17대 대선 후 9일 만에 이뤄진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당선인 간 만찬 회동이 그 예다.

당시 노 대통령은 청와대 본관 1층에서 당선인을 직접 맞으며 대통령에 준하는 예우를 했다. 2시간 넘게 대체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회동이 진행됐지만 미묘한 기싸움과 입장 차도 엿보였다. 당시 노 대통령은 “그때(당선인 시절)가 제일 좋았던 것 같다”면서 “(임기) 5년은 길게 느껴진다. 4년이면 대개 자리가 잡히고 평가를 받을 만한 시기다”라며 이 당선인에게 4년 중임제 약속을 상기시켰다.

이에 맞서 이 당선인도 “국회에서 이라크 파병 연장안이 통과됐는데, 한나라당은 전원 동의인데 (대통합민주신당이 반대해) 아슬아슬하게 통과됐다”고 당시 당청관계 난맥을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김수현 기자 salm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