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시각]尹정부를 떠난 검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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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5-18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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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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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채 사회부 차장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취임한 지 꼭 1년이 지났다. 예상했던 대로 많은 변화가 뒤따랐다. 가장 큰 변화는 법무부와 검찰의 핵심 인력이 바뀐 것이다.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 이후 주류를 차지했던 문재인 정부의 이른바 ‘친정권 검사’들은 요직에서 자취를 감췄다. 한 장관과 함께 좌천되고 한직을 전전하던 검사들이 다시 전면에 등장했다.

대통령실이 윤 대통령 취임 1주년에 제시한 키워드 ‘비정상의 정상화’가 검찰 조직에서도 이뤄졌다고 할 수 있다. 과거에 충분히 검증받고 중요한 일을 했던 검사들이 제자리를 찾은 것이다.

하지만 모든 것을 정상화의 관점으로만 볼 수 없다. 지난 1월 말 발표됐던 상반기 검사 인사에서는 26명의 검사가 의원면직으로 검찰을 떠났다. 부장검사급인 고검 검사 10명이었고, 부부장 이하 평검사가 16명이었다. 이후 평검사급에서 3명이 더 사직서를 제출해 올해 상반기 인사에서만 최소 29명이 검찰 옷을 벗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청구 후폭풍으로 항의성 사표가 줄을 이었던 2021년 상반기 의원면직 검사 16명보다 더 숫자가 많았다. 개별 사정이야 따져봐야 알겠지만, 과거 정기 인사보다 분명 퇴직자가 많다.

윤석열 정부 첫 검찰 인사가 있었던 지난해 6월에도 줄사표 행렬이 있었다. 고검 검사급 이하 23명이 인사 발표 전에 이미 사표를 던졌고, 인사 발표 후 12명이 더 사의를 표명했다. 당시 검찰 조직을 떠난 인사들 가운데 실력 없이 전 정권 덕분에 높은 자리만 차지했던 검사도 있었지만, 그렇게 보기 어려운 검사도 상당수였다. 평소에는 주어진 보직에 충실하고, 추미애·박범계 장관이 무도한 인사를 하자 항의했던 검사들도 변호사로 변신했다.

지난해 사직서를 낸 한 검사는 “나름 보직 관리가 잘 돼 있었지만, 윤 대통령이나 한 장관과 근무 인연은 없었다”며 “일찌감치 다른 길을 찾는 게 나아 보였다”고 말했다. 역시 지난해 변호사 개업을 한 전직 검사는 “윤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들과 일한 적이 있는데 특수부 경험이 없으면 한계가 분명했다”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이나 한 장관과 과거 함께 일했던 검사들이 검찰 고위직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보다 더 주목해야 할 사실은 일선 검사들의 이 같은 인식이다. 윤 대통령은 서울중앙지검장 시절에도 공안 담당인 2차장에 자신과 일한 경험이 있는 특수통 출신을 앉혔고, 검찰총장이 되자 서울중앙지검에 있던 자신의 참모들을 길 건너 대검찰청으로 그대로 데려간 적이 있다. 이 시절에도 많은 검사가 사직서를 냈다. 윤 대통령은 능력을 중시한 인사를 했겠지만, 거기서 배제된 사람들의 기억은 크게 다르다.

이제 윤 대통령과 한 장관은 밀행성과 보안보다는 통합을 우선시해야 하는 자리에 있다. 전 정권보다 나은 사람들을 쓴다는 주장도 통하기 어렵다. 검찰 주변에선 조만간 고위직 인사가 단행될 수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인사가 이뤄진다면 내년 차기 검찰총장 지명 구도까지 예측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검찰 인사에서부터 윤석열 정부가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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