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빛 가득한 ‘대나무 터널’… 밤이면 형형색색 은하수길로[우리 동네 ‘히든 챔피언’]

  • 문화일보
  • 입력 2023-05-12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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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동네 ‘히든 챔피언’ - 울산 태화강 ‘십리대숲’

대나무 30만그루 빼곡히 들어서
산책로 곳곳서 죽림욕 즐길 수도
일몰 후 별빛 데이트코스로 유명


울산=곽시열 기자 sykwak@munhwa.com

울산에는 도심 한가운데로 흐르는 태화강을 따라 병풍처럼 길게 버티고 선 대나무숲이 있다. 그 길이가 4㎞(십 리) 이어져 ‘십리대숲’(사진)이라 부른다. 십리대숲은 10만여㎡의 부지에 자연 조성된 대나무정원이다. 폭 20∼30m에 걸쳐 대나무 30만 그루가 울창하게 들어서 있다. 수종의 대부분은 지름 6m 이상의 왕대이며 맹종죽과 오죽도 일부 분포돼 있다.

십리대숲의 역사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역사기록서 등을 보면 고려 시대 전부터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1990년대 들어서는 태화강 직선화 공사로 사라질 위기에 처하기도 했지만 대숲 훼손을 우려한 시민들의 강한 반발로 오늘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십리대숲 산책로에 들어서면 햇빛마저도 대나무를 비집고 들어가기 어려운 초록 터널이 펼쳐진다. 저우룬파(周潤發)·장쯔이(章子怡) 주연 중국 무림 액션영화 ‘와호장룡(臥虎藏龍)’의 한 장면이 떠오르는 풍경이다. 산책로를 걷다 보면 대나무숲에서 퍼져나오는 청량한 공기에 가슴이 상쾌해지고, 잡념도 사라진다. 산책로 곳곳에는 죽림욕을 즐길 수 있는 의자가 있다. 또 연인이나 가족의 이름을 새기며 추억을 남기는 대나무 방명록도 마련돼 있다. 해가 지면 수많은 별이 쏟아져 내리는 은하수 길이 연인들을 유혹한다.

600m 구간에 조성된 은하수 길은 형형색색의 LED 조명이 대나무숲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면 실제 별빛과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은하수 길은 일몰 시간부터 오후 11시까지 운영된다. 십리대숲 대나무에서 나오는 음이온을 즐긴 후 바로 옆 태화강국가정원으로 이동하면 실개천 생태습지, 십리대밭교, 국화원 등 다양한 공간을 감상할 수 있다. 오는 19일부터 21일까지 태화강국가정원 초화원에서 봄꽃대축제가 개최된다. 초화원에는 양귀비 등 6000만 송이의 화려한 봄꽃이 관람객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십리대숲은 지난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여름 휴가차 찾으면서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곽시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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