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섬기고 신앙계승… ‘탈종교화’속 더 낮아지는 교회 이끌다[Leadersh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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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2-20 08:59
업데이트 2023-02-20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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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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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위에서부터 시계 반대방향으로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 오정현 사랑의교회 목사, 소강석 새에덴교회 목사.



■ 리더십 - 개신교 3세대 지도자 이영훈 오정현 소강석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
매년 예산 30% 이상 나눔사역
“종교가 꿈과 희망을 줘야” 설파

오정현 사랑의교회 목사
신도들과 성경공부 ‘제자훈련’
문화예술 통해 청장년과 소통

소강석 새에덴교회 목사
21세 때 헛간 빌려서 교회 개척
17년째 6·25참전용사 초청행사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목표는 사랑과 나눔으로 세상을 섬기는 교회, 새로운 부흥으로 나아가는 교회입니다.”(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 “다음 세대에 신앙 계승, 복음적 평화통일, 세계선교 마무리의 소명을 감당하고자 합니다.”(오정현 사랑의교회 담임목사) “우리 교회는 4.0 교회 시대를 이끌고 갈 지도자들을 양성하는 소명의식으로 노력할 것입니다.”(소강석 새에덴교회 담임목사)

세 목회자가 교회 홈페이지에 각각 밝혀놓은 소망이다. 이영훈(69), 오정현(66), 소강석(61). 이들은 현재 한국 교회를 이끄는 지도자로 꼽힌다. 한국 현대사에서 개신교 지도자들의 리더십 측면으로 보면 3세대로 분류된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6·25전쟁 등의 역경을 이기며 한국 교회가 정착할 수 있도록 토대를 놓은 목회자들이 1세대이다. 한경직, 김준곤, 방지일, 강원룡 목사 등이 대표적이다. 2세대는 한국 사회의 성장과 동행하며 교회의 부흥을 세계적 수준으로 일궈낸 목회자들이다. 조용기 목사를 필두로 옥한흠, 하용조, 길자연, 곽선희, 김선도 목사 등이다. 원로 목회자로 교계에서 그 권위를 인정받는 김장환, 김삼환 목사 등도 큰 역할을 했다.

3세대 지도자들은 1, 2세대의 성취를 계승하되 대형화의 그늘을 살피며 탈종교화 현상이 가속화하는 현실에 대응하는 지도력을 발휘해야 한다. 세 목회자는 “한국 교회에 대한 신뢰가 떨어져 있는 상황을 극복하려면 스스로 반성하며 예수그리스도의 희생정신을 따르고 한없이 낮아져야 한다”라는 것에 공감한다. 이들의 리더십은 그 공감을 바탕으로 하되, 각기 살아온 이력에 따라 고유한 특질을 보이고 있다.

△이영훈 목사의 ‘섬김과 나눔’

서울 태생인 이영훈 목사는 집안 4대가 기독교 신앙인임을 큰 자부로 여긴다. 북한 평양에서 월남한 할아버지 손을 잡고 집 앞의 개척교회에 갔다가 조용기 목사를 만난 것이 10세 때였다. 이후 조 목사의 곁에서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세계 최대 교회로 커가는 것을 지켜보며, ‘절대 긍정의 힘’을 굳게 믿게 됐다. 전쟁 후유증으로 사람들이 모두 절망했던 시기에 희망을 외쳤던 것이 순복음교회 성장의 바탕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 목사는 교회 내 목회자, 장로, 신도들을 대상으로 한 3차 투표를 통해 지난 2009년 담임목사로 부임했다. 일부 대형교회가 세습 논란을 겪고 있는 것과 달리 민주적 선출 방식을 거친 것은 이 목사의 행보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온유와 겸손, 화합을 내세운 리더십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교회를 원만하게 이끌어가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해마다 전체 예산의 30% 이상을 섬김과 나눔 사역에 쓴다는 방침을 지키고 있다. 영세소상공인, 기초생활수급자, 두 자녀 이상인 가정, 쪽방촌에 거주하는 세대, 전국 미자립교회 등을 돕는 일에 예산을 집행한다. 이 목사의 비서실장 등을 지내고 현재 홍보국장을 맡고 있는 김민철 목사는 “교회가 사회의 그늘진 곳을 살펴야 한다는 말씀을 어찌나 많이 하시는지 귀에 딱지가 앉을 지경”이라고 했다.

이 목사는 순복음교회가 추진하다가 남북 관계 악화로 중단된 평양심장병원 공사를 재개하겠다는 의지가 크다. 북한 정권의 압제로 고통받는 동포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믿어서다.

그는 지난해 12월 개신교 최대연합단체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대표회장에 취임했다. 이 목사는 10여 년 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회장을 지냈고, 이후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NCCK와 한기총은 이념 색깔이 다른 단체인데 두 곳 모두 수장을 지낼 수 있었던 것은 그의 품이 그만큼 넓다는 것을 증명한다. 그가 한교총 대표회장을 맡은 것은 교계의 강력한 요청에 의한 것이지만, 여의도순복음이 한국 교회의 중심에서 동행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의미도 크다.

이 목사는 한교총 신년 회견에서 “나라 안팎의 전망이 어두울수록 종교가 꿈과 희망을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라며 “저출산과 미혼모, 불법체류자 자녀 양육 문제 등에 관심을 갖고 어렵고 소외된 이웃들을 돕겠다”라고 했다.

△오정현 목사의 ‘균형적 영성’

경북 의성 태생인 오정현 목사는 4대째 기독교를 믿는 집안에서 자랐다. 초등학생 때 성경을 매일 석 장, 주일 다섯 장씩 읽었다고 한다. 그런 신앙훈련이 훗날 목회 활동에 이어져 교인의 균형적인 영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랑의교회를 창립한 옥한흠 목사와 마찬가지로 ‘제자훈련’을 사역의 핵심으로 삼았다. 제자훈련은 한 교육자가 여러 신도와 함께 성경공부 등을 집중적으로 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뜻대로 살도록 이끄는 것이다. 오 목사가 목회를 시작하고 개척한 미국 남가주사랑의교회는 제자훈련의 세계적 성공 사례이다.

그는 지난 2003년 사랑의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했다. 옥 목사가 은퇴하며 40대의 그를 후임으로 택했는데, 이후 오 목사는 사랑의교회가 성장통을 견디며 서울 강남에 뿌리내리고 한국을 대표하는 교회의 하나로 자리 잡도록 이끌었다. 제자훈련을 통해 국제 기독교 네트워크를 확대한 것은 한 교회를 넘어선 한국교회 전체의 성취라고 할 수 있다.

이 교회 신도인 김병종 서울대 명예교수(가천대 석좌교수)는 “정통 보수의 순혈주의적 신학 토대를 견지하면서도 시대 흐름을 다양한 방법으로 수용하려는 자세가 오 목사 리더십의 특징”이라고 봤다. 권위주의에서 벗어난 수평적이고 민주적인 개방성, 열정적 설교와 찬양이 그 바탕을 이루며 ‘기성세대를 다시 꿈꾸게 하고, 젊은 세대를 사명으로 춤추도록’ 이끈다는 것이다. 미술과 음악 등 문화예술을 통한 사역을 강화한 것도 청장년층과의 소통에 도움이 됐다는 게 김 교수 분석이다.

사랑의교회는 교회 광장과 일부 내부 공간을 지역민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있다. 오 목사는 성경에 근거해 이 시대의 인권, 사회 복지, 환경 문제 등에 교회가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른바 국민교회(National Church)를 지향하는 것이다.

△소강석 목사의 ‘공적 소명 의식’

국민교회 지향은 소강석 목사에게서 두드러진다. 그가 담임목사를 맡고 있는 경기 용인 죽전의 새에덴교회가 6·25참전용사 초청행사를 지난 2007년부터 17년째 국내외에서 열고 있는 것은 뚜렷한 보기이다. 코로나 시기에 생활고를 겪는 미자립교회에 긴급 자금을 지원한 것도 마찬가지이다.

새에덴교회를 수도권 남부의 대표 교회로 일궈낸 소 목사는 ‘3M(맨손, 맨몸, 맨땅)의 목회자’로 불린다. 그는 이영훈, 오정현 목사와 한국개신교의 부흥을 위해 동행하지만, 교회를 이어받은 게 아니고 개척했다는 점에서 다르다. 3세대 지도자 중 막내 연배여서 그만큼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전북 남원 출신인 그는 고교 때 기독교를 접하고 목회자 꿈을 꿨으나 유교 가풍이 짙은 집안의 반대로 가출을 해서 신학 공부를 했다. 광주에서 신학교를 졸업한 후 21세 때 전남 화순 백암리의 헛간을 빌려 교회를 개척했다. 대학원 공부를 위해 상경한 그는 26세였던 1988년 서울 송파구 가락동 23평짜리 지하점포를 월세로 얻어 교회를 다시 시작했다. 호소력 있는 설교와 저돌적인 전도로 신자를 늘려나갔고, 온갖 역경을 이기며 분당에서 교회를 부흥시킨 후 죽전 시대를 열었다.

소 목사는 사회 공동체의 아픔에 동참하는 교회의 공적 소명에 주목하고 그걸 실천하는 데 힘썼다. 코로나19 사태가 닥치자 교회 내에서 선제 방역 조치를 하는 ‘메디컬 처치’를 한국 교회 최초로 시작했고, 화상줌 예배를 통해 온라인·오프라인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처치’를 실현했다. 그가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총회장(2020.09∼2021.09)과 한교총 대표회장(2020.12∼2021.12)으로 추대된 것은 공적 소명을 중시 여기는 비전이 인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소 목사는 세 개로 나뉘어 있는 개신교 연합기관이 반드시 하나가 돼야 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해왔다. 한국교회 전체가 하나 되어 울창한 숲을 이뤄야 부흥의 선순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시인이기도 한 그는 꾸준히 시집을 펴내고 있다. “교회 담장을 넘어 사회 공동체에 사랑과 희망의 기운을 불어넣고 싶다”라는 게 그의 소망이다.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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