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천일야화(千一夜話) ‘미르 이야기’

  • 문화일보
  • 입력 2023-03-10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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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前 이화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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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품서 조형언어 찾아내 보니
문자언어로 배운 지식 잘못 많아
무한한 오류 잡기 도전 20년째

인도·중국까지 통치한 사산왕조
천일야화 들려주어 여성들 구원
흥미진진한 미르 이야기 펼칠 것


백만 년 이래 ‘위대한 장인들이 조형언어로 써 왔다’. 모두가 알아보지 못해 다행히 이러쿵저러쿵 말하지 않아 오염되지 않았다. 처녀림에 고이 잠들어 있던 예술품들의 상징 세계가, 내 시선이 닿을 때마다 깨어나는 장엄한 세계를 매일매일, 아니 순간순간 체험한다. 오류의 껍질(허물)에서 헤어나 하늘 높이 나는 나비처럼 자유를 만끽한다. 텅 빈 허물 속에서 세계와 대화하고 연구할 뿐이다. ‘조형언어로 쓴다’는 말은 ‘조형예술품을 창조한다’를 가리키는 내 방식의 표현이다. 매일 누구도 체험하지 못한 새로운 진리를 터득해 나가고 있으니,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내가 아니다. 그리고 내가 매일 하는 말이나 쓰는 글의 내용은 인류 역사상 그 일체가 최초다. 다만 ‘무본당’에서 최소 3년간 배우지 않으면 소통이 어려운 ‘절대 고독’은 얼마간 감수해야 한다.

2002년부터 고구려 벽화에서 90%를 차지하는 ‘문양’을 무본당에서 5년 걸려 해독하여 개안(開眼)했다. 그 이듬해 그리스 여행 때 두 번째 개안이 이뤄졌다. 그것은 인류가 창조한 예술품의 90%가 문양이라는 뜻이고, 따라서 인류 문화에 개안했음을 의미한다. ‘예술품’에 대한 개안이자, ‘문양’에 대한 개안이다. 문양을 창조한 사람은 이름 없는 인류의 장인들임을 알고 그 위대성에 눈물지은 적이 있다. 불가사의하게도 그 장인들은 인류사적 견지에서 공통으로 조형언어의 4개 형태소를 사용하는 예술가들임을 20년 걸려 확인했다. 그래서 역사적으로 유명한 예술가들보다 훨씬 훌륭한 문양을 창조한 것이고, 나는 그들 장인과 한 몸을 이뤄 인류가 창조한 일체 예술품을 모두 정확하게 해독해 문자언어가 전해온 진리와는 다른 독자적 진리를 매일 밝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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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상 누구도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세계다. 노자와 공자나 플라톤일지라도 개안하지 못했다. 괴테나 니체, 미켈란젤로나 렘브란트도 모르는 세계다. 모두가 문자언어의 한계 속에서는 위대한 사람이지만, 문양에서 기적적으로 찾아낸 ‘조형언어의 세계’는 체험하지 못했다. 그런데 문헌에서 배운 지식, 그나마도 비좁은 감옥 같이 세분화한 전공에 갇혀 있으므로 대우주의 기운을 어찌 체험할 수 있으랴. 무한 오류와의 세계대전을 선포한 지 오래다. 내가 과연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을까. 최근 어느 영화를 보다가 아무래도 세계를 변화시킬 수 없으리라는 생각이 문득 들자, 절망의 눈물이 아니라 세계인들이 결국 오류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없으리란 측은지심(惻隱之心)에서 흘러나온 뜨거운 눈물이었다.

우리 민족은 역사적으로 세계 최초로 창조해 온 것이 많으므로 한민족 가운데서 세계 최고의 학자들이 배출되리라는 것은 전혀 이상하지 않다.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앞서가는 학자의 출현도 가능하리라. 인류가 창조한 예술품에서 조형언어를 찾아내고 보니 문자언어로 배운 지식에 얼마나 오류가 많던지…. 그래서 국내 여러 신문에 갖가지 주제로 연재하면서 대중을 상대로 무한한 오류를 바로잡기 위해 20여 년간 치열하게 도전해 왔다. 그뿐만 아니라, 국내는 물론 일본·대만·그리스·독일·프랑스·파키스탄 등 세계를 자비(自費)로 누비며 그들의 근본적 오류를 고치고 계몽하려고 100여 차례 학술 발표도 하고 강연도 했다. 그러나 세계는 조금도 변할 기미가 없다. 조형언어로 100만 년을 역사시대로 만들었으며, 무본당은 조형언어를 가르치는 세계 유일의 교실이 되었고, 마침내 최근 후계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카를 융은 ‘원형과 무의식’을 추구했으나 가설일 뿐이며, 내가 추구한 원형과 무의식은 매우 구체적이고 증명할 수도 있어서 무의식 세계를 개척해 나가고 있음을 카를융연구학회장과도 토론했다. 니체가 신은 죽었다 했지만, 내가 신들을 부활시켰는지 모를 것이다. 한국건축학회에서 사찰의 법당 건축을 세계 최초로 밝히자 신들이 부활했고, 일본 문화청 초청으로 교토국립박물관에서 만다라를 세계 최초로 해독하자 밀교의 신들이 부활했다. 또, 그리스 신전 건축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밝혀 아테네 학회에서 발표하자 신화 속 신들이 살아났다. 중세의 위대한 대성당 건축을 프랑스에서 최초로 완벽히 풀어내며 고딕건축의 세계적 권위자와 토론하자 중세의 신들이 부활했다. 모든 것이 매일 내 시선이 닿는 것마다 부활하고 있다. 새로운 진리 체계를 밝히고 있는 만큼 미술사학은 물론 심리학·종교학·철학·미학 등 모든 분야에 혁명을 일으킬 것이다. 세계가 그 존재조차 모르고 있는 조형언어란 과연 무엇인가. 국민의 관심이 미미하더라도 이제 두려움은 없으며 타협도 없다.

그러면 어떤 계기로 이러한 인류사의 대사건이 일어난 것일까. 바로 ‘미르’에 관해 이야기해야 한다. ‘미르’는 순수 우리말로 용(龍)을 가리킨다. 인도와 중국까지 통치한 사산왕조의 샤리아르 왕에게 아름답고 지혜로운 셰에라자드라는 여성이 1001일 동안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어 여성들이 구원되었다는 천일야화(千一夜話)는 모르는 사람이 없다. 이제부터 왕이 여러분이고 내가 셰에라자드가 되어 1001일 동안 이야기해서 여러분이 인류를 구원하게 되는 날이 오리라. 미르에 관한 것은 무본당에서 20년째 강의해 오고 있다. 흥미진진한 긴 이야기를 펼쳐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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