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3.5%에 근접… 시중은행 “대출금리 인하 한계치”

금융채 1년물 금리 3.696%
작년 11월보다 1.4%P 하락

‘기준금리 정점론’에 금융당국의 압력이 더해지면서 시중은행 금리가 계속 내려가고 있다. 대출자들은 금리가 추가 하락하길 기대하고 있지만, 은행권에서는 시중은행 금리가 획기적으로 내려가는 변화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현재 시중은행 금리는 ‘한계치’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날 기준 금융채 1년물 금리는 3.696%로 금융채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던 지난해 11월 11일 5.094% 대비 약 1.4%포인트 내렸다. 금융채 금리는 은행 변동금리 대출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CD금리와 더불어 가산금리를 정하는 기준이 된다. 은행권에서 ‘시장금리’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현재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내려가면서 기준금리인 3.5% 수준에 닿아가고 있어 추가 대출 금리 인하 여력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현 시점에서는 금리 산정의 근간이 되는 기준금리가 내려야 비로소 금리가 추가 인하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시장금리도 내릴 만큼 내렸다고 하지만 실제 금리 하락을 체감하기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은 최근 주택담보대출자를 대상으로 대출금리를 최대 0.3∼1.05%포인트 낮췄다. 지난해 11월 사상 최고치(4.34%)를 기록한 코픽스가 신규 금리에 반영됐는데, 이를 적용받은 변동금리 주담대의 경우, 6개월은 흘러야 금리가 낮아진다. 주담대 금리는 전월 코픽스에 은행 가산금리를 더해 책정되며, 금리는 6개월에 한 번씩 갱신된다.

은행권도 전체 대출 금리 인하보다는 저신용·저소득 취약차주의 금융 부담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저신용·저소득 취약차주의 금융부담을 덜기 위해 이날부터 정책서민금융상품인 새희망홀씨대출의 신규 금리를 1%포인트 인하한다. 상황이 이렇자 금융소비자들은 고정금리 대출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신규취급액 기준 고정금리 가계대출 비중은 43.2%로 나타났다. 2020년 3월(44%) 이후 3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해 5월까지만 해도 고정형 대출 비중은 전체의 17.4%에 불과했다. 다만,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르지는 않을 전망이어서 고정금리 증가세가 한풀 꺾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차주들은 당장 이자가 적게 나가는 대출을 선호해 다시 변동형 대출 비중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