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월한 적임자” vs “상왕될 것”… 백호 신임 서울교통公 사장 둘러싼 ‘기대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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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5-25 16:03
업데이트 2023-05-25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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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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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백호 신임 서울교통공사 사장. 연합뉴스



업무 역량에 대한 호평 속 취임…“종합교통기업에 걸맞은 성장동력 찾을 것” 다짐
“서울시 패싱하고 요금인상 계획 공개…지도감독 안되는 상왕 아니냐” 불쾌한 기색
교통공사에선 “상임이사 사표 받고 물갈이 인사할 것” 소문 무성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제3대 사장으로 백호 전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이 취임했다. 서울시의 교통정책을 총괄하다 지난해 12월 퇴직했던 백 신임 사장은 5개월 만에 전국 최대 교통 공기업이자 서울시 최대 산하기관인 서울교통공사의 수장으로 복귀했다. 그는 취임 전 열린 시의회 인사청문 특별위원회에서 운영적자 보전 방안, 노사관계, 노후시설 안전관리 등 공사의 현안에 대해 명쾌한 답변을 내놓으며 공사 내에 기대감을 갖게 했다. 서울시에 장기간 재직하며 지하철 9호선 자본 재구조화, 지하철 신규노선 계획 수립, 혼잡도 특별관리 대책 마련 , 택시 요금 인상 등 도시교통 분야에서 굵직한 사업을 이끌었던 그의 시 산하기관장 취임에 대해 “서울시 도시교통실 위에 교통공사가 있게 될 것”이라는 등의 우려도 나온다. 백 사장 입장에서는 임직원 1만 명이 넘는 거대 조직을 신속하게 장악해 난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비전을 보여줘야 논란을 불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5일 서울교통공사와 서울시에 따르면, 백 사장은 지난 17일 열린 시의회 인사 특위를 통과해 임명 동의를 받은 후 23일 오세훈 서울시장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취임했다. 인사특위 위원장을 맡았던 이병윤 시의원은 백 사장에 대해 “서울시의 대중교통을 포함한 교통정책 분야의 전문가로서 특히 서울교통공사와 직접적으로 연계된 정책사업을 일선에서 지휘·감독한 경험이 풍부하다”며 “앞으로 조직역량 및 경영개선을 강화하면서 교통공사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사 특위는 백 사장이 서울시에서 광진구 부구청장·평생교육국장·상수도사업본부장을 지내며 시민 복지 증진에 기여한 점도 높게 평가했다.

올해 초 백 사장이 유력한 교통공사 사장 후보로 거론됐을 때, 서울시와 공사에서는 공무원 퇴직자가 산하기관장으로 직행하는 사례여서 재취업심사 통과가 불투명하다고 보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이 퇴직 공무원의 5년 이내 유관기관 재취업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취업심사 대상기관의 경영 개선을 위해 필요한 경우’에 백 사장이 해당한다고 판단, 재취업을 승인했다. 공직자윤리위도 백 사장의 역량이 교통공사 경영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본 것이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교통공사 군자차량사업소에 세워져 있는 전동차들. 뉴시스



하지만 백 사장에 대한 우려의 시선 또한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시의회 인사 청문 당일 ‘서울시 도시교통실 패싱’ 논란이 불거졌다. 국토교통부·서울시·코레일 등 관계 기관의 면밀한 협의를 거쳐 공개되어야 하는 지하철 요금 인상 계획이 17일 백 사장의 시의회 인사특위에서 백 사장에 의해 공개됐기 때문이다. 백 사장은 당시 요금인상 계획을 묻는 김경 시의원의 질의에 “4월에 300원을 인상할 계획이었으나 서민 물가 상승 부담 등의 이유로 미뤄졌다”며 “이를 분리해 올해 하반기 150원을 인상할 계획을 잡은 것으로 안다”고 답했고, 그 즉시 다수 언론에 기사화됐다.

행정고시 34회 출신인 백 사장은 현재 서울시 도시교통실을 이끌고 있는 윤종장 도시교통실장(행정고시 37회), 이상훈 교통기획관(지방고시 3회)보다 고시 기수와 연배 차이가 많이 나는 선배인데다, 교통 정책 경험도 훨씬 많다. 더구나 백 사장은 오세훈 서울시장·강철원 정무부시장과 사안에 따라 직접 협의·조율이 가능한 관계로 알려져 있고 도시교통실 유관 협·단체에도 백 사장 측 인사들이 다수 포진해 있는 상황이다. 자칫 백 사장이 서울시 도시교통실의 ‘상왕’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서울시 한 관계자는 “시민들이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지하철 요금 인상 계획이 서울시의 발표가 아니라 교통공사 사장 인사청문회장에서 공개된 것을 바람직하게 볼 수 없다”고 불쾌한 기색을 내비쳤다. 또 다른 시 관계자도 “도시교통실이 전직 교통실장인데다 시 수뇌부와 정치적으로도 가까운 백 사장에 제대로 지도감독권을 행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교통공사 내부에서는 “백 사장이 취임 후 상임이사 4명에게 사표를 받을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하다. 백 사장이 과거 서울시 재임 시절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거나 새 조직에 발령 받았을 때 ‘물갈이 인사’를 단행했던 이력 때문에 나온 얘기로 보인다. 하지만 교통공사 한 관계자는 “취임이 며칠 지나지도 않았는데 나오는 뜬소문”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백 사장은 “서울교통공사가 지하철을 넘어 종합교통기업에 걸맞도록 새 성장 동력을 찾겠다”며 “업역의 적극적 확대, 개발 여지가 큰 역세권 사업 추진 등 시대적 변화와 환경에 호응해 방향키를 과감하게 전환할 것”이라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외부의 지원을 이끌어오고 때로는 풍파로부터 공사를 보호하는 우산이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노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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