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기밀까지 제출?… 미, 반도체 지원금 ‘깐깐 심사’ 예고

  • 문화일보
  • 입력 2023-03-28 11:44
  • 업데이트 2023-03-28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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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 산출공식 엑셀파일 요구
웨이퍼 생산능력·수율도 기재
국내업계 “수용하기 힘든 조건”
일각선 지원금 포기 등 거론도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김병채 기자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 지원금 신청기업에 예상 현금흐름 등 수익성 지표를 단순 수치가 아니라 수익예측 산출 공식까지 담긴 엑셀 파일 형태로 제출하도록 했다. 미납세자가 낸 세금을 효율적으로 지출하는 데 필요한 조처라는 입장이지만 웨이퍼 예상 수율·시설 가동률 등 민감한 정보까지 기재하도록 해 논란이 예상된다.

미 상무부 산하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는 27일(현지시간) 반도체 생산시설 투자보조금 신청 절차 세부지침을 통해 예상 현금흐름 등 사업경제성을 추산하는 데 필요한 재무모델과 인력 개발·환경평가 조건 등에 관한 정보를 공개했다. 특히 상무부는 재무모델에 생산시설의 웨이퍼 종류별 월 생산능력과 가동률, 예상 수율(결함 없는 제품 비율), 생산 첫해 판매가 및 이후 증감분, 연도별 생산량 등을 모두 기재하도록 했다. 웨이퍼 수율은 반도체기업의 제조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지표로 특정 시설의 실제 수율은 기업마다 영업기밀에 해당한다.

상무부는 재무모델의 운영비용 부분에서는 반도체 생산에 투입되는 소재·소모품·화학품 등과 시설 운영에 들어가는 인건비·공공요금·연구개발비 등을 입력하도록 했다. 웨이퍼·질소·산소·수소·황산 등 주요 소재별 비용을 세세히 산출하고, 인건비 역시 엔지니어·기술자·관리자 등 직종별 인원을 세분해 기재해야 한다. 기업이 주 정부 등 다른 곳에서 받는 지원금 및 대출 내역 등도 빠짐없이 제출토록 했다.

국내 반도체업계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이라는 반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 정부가 요구한 예상 이익 등은 예측하기 어려운 수치로 조건이 과도하다. 많은 조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지원금 포기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급증한 공장 건설비용 등을 감안하면 쉽지 않은 선택이다.
김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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