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시각]한전공대 올바른 퇴출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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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5-25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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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회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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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회경 전국부장

한국에너지공과대학(일명 한전공대)을 둘러싼 논란이 한국전력의 대규모 적자와 맞물려 증폭되고 있다. 한전공대는 다분히 정치적 목적에 의해 설립됐다. 한전공대 설립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공약이었고, 문 전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17년부터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에 포함되기도 했다. 2019년 한전 이사회에서 한전공대 설립 계획이 의결됐지만, 착공 전 한전 내부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공대 캠퍼스 완공 시점이 2025년인데도 불구하고 문 정부는 문 전 대통령 퇴임 직전인 2022년 3월 문을 열었다. 정치권에선 문 정부가 호남 표심을 노리고 세계 최초의 에너지 특성화대학이라는 미명 아래 한전공대 설립을 추진했고, 문 전 대통령 퇴임 이후 계획 변경을 우려해 개교부터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에너지 특성화대학이라고 하지만 서울대, 한양대 등 에너지 분야에서 강점을 지닌 대학이 수두룩한데 굳이 공공 자금을 투입해 에너지 특성화대학을 만들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많고 지역균형 발전 면에서 호남을 택했다고 하면 광주 소재 이공계 특성화대학인 광주과학기술원(GIST)의 기능이나 연구 역량을 확충하는 게 더 나은 선택이었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더욱이 저출산 현상으로 학생 수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정부가 앞장서서 대학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새로 대학을 만드는 게 과연 온당한 결정이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적지 않다.

하지만 가장 시급하고 중대한 문제는 한전공대에 앞으로 천문학적인 자금이 투입돼야 하고, 그 대부분을 적자에 허덕이는 한전이 감당해야 한다는 점이다. 한전과 10개 계열사는 2020∼2022년 3년간 이미 1724억 원의 출연금을 냈으며 2023∼2025년 3년 동안 3600억 원 이상을 더 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한전공대에 대한 지원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는 것은 극히 자연스럽다. 이처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한전공대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광주·전남 지역 정치권 주장처럼 문제는 적지 않지만 그대로 존속시켜야 하나. 아니다. 다음 달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오면 좀 더 명확해지겠지만, 상황이 더 나빠지기 전에 되돌릴 수 있을 때 되돌려야 한다. 특단의 조치를 취해 불필요한 비용 투입을 최소화해야 한다. 그렇다고 폐지까지 가는 것은 곤란할 듯싶다. 현재 재학 중인 학부 1·2학년 학생 200여 명에게 최대한 피해가 덜 가는 방향으로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

이런 면에서 과거 카이스트와 한국정보통신대학교(ICU)의 통합 사례를 참고해 인접해 있는 GIST와의 통합을 추진하는 게 현재로선 가장 현명한 방법인 듯하다. ICU는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8년 정보통신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KT 등에 의해 공동으로 설립됐다. 당시 국내 유일의 정보기술(IT) 특성화대학을 표방했다. 하지만 설립 초기부터 카이스트와 성격·기능이 중복된다는 지적이 많았고, 이러한 주장이 점차 설득력을 얻으면서 결국 2009년 카이스트와 통합됐다. 잡음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나 통합은 비교적 매끄럽게 진행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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