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민주주의 위기’ 직면한 여당 전당대회

대통령실, 안철수에 직격 발언
과열 양상에 국민적 우려 커져
“여당은 국정과 함께 국회 주축”

안철수는 오후일정 취소 ‘숨고르기’

국민의힘 3·8 전당대회가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의중)’ 논란으로 과열되는 상황을 두고 여권 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여당 전대가 친윤(친윤석열) 대 비윤(비윤석열) 구도나 대통령실과 안철수 의원이 대립·갈등하는 양상으로 전개되는 상황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각 캠프가 ‘윤심팔이’나 ‘윤핵관’ 등 거친 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데 대해서도 어떤 식이든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6일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여당은 국정 운영의 주축이면서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 운영의 핵심”이라며 “여당이 대통령의 하청기구라는 비아냥을 듣지 않으려면 당정 공조 원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전대를 통해 삼권분립 원칙 하에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힘을 합치는 당과 대통령실의 관계가 형성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불가피한 대통령실의 개입과 내부 조율은 은밀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경선 과정에서 ‘윤안(윤석열-안철수) 연대’라는 표현을 썼다가 대통령실과 공개 갈등을 빚어온 안 의원은 이날 예정됐던 독거노인 및 소외계층을 위한 무료 배식 봉사 등의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안 의원은 MBC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만약 (윤석열 대통령이) 실망하셨다면 그건 제가 충분히 제 의사 반영을, 전달을 제대로 잘 못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대통령실의 입장은 이해했고, 공정한 선거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5일 국회를 찾아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과 후보가 어떻게 동격이라고 얘기하는 건가”라며 윤안 연대를 “정말 잘못된 표현”이라고 비판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오전 비대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나 대통령실을 당내 선거에 끌어들이는 의도적인 시도는 지양돼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당 대표 경선에 나선 김기현 의원 등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은 본격적인 당심 잡기에 나섰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