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제 소비폭발 속 ‘올 5% 성장’ 기대… 부동산 투자 10% 급감 ‘최대복병’[Global Econo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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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1-31 08:59
업데이트 2023-01-31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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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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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춘제를 앞둔 지난 18일 중국 상하이 훙차오역 대합실이 귀성객들로 붐비고 있다. 3년간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사실상 철회된 이후 맞는 첫 명절 기간 중국 여행, 영화, 요식업 등 내수 소비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 연합뉴스



■ Global Economy - 2023년 중국 경제 전망

대형 쇼핑몰 완다플라자 480곳
춘제기간 손님 1억6000명 방문
기차 등 장거리 여행 68% 늘어
전체 소비 전년대비 12.2% 증가

부동산 투자액 13조위안 그쳐
1999년 이후 처음으로 줄어
유엔 “중국 성장률 1%P 하락땐
인근 14개국 최대 0.41%P↓”



베이징 = 박준우 특파원 jwrepublic@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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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코로나’ 정책을 완화한 중국이 춘제(春節·중국 설) 연휴 기간 대대적인 소비 신장을 이뤄내며 새해 경제성장 전망을 밝게 했다. 예상을 웃도는 빠른 회복이라는 점에서 긍정적 신호로 풀이된다. 이에 힘입어 중국 경제학자들은 올해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다시 5%대 이상으로 올라설 것이란 장밋빛 전망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미국 등 서구 경제학자 등은 중국이 인구 감소와 아직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부동산 문제, 부채 위기 등에 발목이 잡힐 가능성이 있어 속단하긴 어렵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중국의 경제가 흔들릴 경우 한국 등 주변국은 물론 세계적인 국가들도 그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내수 소비 회복에 中 정부 ‘반색’ = ‘리오프닝’ 이후 처음 맞는 춘제 연휴의 중국 성적표는 성공적이다. 중국 국가세무총국에 따르면 춘제 기간 전체 소비가 이전보다 약 12.2% 증가했으며 이 중 서비스소비 매출이 13.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런민르바오(人民日報)는 이번 춘제 연휴 기간 중국 전역에 있는 대형 쇼핑몰 체인 완다(萬達)플라자 480곳에 1억6000명이 방문해 126억8000위안(약 2조3000억 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방문객은 15%, 매출액은 29%나 늘었다. 요식업 분야 매출도 25%나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고 일반 선물 판매도 크게 늘었다. 특히 제로 코로나로 인한 방역조치가 없어지면서 여행분야의 매출이 크게 증가했는데, 성(省)을 넘어가는 장거리 여행이 무려 68%나 증가했다. 이에 따른 기차·비행기 예약도 각각 80%, 40%씩 증가했다. 중국 각 기관이 매출 실적 등을 신속하게 발표하는 것도 이례적이다.

이 같은 호황에 중국 당국도 국내 소비를 최대한 키운다는 방침이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지난 28일 국무원 상무위원회를 소집해 “수요 부족이라는 두드러진 모순을 바로잡고 소비 회복의 속도를 높여 경제의 주요 동력으로 삼을 것”을 지시했다. ‘제로 코로나’ 3년 동안 약해진 내수 불씨를 살리는 데 주력하는 경제 우선주의를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황쿤밍(黃坤明) 광둥(廣東)성 당서기도 “‘위기’는 질적 발전의 부족함에 있고, ‘기회’는 질적 발전을 틀어쥘 때 가능하다”며 “중점 프로젝트 플랫폼을 만들고 제조업을 앞세워 ‘100개 현(縣), 1000개 진(鎭), 1만 개 촌(村)의 질적 발전 공정(工程)’을 시행하라”고 지시했다.

◇부동산·지방정부 부채 등이 ‘발목’ 잡을라 = 그러나 일각에서는 중국의 경제발전이 3년간 이어져 온 ‘제로 코로나’ 정책과 부동산 문제로 발목이 잡힐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부동산은 소비와 함께 중국 경제의 두 축으로 꼽히는데 지난해 중국의 부동산 투자가 13조2900억 위안(2420조 원)으로 1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부동산 투자가 줄어든 것은 1999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자금 모금도 전년 대비 25.9%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는 규제 완화와 자금 지원 등을 통해 부동산 경기를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지난해 중국 인구가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파악되는 등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조지 매그너스 영국 옥스퍼드대 중국센터 연구원은 “인구 감소 및 신규 가구 형성의 둔화는 부동산 부문 성장동력을 줄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여기에 ‘제로 코로나’ 정책의 비용을 부담하던 지방정부의 재정상태가 극도로 악화했다. 중국 재정부가 지난 2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지방정부 부채 이자 지급액은 1조1200억 위안으로 처음으로 1조 위안을 넘어섰다. 금융 데이터 제공업체 윈드(WIND)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지방정부 국채 3조6700억 위안 규모가 만기될 예정이어서 지방정부의 재정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제로 코로나’를 고수하면서 유지했던 방역 관련 산업이 도태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고용됐던 방역요원(다바이·大白)들이 대거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스위스투자은행 UBS는 중국 정부가 해결해야 할 핵심 리스크로 부동산 시장의 경착륙과 통화가치 하락과 관련된 자본 이탈, 느린 구조개혁 진전 등을 꼽았다.

◇한국 등 글로벌 경제에도 ‘불똥’ 가능성 = 경제대국 중국 경제의 불안은 한국은 물론 주변국 전체로 퍼져나갈 가능성이 크다. 29일 유엔 산하 기구들이 발표한 ‘2023 세계 경제 상황과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유엔 경제사회처(UN DESA)는 중국 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하면 한국은 0.2%포인트대의 성장률 감소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경제 예측 모델을 근거로 한 이 보고서는 동아시아·동남아시아 14개국(홍콩·대만 포함)의 성장률이 0.06∼0.41%포인트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중국이 상승세가 된다면 한국 경제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는 “중국 경기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해 내수가 활성화될 경우 대중국 수출도 확대될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해 11월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완화하고 국경과 경제를 다시 개방한다면 우리에게 거대한 경기 부양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경제 성장 및 상품 생산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경우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미국 CNN은 중국이 본격적인 매입에 나설 경우 산업에 쓰이는 주석, 구리, 아연 등의 금속 가격은 물론 콩, 밀 등 식품류가 급격한 물가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빌 웨더번 캐피털 이코노믹스 상품경제학자는 최근 “지난해 12월 주로 가축 사료로 사용하는 중국 콩 수입이 전년보다 18% 급증했는데, 이는 구매자들이 식당 수요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일 수 있다”고 말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중국 내 금 구입이 크게 증가한 가운데 상하이의 한 금 판매 매장에 고객들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신민완바오 인터넷 캡처



■ 차이나 골드러시… 금융당국·일반 소비자 모두 금 사재기 열풍

런민은행, 안전자산 투자 차원
최근 금 200만 트라이온스 매입

윤년영향에 결혼 등 연회 늘며
일반인 구매도 30% 증가 전망


춘제(春節·중국 설)를 전후해 중국 금융당국과 주민들의 ‘금 사재기’ 행보가 가빠지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이후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이 공격적으로 금 매입에 나섰고, 시중에서도 금 제품 판매가 확대되면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금 열풍’이 글로벌 금 가격 인상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31일 중국 신민완바오(新民晩報)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지난해 11월 금 보유량을 103만 트로이온스(1트로이온스는 31.1g) 늘렸다. 이는 2019년 3월 이후 3년여 만의 매입이다. 이후 외환보유고를 다각화하기 위해 같은 해 12월에 97만 트로이온스를 추가 매입했다. 12월 말 기준 중국 금 보유량은 6464만 트로이온스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달러화 비중을 낮추고 안전자산에 투자하는 차원에서 금 비중을 높인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 중신(中信)증권은 “인민은행이 지난 3년간 금을 사들이지 않다가 최근 2개월 연속 금 보유 비중을 늘린 것은 글로벌 금 시장이 강세를 보일 것이란 신호를 나타낸 것”이라며 “올해 금 가격이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선물 가격은 지난 24일 기준 1트로이온스당 1937.36달러(약 237만 원)로 올 들어 6.2% 오르는 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금 가격은 2020년 8월 2063.54달러로 역대 최고점을 찍은 이후 6%가량 하락한 상태다.

내부의 금 소비와 함께 일반 소비자들의 금 소비도 확대되고 있다. 중국 상하이(上海) 금 액세서리 산업 협회에 따르면 2023년 춘제 연휴 동안 상하이(上海) 시장에서 금과 보석의 판매액은 8억7500만 위안(약 1591억 원)에 달했다. 원래 춘제 기간은 금 제품 관련 소비의 최대 ‘대목’으로 올해 방역조치가 완화되면서 사람들의 금 구매 욕구가 크게 올라간 것이다. 홍콩에 기반을 둔 중국금은거래소는 여기에 윤년의 영향으로 결혼 등의 연회가 증가하면서 금 예물 소비가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北京)에서도 유명 장신구 판매점인 차이바이서우스(菜百首飾) 등지가 문전성시를 이루면서 금 관련 소비 열풍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금으로 된 장신구 판매가 큰 몫을 담당하는데 세계금협회(WCG)가 지난해 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직접 착용할 수 있는 ‘셀프웨어(self-wear)’가 전체 금 매출의 40%를 차지했다.

여기에 ‘토끼해’를 맞아 중국의 많은 금은방 사업체들은 특별한 ‘상품’을 내놓으며 고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유명 금 매매 체인 라오펑샹(老鳳祥)의 경우 토끼 형상의 금 액세서리 투나이스(兎nice) 시리즈와 ‘바이푸투(百福兎)’ 금괴를, 또 다른 기업 라오먀오황진(老廟黃金)은 ‘완스제안스스지안(萬飾皆安事事金安·모든 액세서리를 착용하면 하는 일이 다 잘된다)’ 시리즈를 통해 판촉에 나서고 있다. 중국 은행 등 금융기업들도 금 가격과 연동된 펀드상품을 내놓으면서 중국 내 ‘금 시장’이 호황을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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