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공연·구찌 패션쇼 열린 경복궁 가자”… 글로벌 성지된 고궁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2023 봄 궁중문화축전’ 중인 지난달 30일 관람객들로 북적이는 경복궁. 연합뉴스

올들어 4대궁 관람객 338만명
‘별빛야행’ ‘달빛기행’ 연일매진
문화재청, 뮤지컬 등 시도 나서

지난 16일 경복궁에서 구찌의 ‘2024 크루즈 패션쇼’가 열렸을 때 근정전을 둘러싼 235ｍ 런웨이에서 펼쳐진 패션쇼와 함께 화제가 된 것이 있었다. 바로 경복궁. 하늘 높이 띄워진 드론이 촬영한 어둠 속에 환하게 빛나는 고궁의 모습이 전 세계 실시간 생중계되면서 SNS에는 “한국 건축 디자인이 아름답다”, “환상적이다”라는 글들이 쏟아졌다. 몰려드는 관람객에 방탄소년단(BTS) 공연부터 구찌 패션쇼, K-드라마의 배경까지, 서울의 고궁이 ‘힙한’ 글로벌 문화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

19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서울의 4대 궁(경복궁·창덕궁·창경궁·덕수궁)과 종묘를 찾은 관람객 수는 338만 명으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인 2019년 1∼4월 관람객 수(313만 명)를 넘었다. 이 중 외국인 수는 41만 명으로, 1만 명이 채 안 됐던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었다. 이대로라면 올 한 해 관람객 수는 쉽게 10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고궁에 대한 인기는 특히 젊은 층 사이에서 열광적이다. 올해 1∼4월 4대 궁·종묘 관람객 중에서 만 65세 이상은 25만 9000명으로 7.6%에 그쳤다. 인기 프로그램인 ‘경복궁 별빛야행’, ‘창덕궁 달빛기행’ 등은 연일 매진이다.

고궁이 트렌디한 장소로 주목받게 된 계기는 2020년 BTS가 미국 NBC ‘지미 팰런쇼’ 무대를 경복궁 근정전 앞마당에서 펼치면서다. 이때부터 글로벌 BTS 팬들에게 경복궁은 꼭 방문해야 할 곳이 됐다. 다음달 BTS 데뷔 10주년을 맞아 많은 해외 팬이 ‘ BTS 성지순례’의 일환으로 경복궁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드라마 ‘킹덤’, ‘연모’, ‘슈룹’ 등 글로벌 인기와 함께 단골로 등장하는 근정전, 기와지붕의 선 등의 아름다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문화재청은 앞으로 고궁 뮤지컬, 음악회, 발레 공연 등을 통해 다양한 시도를 할 예정이다. 신성희 궁능유적본부 궁능서비스기획과장은 “가장 중요한 건 문화재 보존이라는 대원칙”이라면서 “보존이 담보되는 한 다양한 시도를 하겠다”고 밝혔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