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반도체 위기… “미·중 양자택일 말고 외교로 풀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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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5-25 11:42
업데이트 2023-05-25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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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 제언

“기회 삼아 기술 격차 벌려야
저성능 반도체 수출 활용을”


미·중 반도체 패권 경쟁으로 한국 반도체 산업이 전례 없는 진퇴양난의 위기 상황에 봉착했다. 반도체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하기가 어려우므로 먼저 나서서 반응하지 말고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초격차’를 위한 연구·개발(R&D) 투자가 절실하다고 권고했다. 별다른 대책이 없는 반도체 기업들은 숨죽이며 사태만 예의주시하고 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25일 “중국을 선택하면 제조를 못 하고, 미국을 선택하면 제조는 할 수 있지만 중국 시장을 잃어 판매를 못 하게 된다”며 “양자택일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안 전무는 “묘안이 없어 추이를 보는 게 오히려 낫고 의견을 공개적으로 표명하는 것 역시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며 “외교적으로 잘 푸는 것 외에 산업 측면에서 정부가 할 역할도 딱히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공식적으로 우리한테 뭘 해달라고 요청한 것도 아닌데 앞서서 뭘 어떻게 하겠다는 반응을 보일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의 위기를 기회로 전환해 기술 격차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은 “우리나라 자체의 독보적인 기술과 생산량을 확보해 추후 중국이 추격해온다 하더라도 명확하게 기술과 생산량 격차가 벌어지는 ‘초격차’를 유지해야 한다”며 “이럴 때 준비를 안 하고 있다가 중국 추격이 시작되면 반도체도 디스플레이처럼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도체 제품군이 다양하므로 인공지능(AI) 등에 쓰이는 최첨단 반도체가 아닌 저성능 반도체, 가전제품 등에 사용되는 일반적인 반도체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임현식 동국대 물리반도체과학과 교수는 “미국에서 최첨단 반도체를 중국이 가져가는 걸 막겠다는 건데 그대신 저성능 반도체는 허용하겠다는 것”이라며 “제품군 별로 기술 격차도 약간 있는데 우리나라가 교묘하게 잘 파고들어 미국이 원하는 것도 무마하면서 수출을 확대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반도체 업계는 중국의 마이크론 제재가 국내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으로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론의 중국 시장 매출은 마이크론 전체의 10% 수준으로 크지 않다”며 “반도체 경기도 좋지 않아 단가가 떨어지는 등 수요도 없다”고 말했다.

이승주 · 이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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