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감산’ 사우디에 보복 추진…에너지 전쟁 일촉즉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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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의회 MD 철수법안 예정
“푸틴에게 안보맡겨야 할 것”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한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의 하루 200만 배럴 감산합의에 미국이 이를 갈며 양측 간 ‘에너지 전쟁’이 일촉즉발인 상황이다. 특히 감산에 대한 보복으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미군과 미사일 방어망(MD)을 철수하는 내용의 법안이 미 의회에 제출될 예정인 가운데, 백악관이 사우디를 미국 법정에 세울 수 있는 ‘석유생산수출카르텔금지(NOPEC)’ 법안 카드를 만지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참모진에 “어떤 카드도 테이블에서 치우지 마라(Nothing off table)”는 지시를 내렸다.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민주당 톰 맬리나우스키, 숀 케이스튼, 수전 와일드 하원의원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미군과 미사일 방어망을 철수하는 법안을 조만간 의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들 국가가 OPEC+ 내에서 감산을 적극 주장했다는 판단에 따른 보복 차원으로 풀이된다. 의원들은 이날 성명에서 “만약 사우디와 UAE가 러시아 돕기를 원한다면 국가 방위 역시 러시아에 맡기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이 의회와 협력해 NOPEC 법안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특히 로이터통신은 전날 백악관 성명 중 “정부는 OPEC의 에너지 가격 통제를 축소하기 위한 추가적인 수단과 권한에 대해서 의회와 협의할 것”이라는 부분을 두고 “백악관이 NOPEC을 지지할 가능성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지난 5월 상원 법사위원회를 통과한 NOPEC 법안은 OPEC+의 감산 합의 등을 담합으로 보고 반독점법을 적용해 처벌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OPEC+의 감산 합의에 대해 “실망스럽고 문제가 있는 조치에 대해 대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0.79% 상승했다. 나흘 연속 오름세로, 이 기간 상승률은 11.27%에 달한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