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을 엎드린 경주 마애불 세우기… 불교계 넘어 나라에 희망될 것”[파워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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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2-08 09:45
업데이트 2023-02-08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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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진우 스님은 “불교가 일반 국민과 함께하며 신뢰받고 존중받을 수 있도록 저출산, 고령화, 빈부격차, 기후위기 등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길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했다. 김동훈 기자



■ 파워인터뷰 - 조계종 총무원장 취임 넉달 진우 스님

2007년에 발견된 마애부처님…
욕심·성냄·어리석음‘3독’으로
허상좇는 중생위해 고통의 세월

석굴암 부처님과 동시대 조성說
韓전통문화 알리는 계기도 될 것


인터뷰 =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

“제 평생의 바람이 인적없는 곳에서 홀로 수행하며 사는 것입니다. 사람이 싫어서가 아니라 제가 게을러서 남이 안 보는 데서 혼자 뒹굴기를 좋아합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지금까지 토굴 하나 마련하지 못하고 대중 속에서만 살아오고 있습니다. 아마 누가 좋은 뜻으로 일을 맡아달라고 권유를 하면 뿌리치지 못하는 약한 마음 탓인 듯싶습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眞愚) 스님은 “제 팔자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라고 했다. 종무 행정의 중책을 두루 맡다가 최고 책임자인 총무원장에까지 추대됐으니 세속 기준으로 보면 크게 성공한 셈이다. 그러나 스님은 “어느 지위에 있건 고락(苦樂)의 총량은 같다”며 “어디에서건 내가 지은 업보(業報)를 받을 수밖에 없기에 그 업장(業障)을 소멸하기 위해 늘 지금 있는 곳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했다. 그를 지난 설 직후에 서울 조계사 내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의 총무원장실에서 만났다. 작년 10월 취임한 이후 일간지와의 대면 인터뷰는 처음이라고 했다. 워낙 일정이 많아서 시간을 쪼개 쓴다는 게 사서실 전언이었다. 특유의 담박한 음성으로 모든 질문에 세세히 답한 진우 스님은 인터뷰를 마친 후 혹시 부족했던 부분이 있으면 보충하라며 서면 자료를 따로 줬다. 사전에 전했던 질문 초안에 대한 답을 빼곡히 담은 것이었다. 스님은 “일과 후 타자를 쳐서 작성한 것”이라며 “어깨가 아플 정도로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며 웃었다.


―그동안 여러 소임을 맡았는데 총무원장은 그 무게감이 다르던가요.

“그렇습니다. 막중한 책임을 느낍니다. 제가 총무원장 대행까지 맡은 적이 있는 만큼 종도들의 기대감이 큰 것 같습니다.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 삼아서 교계 안팎의 현안을 하나하나 잘 풀어가도록 힘쓰겠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이 지닌 본연의 가치를 따르도록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조계사에서 매일 아침 108배를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2010년도에 시작한 일이 있어요. 새벽 예불이 끝나는 5시 반부터 일과를 시작하기 전에 부처님 말씀을 되새기는 글을 몇 자씩 적는 것이었지요. 중노릇한 지 50년이 다 되어가는데 타성에 젖어 간절한 구도심(求道心)을 잃어버리면 안 되겠다 싶어 시작한 거지요. 그걸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서 문자 메시지로 보냈는데, 받는 분들이 많아지니 송신요금도 커져서 카카오톡으로 옮겼어요. 그런데 수신 대상이 더 늘어나니 카톡 송신도 힘들어서 네이버 밴드를 활용했습니다. 작년 9월까지 지속했는데, 원장 취임 후엔 어렵겠다 싶어서 중단하고 대신에 108배를 시작해 지금까지 하고 있습니다. 휴일엔 숙소에서, 출장 때는 그 지역 사찰에서 합니다. 모든 불자와 국민이 평안하기를 부처님께 서원하기 위해서입니다. 운동 삼아서 하는 이유도 있지요(웃음).”

―신년 회견에서 일부 사찰의 문화재 관람료 폐지를 추진하겠다면서 정부의 인식 개선 필요성도 언급했는데.

“문화재 관람료라는 명칭 자체가 잘못된 것입니다. 우리나라 문화재 중 60∼70%가 불교 문화재입니다. 스님들이 신앙심으로 성보(聖寶)를 보존하고 관리해왔는데, 국가문화재를 관리할 책임이 있는 정부가 너무 당연하게 여겨왔습니다. 문화재청의 정비 예산 이외에는 지원금이 없으니, 사찰에서 최소한의 관리 비용을 관람료라는 명칭으로 충당해온 것입니다. 국민께서는 관람료를 내는 게 불편하시니 사찰을 비난할 수밖에 없고, 저희는 그 욕을 먹으며 관리 운영비를 감당하는 상황이었지요. 정치권에서 최근에야 실상을 들여다보고 인식을 달리하게 됐습니다. 그 덕분에 올해 처음으로 정부의 지원 예산이 책정됐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관람료 대체를 기준으로 삼으려고 합니다. 근본적으로 문화재 보존 관리 지원금이 돼야 할 것입니다.”

―경주 마애불을 바로 세우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더군요.

(경주 마애불이란 지난 2007년 남산 열암곡에서 땅바닥에 엎드린 상태로 발견된 통일신라시대 석불좌상을 말한다. 높이가 약 5m60㎝이고 무게는 70∼80t 규모인 이 불상은 어느 시기에 지진 등의 사고로 인해 넘어진 것으로 추정되는데, 거의 훼손되지 않은 상태로 발견됐다. 불상의 콧날과 지면 쪽에 있는 바위의 거리가 매우 짧아 ‘5㎝의 기적’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이를 바로 세우는 것이 불교계 숙원이었는데, 진우 스님은 취임 후 종단의 중요 사업으로 꼽고 문화재청, 경주시와 함께 추진하고 있다.)

“마애부처님이 15년 전 발견되었는데, 불자로서는 나투셨다고 표현하는 게 맞겠습니다. 이 시대의 사람들에게 깨달음을 주기 위해 스스로 나투셨다고 믿습니다. 부처님은 탐진치(貪瞋痴·욕심, 성냄, 어리석음) 3독으로 허상을 좇는 중생을 품기 위해 대비심으로 오랜 세월을 그렇게 엎드려 보내셨습니다. 어리석고 고통스럽게 과거 천년의 세월을 보냈다면, 지혜와 자비로 행복한 미래 천년을 약속하는 상서로운 대전환의 시절을 증명하시기 위한 나투심입니다. 부처님의 성상을 바로 세우는 것은 과거의 천년을 딛고 미래 천년을 품는 거룩한 불사가 될 것입니다. 불교계를 넘어서 우리 국민의 화합과 평안을 기원하며 나라의 미래를 희망으로 꿈꾸게 하는 일입니다.”

―불상이 엎드려 있게 된 스토리 자체가 우리 역사이니 그대로 둬야 한다는 시각도 있는데.

“우리 국민은 삼국시대 이후로 1700년 동안 불교와 역사를 함께해 왔습니다. 불자가 아니더라도 부처님을 우러르는 정신이 유전인자 속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엎드려 계신 부처님의 성상을 보면서 불경스럽고 죄송한 마음이 드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 자체가 역사라며 가벼이 볼 수는 없습니다. 쓰러져 계신 부처님을 하루빨리 세우지 못한다는 것은 우리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히는 것입니다. 또 하나, 한국의 전통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계기도 될 수 있음을 생각해야 합니다. 석굴암 부처님과 동시대에 조성됐다는 설이 있는 5m60㎝의 대형 마애입불은 K-문화 상징물의 하나가 될 것입니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진우 스님은 “물질적 풍요 속에서도 정신적 소외로 마음이 불안정한 분들이 많다”며 “조계종단은 적극적인 선명상 보급 등을 통해 마음의 평화를 찾는 것을 돕겠다”고 했다. 김동훈 기자



"종교 역할은 평안 주는 것… 내 믿음이 중요하면 다른 믿음도 존중해야"

작년 가을부터 스터디 진행
구체적인 명상 내용 다듬어

탄소중립 등 기후변화 대응
종단서‘1사찰 1과제’실천

문화재 관람료 잘못된 용어
문화재 보존금으로 바꿔야

‘해인사 사태’변명여지 없어
모든 당사자 일벌백계 할 것



―조계종단의 올해 사업 중엔 세계적 명상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있습니다. 그걸 위해 원장 스님께서 전문가들과 직접 스터디를 한다더군요.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세계 10위 안에 들 정도로 부자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왜 불안에 시달리며 세상에 대한 불만이 큰지, 왜 자살률은 높고 출산율은 낮은지 불교적 관점에서 살펴봤습니다. 참선에 뿌리를 둔 명상을 통해 사람들로 하여금 스스로를 알게 하고 스트레스에 대한 내공을 키우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각 분야에서 꾸준히 명상 지도를 해 오신 스님들 10여 분과 함께 지난가을부터 스터디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명상 기법을 총합해서 K-명상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합니다. 참여하신 분들 모두가 우리 불교의 미래가 명상에 있다는 데 뜻을 함께하고 있기에 열띤 토론이 펼쳐집니다. 지금까지의 스터디 결과로 명상 프로그램 명칭을 ‘D-웰니스’로 정했습니다. ‘법’이란 뜻의 산스크리트어 ‘Dharma’와 건강과 행복을 뜻하는 영어 ‘Wellness’를 합친 용어입니다. 앞으로 스터디를 계속하며 D-웰니스의 내용을 구체화할 것입니다.”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해 명상센터를 만드는 것은 얼마나 진행됐습니까.

“서울과 광주, 제주 등과 낙산사가 있는 강원도와 센터 건립 부지에 대해 교섭을 하고 있습니다. 아직 업무협약(MOU)을 체결할 상태는 아니지만, 이런 추세라면 센터 건립의 첫 삽을 뜰 순간이 곧 올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산사의 템플스테이와 연계하는 한편, 도심에서는 종합불교센터를 만들어 명상, 치유, 문화, 휴식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추진할 것입니다. 우리 불교가 산중에 머무르지 않고 수행, 명상, 걷기 순례 등 다양한 방법으로 세상 사람들의 벗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기후위기 등 환경 문제에서 불교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게 소신인데.

“밥알 한 톨이라도 버리지 않고 소욕지족(少欲知足) 하며 자연환경을 거스르지 않는 불교적 생활방식으로 인류가 살아왔다면 기후위기라는 말 자체가 없었을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불교 가치에 바탕을 둔 지혜로운 삶의 형태로 바뀌기를 희망하며 우리 스님들과 불자들부터 실천해나가야 하겠습니다. 사찰 주변에 조성된 숲은 나무를 벌목해 땔감으로 쓰던 시절부터 스님들이 밤잠을 설치며 정성스럽게 지켜온 것입니다. 하지만 사찰림의 공익적 가치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평가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전국 사찰이 보유한 사찰림은 약 2억6000만 평이고, 국립공원 내 사찰림은 8400만여 평으로 전체의 7%를 차지합니다. 탄소중립을 위한 사찰림 역할이 더욱 커질 것입니다. 우리 종단에서는 탄소중립을 위해 ‘1사찰 1과제’ 실천을 하며 모든 수단을 강구해 구체적 사업으로 시행해나갈 것입니다.”

―종단에서 ‘승려 전문 요양병원’ 운영 등 스님들의 노후 복지에 대한 방안을 추진합니다. 고행하는 스님들이 복지를 염두에 두는 것에 대해 일반인들은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하는데.

“스님들은 기본적으로 무소유 정신을 갖고 있지요. 소유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수행의 기본입니다. 그런데 고행은 수행의 한 부분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닙니다. 스님들의 본질적 역할은 수행을 통해 얻은 평화와 평안을 모든 이에게 전달, 전법하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스님들이 수행과 포교를 잘할 수 있도록 그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총무원의 소임입니다. 그걸 총칭해서 승려복지라고 부르고 있지요. 부처님께서도 고행하셨으면서도 거기에 집착하면 수행을 방해할 수 있다며 재세 당시에 건립한 승원(僧院)을 통해 추위와 맹수의 위협 등으로부터 수행자들을 보호해주셨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스님들의 노후복지는 선택이 아닌 기본권입니다. 병이 나면 다른 사람에게 전법, 포교를 못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최소한의 의식주는 해결해줘야 합니다. 앞으로 종단은 각 교구 차원에서 진행하는 국민연금, 의료비 지원 등 승려복지를 더욱 강화하고 의식주 모든 영역에서 복지가 이뤄지도록 힘쓸 것입니다.”

―법보종찰인 해인사가 주지 스님의 일탈 등으로 시끄럽습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생각입니까.

(해인사 주지였던 현응 스님은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과 소송전을 벌이는 와중에 한 비구니스님과 숙박업소를 드나들다 찍힌 사진이 공개되자 잠적했다. 파문이 확산하는 가운데 해인사 전 주지와 방장 사서실장 스님이 바깥출입을 금하고 수행에 정진해야 하는 동안거 기간에 해외에서 골프를 친 사실도 드러났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종교 집단에서나 돌발적인 일이 가끔 일어날 수 있으나 불교에서, 특히 우리 종단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아야 합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청정 승가를 이루기 위해 종도들이 자숙하며 마음을 다잡았으면 합니다. 문제를 일으키거나 연루된 당사자들에 대해 종단적으로 일벌백계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입니다.”

스님의 담담한 음성은 이 문제에 대해 원칙으로 대응하겠다는 결심을 말해주는 듯싶었다. 그동안 종무 행정을 하며 이번 일의 당사자인 스님들과도 친분을 쌓았으나, 그 인연에 매이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줬다. 실제로 진우 스님이 위원장으로 있는 조계종 중앙징계위원회는 지난 3일 현응 스님에 대해 주지 직무정지의 징계를 의결했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진우 스님이 6일 코엑스에서 열린 불교계 신년대법회에서 헌등을 하기 위해 행사 도우미(오른쪽)의 안내를 받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다양한 종무행정 소임을 하는 동안 ‘온화한 카리스마’로 교계의 신뢰를 받아왔습니다. 종단 내 계파 갈등을 화합으로 이끌 방책이 있는지요.

“글쎄요. 제가 온화한 카리스마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말사 주지를 시작으로 종단의 주요 소임을 맡아오면서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합니다. 하지만 저의 공이 드러나지 않고 모두가 모르는 사이에 저 혼자 살짝 미소 짓는 걸 즐기는 편이라서 … (웃음). 종도들께서 합의하여 총무원장으로 저를 선택한 것은 제가 뛰어나서가 아니라 더 이상 종단적으로 접전하고 갈등하는 상황을 피하고자 하는 마음이 통한 결과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출가자 감소, 포교의 한계 등 불교가 처한 위기에 함께 대처하기 위해 서로 조심스러워하고 양보하는 미덕이 생겨서 저절로 화합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런 환경이 되기까지에는 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은 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화합의 분위기를 조성해서 우리 불교가 다시 한 번 꽃피울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진우 스님은 1994년 종단 개혁 사태로 총무원장 선거가 도입된 이후 단일 후보로 추대돼 종단 수장 자리에 오른 첫 사례이다. 그동안 선거 때마다 계파 갈등으로 시끄러웠으나 작년엔 투표 없이 제37대 원장을 선출했다. 종단 계파 중 최대 조직인 불교광장이 합의해 진우 스님을 추대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여느 때보다 잡음 없이 새 원장이 뽑혔으나, 종단 일각에서는 35대, 36대 선거에서처럼 특정 세력의 영향력이 크게 미쳤다며 비판적 시각을 보였다. 진우 스님은 종단 인사와 운영에서 계파 안배를 통해 분란을 막으며, 동시에 세력 지형을 넘어서는 지도력을 발휘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종단 안팎에서는 외유내강의 그가 현실과 이상을 조화시키며 한국 불교의 미래를 열어가리라고 기대하고 있다.

―한국과 인도의 수교 50주년을 맞아 상월결사(霜月結社)의 인도 순례가 시작됐는데, 그 일부 여정에 동참할 예정이라고 들었습니다.

(상월결사는 지난 2019년 경기 하남시 상월선원에서 시작한 수행 모임으로, 제33·34대 총무원장을 지낸 자승 스님이 이사장을 맡고 있다.)

“2월 9일부터 3월 23일까지 부처님의 나라 인도에서 걷기 순례를 합니다. 자승 스님을 비롯한 사부대중 108명이 1167㎞를 43일간에 걸쳐 직접 도보로 걷습니다. 일찍이 없었던 전인미답의 순례입니다. 저는 2월 20일 부다가야 행사에 참여해 순례단을 격려하고, 또 3월 20일 인도 기원정사에서 열리는 순례단 회향법회에 동참할 예정입니다. 이후 델리에서 한국 전통문화를 소개하는 행사를 주인도 한국대사관, 한국문화원과 함께 진행합니다. 사찰음식과 템플스테이 체험, 연등회 관련 전시와 함께 한국불교문화 특강 등을 합니다. 이번 행사를 통해 인도 내에 한국불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양국 친선에 큰 진전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한국은 다종교 국가이면서도 종교 갈등이 적어 모범이 되고 있습니다만, 가끔 정치권에서 종교 편향 논란이 벌어지곤 합니다.

“세계적으로 우리처럼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는 나라가 없습니다. 대단한 일입니다. 내 종교가 중요하면 다른 종교 역시 중요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합니다. 종교의 고유 역할은 사람들에게 평화와 평안을 주는 것입니다. 방법적인 면에서 다를 뿐 그 목적은 같기 때문에 상호 비방은 비종교적 행위입니다. 우리나라는 특히 사회의 갈등 해소와 화합을 위해 종교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국가는 종교가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하는데, 간혹 일부 정치인과 공직자들이 종교 간 갈등을 유발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정부 차원에서 종교차별방지 제도를 더욱 강화하고 공무원들에 대한 교육도 활성화해야 합니다. 다양한 종교들이 상호 연대하며 우리 사회에 상생의 가치를 함께 펼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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