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사법리스크 극복 못할 것…윤 대통령, 검찰 출신 인사 바꿔야 지지율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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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2-10-28 09:00
업데이트 2022-10-28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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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7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자신의 개인 사무실 건물 입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의 사무실은 책을 빼곡히 쌓아놓고 읽는 ‘공부방’이자 지인들과 소통하는 ‘사랑방’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김동훈 기자



■ M인터뷰 -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

野반명계 ‘지금 나서봤자 불이익’
의혹 판결 나올 때까지 침묵할 것

민주당, 정치탄압 말할 자격 없어
여당때 검사·판사에 노골적 압박

이준석 사태 본질은 ‘권력 다툼’
보수정당 분당 가능성은 희박해

정치경력 짧은 尹, 시행착오 당연
정치적 시선 갖춘 인사 등용해야


지난 17일 금태섭(55)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서울 용산구 한남동 사무실에는 책들이 빼곡했다. 그중 ‘영원한 권력은 없다’라는 책이 눈에 들어왔다. 박근혜·문재인 전 대통령의 청와대 입성에 혁혁한 공을 세운 ‘지략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020년 발간한 회고록이다. 박정희 정권에서 문재인 정부에 이르기까지 역대 모든 정권을 보고 겪으며 느낀 바를 담은 저서로, ‘권력무상’(權力無常)이 핵심 내용이다.

권력의 덧없음, ‘바른말, 쓴소리’의 대명사 금 전 의원이 걸어온 정치 일대기와 맞닿아 있는 주제이기도 하다.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그 누구보다 바랐지만, 자신의 소신에 따라 당론이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립에 반대하고, 조국 사태마저 비판하면서 결국 혈혈단신 민주당을 떠나야만 했다. 이후 지난 대통령선거에서는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전략기획실장으로서 윤석열 대통령 시대를 함께 열었지만, 현 정부의 부진한 행적에 헛헛함을 느끼는 듯했다. 현재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야인(野人) 금태섭이 바라본 요즘 정치는 과연 어떨까.

―친정인 민주당 이야기부터 해보겠다. 이재명 대표 사법 리스크로 정국이 혼돈을 겪고 있는데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보나.

“현재 이 대표 관련 사법 리스크 사건이 여러 건 있지 않나. 그러면 그것을 모두 정리하기에는 어렵다고 본다. 다만, 현직 국회의원이고, 더군다나 제1야당 대표여서 사법 리스크를 모두 해소하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 2024년 총선은 그냥 넘어가지 않을까 싶다.”

―반명(반이재명)계가 조용하다. 소신대로 정치하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금태섭 학습 효과’란 이야기도 있다.

“나는 이 대표가 사법 리스크를 극복하지 못할 것으로 본다. 2020년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을 받고 회생한 것도 사실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너무 많은 일이 벌어져 더 어려운 상황에 놓였고, 결국 이 대표가 좌절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 향후 민주당 의원들은 개인적인 입장과 당 전체의 입장 등을 고민하면서 어떻게 행동할지 결정하게 될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결정을 사법 리스크와 관련한 일들이 결론 났을 때 생각해도 늦지 않다는 점이다. 괜히 지금부터 비판해봤자 당이 바뀌는 것도 아니고, 본인에게도 불이익이 돌아올 가능성이 크니 나설 필요가 없는 것이다.”

―민주당은 현 정부와 검찰이 야당을 상대로 정치 탄압을 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은 그런 말 할 자격이 없다. 예전 보수 정부에서는 검찰이 말을 안 들을 때 인사(人事)로 상도 주고 벌도 내렸지만, 문재인 정부만큼 노골적으로 한 정부는 없었다.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 등 정권이 싫어할 만한 사건을 담당한 검사들은 보란 듯이 험지로 보내졌다. 심지어 민주당은 법원에서 마음에 안 드는 판결이 나오면 판사의 신상을 털기까지 했다. 민주당은 그런 말(정치탄압) 할 자격이 없다.”

―대통령실의 연이은 실책에도 민주당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이유는.

“민주당은 일단 태도의 문제를 고쳐야 한다. 웃기지도 않은 실수를 해도 국민에게 사과를 잘하지 않는다.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엉뚱한 질의를 했다가 망신을 당해도 제대로 된 사과가 없었다. 국회의장에게 누가 봐도 욕설인 ‘GSGG’라는 표현을 쓰고도 ‘굿 거버넌스’였다는 황당한 답변을 내놓았다. 상황이 이러하니 중도·보수층에서 어떻게 민주당으로 이동할 수 있겠나.”

―민주당 분당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보나.

“분당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민주당이 2020년 총선 대승에 취해 있기 때문이다. 분당하겠다는 건 이대로 가다간 다 죽겠다는 상황이 돼야 하는데, 일단 윤석열 정부가 국정운영을 잘못하고 있어 이대로 있어도 중간은 가겠다는 생각이 들 것이고, 당에서 나가려면 정권을 잡을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한데 그런 인물도 없지 않은가.”

―민주당 팬덤 정치에 대한 평가는.

“진보 쪽에서 계속 저변을 넓히고 해서 만들어 낸 게 바로 이 인터넷을 통한 패거리 정치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비판받을 만한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비가 올 때 우산을 같이 써줄 수 있는 게 진정한 친구다’, 이런 감성적인 면을 자극해 팬덤 정치를 만들어 냈다. 그리고 현재 이 대표가 팬덤 정치를 잘 활용하고 있다.”

―민주당 차기 대권 주자는 누구라고 보나.

“이 대표가 가장 앞서 있다고 본다. 설령 이 대표가 사법 리스크로 좌절하더라도 민주당은 기획을 워낙 잘해 인물난을 겪지 않을 것 같다. 2017년 탄핵부터 2020년 총선을 거치면서 몸에 익은 전략과 역할 분담이 잘돼 있다. 리더를 세우고 세력이 몰려가 지지하고, 대여론 공세를 펼치고, 짜임새가 잘돼 있는 조직이라서 현재 안 보이는 사람이더라도 기획으로 충분히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본다.”

―여권 이야기를 해보겠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징계 논란 과정에 대해 평가해달라.

“어떻게 보면 이준석 사태는 권력 다툼이다. 혁신을 둘러싼 갈등도 아니고, 누가 더 힘을 갖느냐 하는 권력 다툼인데, 가장 큰 피해를 본 건 윤 대통령이다. 몇 달 동안 이 전 대표를 이기는 데 에너지를 쓴 것이다. 이 전 대표가 잘했냐, 잘못했냐를 떠나 윤석열 정부로서는 정말로 어리석은 일을 한 것이다. 어느 정부나 5년 중 앞에 2∼3년 정도만 어떤 일을 제대로 할 수 있기에 하루하루가 정말 아깝다. 차라리 관심도 두지 말고, 애매하면 이 전 대표에게 기회나 자리를 주거나 해서 넘겼어야지 당 대표를 쳐내는 문제를 ‘1번 어젠다’로 삼았으니 안 되는 것이다.”

―이 전 대표를 필두로 보수정당의 분당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보나.

“별로 없다. 본질적으로 ‘윤핵관’과 이 전 대표가 얼마나 다르냐. 이 전 대표는 자기 아이디어가 더 참신하다고 이야기하는데, 과연 얼마나 다른지 잘 모르겠다. 갈라져 나올 명분이 부족한 것이다. 아니면 그냥 반윤(反尹)의 기치를 들 수밖에 없는데 그걸로 되겠나.”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평가는.

“나는 윤 대통령이 빼어난 자질을 가진 분이라 생각하고, 유권자들이 문재인 정부 때 검찰총장이던 분을 대선후보로 만들어 대통령으로 당선시킨 것은 그만한 자질과 능력이 있다는 뜻이다. 다만 아무리 천재라도 다른 분야에서 처음부터 잘할 수는 없다. 경험이 필요하다. 검사를 25년 한 사람이 외교·경제를 갑자기 잘할 수 없다. 문제는 우리나라는 대통령을 전지전능한 사람으로 만들고 싶어 한다는 점이다. 정치를 한 번도 안 한 분이므로 외교를 하다 실수도 하고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는 건데 우리 국민은 이러한 실수를 죽기보다 싫어한다. 민주주의가 오래 발전한 나라들은 정치인들이 20대부터 훈련을 받는데, 우리나라는 이런 시스템이 없다는 점도 한계다.”

―도어스테핑 도입은 잘한 선택이라고 보나.

“도어스테핑은 아주 좋은 시도라고 본다. 다만, 우리 국민이 힘을 합쳐 뽑은 대통령이 기자들 앞에 서서 ‘무엇이든 물어보세요’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 대통령은 그러한 자리가 아니다. 그런데 지금은 부대변인이 답해야 할 것도 대통령에게 물어보고 있다. 이것은 대통령직을 제대로 쓰는 것이 아니다.”

―현 정부는 유독 검사 출신을 주요 요직으로 대거 기용했는데 전직 검사로서 이를 어떻게 평가하나.

“나도 검사 생활을 10년 넘게 했지만, 법률가와 정치가는 시각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생각하는 방식도 다르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판·검사 출신이 정치적 시선을 갖추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 집단으로 검사들을 데려왔는데, 미안한 말이지만 저조한 지지율을 반전시키려면 이들을 바꿔야 한다. 정치를 하다 보면 상징적인 조치도 반드시 필요한 법이다.”

―공수처 설립에 반대했었는데 그 생각은 유효한가.

“아주 거칠게 이야기한다면 지금이라도 공수처를 없애는 것이 맞다. 공수처가 무능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정말 예를 들어 어떤 정부에서 공수처를 정부와 대통령을 위해 쓰겠다고 마음을 먹는다면 정말 무서운 기관이 될 수도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 복구) 조치는 잘했다고 보나.

“민주당이 추진한 검찰개혁 방향이 너무 잘못됐고, 이를 한 장관이 바로잡겠다는 것이니 그렇게 문제 삼기는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저는 의회주의자라 의회에서 만든 법을 시행령으로 바꾸려는 시도에는 반대한다. 국회의원은 국민이 선출했다. 그리고 만약 제도에 문제가 있어 교정이 필요하다면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받으면 된다. 행정부에서 시행령을 고쳐 해결하려 한다면 국회는 의미가 없어진다.”

―한 장관이 여론조사에서 여권 차기 대선 주자 상위권에 오르고 있다.

“한 장관은 윤석열 정부의 가장 상징적인 인물이고, 윤석열 정부가 성공해야 본인도 성공할 수 있다. 그러면 대권 주자가 될 수 있고 여러 옵션도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지금 윤석열 정부 지지율이 너무 저조하지 않나.”

―만약 현 정부에서 같이 일하자고 손을 내민다면 잡을 생각이 있나.

“대한민국 정부가 항상 성공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그러한 제안도 없었고 그럴 계획도 없다. 만약 함께 일한다면 제가 정부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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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법 기권’ 민주서 낙천 … 방송·저술로 팬층 넓히며 차기 총선 고심

■ 금태섭 전 의원은…


지난 20대 국회 당시 당 지도부와 청와대를 향해 거리낌 없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소신파가 있었다. 이른바 ‘조금박해(조응천·금태섭·박용진·김해영)’다. 그러나 금태섭·김해영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총선 과정에서 고배를 마셨고, 조응천·박용진 민주당 의원의 목소리도 과거보다 잦아든 모습이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서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로 당이 혼란스러운 요즘, 단일대오도 중요하지만 ‘조금박해’처럼 쓴소리를 낼 소신파·소장파가 없다는 게 아쉽다”는 평가도 나온다.

주로 소수 의견 편에 섰던 금 전 의원은 2019년 12월 민주당이 당론으로 추진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률안에 기권으로 사실상 반대표를 던졌다. 이 일로 민주당 주류로부터 미운털이 박힌 그는 가시밭길을 걸었다. 21대 총선에서는 현역임에도 본인의 지역구에 신인에게 밀려 낙천했다. 2020년 3월 당시 경선 과정에 대해 금 전 의원은 당 차원에서의 석연치 않은 ‘발목잡기’가 있었다고 의심하지만, 결국 이 또한 자신의 원칙과 소신을 지키는 결정에 따른 결과라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금 전 의원은 2020년 9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그 가족과 관련해 각종 비리가 알려지자 다시 한 번 ‘진영 내 야당’의 면모를 보였다. 이후 당 안팎의 비난 수위가 한계에 이르자 그해 10월 민주당을 탈당했다. 이후 국민의힘이 영입 의사를 밝혔으나 입당하지 않았다. 2021년 4·7 서울시장 재보선에서는 무소속으로 출마, 당시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과 단일화를 한 후 후보직에서 사퇴했다. 지난해에는 윤석열 대통령 후보 캠프에서 국민의힘 선거용 재킷을 입고 전략기획실장을 맡아 대선 승리에 일조했다. 현재 여러 방송 및 저술 활동을 통해 팬층을 넓혀가고 있다. 금 전 의원은 오는 2024년 4월 치러질 차기 총선 출마도 고심하고 있다. 입당과 관련한 질문에 “탈당한 민주당에는 다시 돌아갈 일이 없지 않겠냐”고 답했다.

△1967년 서울 출생 △여의도고 △서울대 법학 △제34회 사법시험 합격 △서울중앙지검 검사 △법무법인 지평지성 파트너 변호사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 △제20대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전략기획위원장·원내부대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전략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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