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 충실이 곧 브랜드 가치”… 나눔·순환의 업사이클링 소신[자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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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랑합니다 - 젠니클로젯 이젠니 대표

아름다운가게는 업사이클링 사업을 대한민국에서 처음 시작했다. 환경을 위해 한 발 앞서 나아갔다. 그 길을 함께 가고 있는 파트너, 젠니클로젯도 마찬가지다. 젠니클로젯은 젠니의 옷장이라는 뜻이다. 이젠니 대표의 본명에서 브랜드를 만들었고 업사이클링 카테고리 안에서 늘 대표 격으로 불리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사업가이기보다는 디자이너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꾸준히 유지해왔다. 초등학교 3학년 수업 시간에 바느질을 접하고 이렇게 ‘재미있는 바느질을 오래 하려면 디자이너가 되면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디자이너의 꿈을 갖게 된 것도 우연은 아니었으리라.

이 대표는 대학에서 의류를 전공했다. 휴학하고 아르바이트로 모아 놓은 300만 원을 가지고 온라인 쇼핑몰을 시작했다. 제품이 하나둘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더니 개인이 감당할 수 없는 규모까지 사업이 확장되는 것을 보고는 더럭 겁이 났다. 의류에 대한 완전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사업을 한다는 것이 점점 부담되기 시작했다. 애초에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서 공부를 시작했고, 더욱이 의류라는 카테고리 안에서의 본질과 깊이를 찾고 싶어 다시 대학으로 돌아왔다.

대학 졸업 후 여러 공모전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첫 시작이 2010년 서울 디자이너 육성 프로그램인 ‘창작 스튜디오’였다. 그때 공간과 시제품 비를 지원받았다. 첫 아이템은 버려진 자투리로 만든 액세서리였다. 지원 사업이 종료되고 본인만의 로드숍을 내면서 본격적인 ‘젠니클로젯’의 브랜드 기초를 다졌다. 대학가 근처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정통 맞춤복이 아닌 빈티지 의류를 해체해서 리디자인해 판매하는 방식으로 운영했다. 이 방식이 주변 대학생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해 각양각색의 의류, 잡화 등을 새롭게 재탄생시켜 달라는 의뢰가 끊이지 않게 되었다.

그때 ‘업사이클링’을 처음 알게 됐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물건의 소재를 재활용하여 재탄생시키는 그 ‘업사이클링’을 하고 있던 것이다. 또 색다른 점을 발견하게 됐는데 소비자가 의뢰하는 대부분의 요청을 살펴보니 물건마다 사연이 있었다. 엄마가 물려주신 블라우스, 너무나 아끼는 옷인데 유행이 지나버린 재킷, 구멍이 나서 다시 입을 수 없지만 어떻게든 되살려 보고 싶은 니트 등 각 물건에는 자신만의 이야기가 있었다.

본격적인 업사이클링 제품을 디자인하고 제작하기 위해 이 대표는 버려지게 되는 것들의 재사용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 아이템으로 청바지를 선택했다. 청바지는 누구나 한 벌쯤 가지고 있는 소재였기 때문이다. “청바지를 이용해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청바지가 필요했는데 제품을 생각하기에는 개인 기부만으로 충분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기부 시스템이 이미 잘 되어있는 곳과 협업하기로 했어요. 그게 아름다운가게였어요.” 아름다운가게와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됐다.

아름다운가게는 젠니클로젯에 매장에서 판매가 어려운 청바지를 제공하고 젠니클로젯에서는 기부받은 청바지로 세상에 둘도 없는 업사이클링 제품을 만들었다. 두 브랜드가 나눔과 순환의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멋진 결과였다. 최근 진행했던 크라우드 펀딩에서는 무려 누적 펀딩 4200%가 넘는 성과를 달성했다. 단순히 원소재를 활용한 업사이클링에서 더 나아가 청바지의 환경적 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7년간 연구 끝에 물을 사용하지 않은 디지털 인쇄 및 5단계 공정을 거친 데님 가죽 백이 탄생했기에 더욱 큰 주목을 받았다.

이 대표는 브랜드를 전개할수록 업사이클링, 환경 이런 키워드를 전면에 강하게 내세우기보다 그냥 가방이 예뻐서 샀는데 알고 보니 청바지로 업사이클링해서 만든 가방이라는 점을 알게 되는 경우가 브랜드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업사이클링이 알려지기도 전에 그 업을 선도했던 아름다운가게도, 그리고 브랜드를 운영하다 보니 어느새 대표 업사이클링 브랜드로서 자리를 잡은 젠니클로젯 모두, 본질에 충실한 것이 곧 그 브랜드의 정체성이 되고, 브랜드의 가치가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끊임없이 본질에 대한 고민과 탐구 그리고 노력이 지금의 그를 있게 했다. 그는 현재 집중과 선택을 오가며 다시 브랜드를 재정비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앞으로도 변하지 않는 가치에 집중하며 본질을 지켜나가고자 하는 그 마음과 다짐이 오래 변치 않기를 소망한다. 누가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든 꾸준한 길을 함께 걸어가는 이젠니 대표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아름다운가게 활동가 이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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