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처럼 풀어낸 ‘먹고 마시는 것의 의미’[나윤석 기자의 고전을 묻다]

  • 문화일보
  • 입력 2022-09-27 08:55
  • 업데이트 2022-12-22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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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윤석 기자의 고전을 묻다 - ‘설탕과 권력’과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주영하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설탕과 권력’과 함께 읽으면 좋은 책으로 ‘음식의 맛, 자유의 맛’ ‘설탕, 근대의 혁명’ ‘백년식사’를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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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절판된 ‘음식의 맛, 자유의 맛’은 시드니 민츠가 ‘설탕과 권력’ 이후 선보인 저서다. ‘설탕과 권력’이 진지한 학술서라면, ‘음식의 맛, 자유의 맛’은 먹고 마시는 행위의 사회과학적 의미를 부드러운 문체로 풀어낸 에세이에 가깝다.

요리사 아버지에 관한 개인적 일화에서 출발한 책은 음식이 인간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매개이자 커뮤니케이션을 돕는 도구라고 말한다. 이와 함께 코카콜라의 기원을 1863년 프랑스가 페루에서 수입한 코카 잎을 포도주에 섞은 뒤 탄산을 주입해 판매한 데서 찾으며 이 탄산음료가 단숨에 세계인을 사로잡아 지구촌을 점령한 역사도 흥미진진하게 펼쳐 보인다. 주 교수는 “‘설탕과 권력’과 ‘음식의 맛, 자유의 맛’이 연이어 출간되면서 민츠는 ‘인류학자’가 아닌 ‘음식 인류학자’라는 타이틀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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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희 가천대 문화유산역사연구소 연구원이 쓴 ‘설탕, 근대의 혁명’(지식산업사)은 일제강점기와 해방을 거쳐 설탕이 보급된 과정을 조명한다. 설탕을 둘러싼 정치·경제적 맥락에 관한 민츠의 문제의식을 공유하면서도 한반도라는 공간에 집중해 차별화된 연구 성과를 냈다. 저자는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에서 그랬던 것처럼 한국에서도 설탕 산업이 빈부·계급·성(性) 차별 문제와 관련 있었다고 꼬집는다. 아울러 해방 이후 한국 시장이 일본에서 북미 시장으로 편입되는 과정에서 우리 정부가 제당업자들에게 배타적 수입자격을 부여하고 환율을 우대하는 ‘불공정 특혜’로 산업을 육성했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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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출간된 주 교수의 ‘백년식사’(휴머니스트)는 19세기 후반부터 현재까지 한국인의 입맛이 변화한 양상을 추적한 인문서다. 우리 음식 문화는 개항 이후 서양의 영향에 노출됐다 일제의 식민 지배를 받으며 또 한 번의 변곡점을 맞았다. ‘한식’을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정치·사회 현실과 맞물린 역동적 산물로 파악하는 저자의 시각은 한국 음식 문화를 객관적으로 성찰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나윤석 기자 nagij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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