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 좋아했던 소년, 성악 세계정상에… “경연이 공연 같아 전혀 안떨렸어요”

  • 문화일보
  • 입력 2023-06-05 11:39
  • 업데이트 2023-06-05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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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바리톤 김태한이 4일(현지시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 후 현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 ‘퀸 엘리자베스’ 우승 김태한

“음악에 잠겨 살았다 할 정도로
일상생활서도 쉬지 않고 연습”


“음악에 잠겨서 살았다고 할 정도로 쉬지 않고 연습했어요. 관객석이 꽉 차 있으니 관객들의 반응이 즉각적으로 전달돼 경연이라기보다는 공연 같아 신나더라고요. 즐기면서 해서 전혀 떨리지 않았습니다.”

고등학교 입시를 앞두고 엄마에게 “노래하고 싶다”고 선언했던 중3 소년이 8년 후 세계 성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폐막한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성악 부문 우승자인 바리톤 김태한(22)이 그 주인공. 세계 3대 콩쿠르인 이 콩쿠르에서 아시아권 남성 성악가로선 최초 우승으로, 김태한은 이번 콩쿠르 최연소 참가자이기도 했다.

김태한은 4일 문화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원래 남을 신경 쓰지 않고 긴장도 하지 않는 편인데, 특히 이번 콩쿠르는 무대에 서는 순간부터 전혀 떨리지 않았다”며 “일상생활에서도 노래를 흥얼거릴 만큼 연습을 굉장히 많이 하다 보니 완성도가 높아졌고, 무대에선 설레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김태한은 선화예고에 들어가서 본격적으로 성악을 시작했다. 그 전까지는 밴드에서 노래를 불렀던, 록을 좋아하는 소년이었다. “그냥 노래를 좋아했어요. 제가 소질이 있는 것도 알았고요. 중3 때 제대로 노래하고 싶다고 어머니께 말씀드렸더니 예고에 들어가면 인정하겠다고 하셨어요. 그게 성악의 시작이었죠.”

김태한은 지난해 9월 금호영아티스트콘서트를 통해 데뷔했다. 서울대 음대에서 나건용 교수를 사사하고, 현재 국립오페라단 스튜디오에서 소프라노 김영미에게 배우고 있는 ‘순수 국내파’이다. 김태한의 우승으로 지난해 첼로 부문 최하영에 이어 대회 2년 연속 한국인 우승이란 기록도 쓰였다. 성악 부문에선 소프라노 홍혜란(2011), 소프라노 황수미(2014)에 이어 세 번째 한국인 우승이다.

무대 경력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김태한은 경연이 진행될수록 진정성 있는 전달력으로 심사위원들의 눈도장을 찍어나갔다. 콩쿠르 심사위원이었던 소프라노 조수미는 “(가장) 어린데도 노래를 들었을 때 가슴에 와닿는 공연을 했다”고 극찬했다. 이에 대해 김태한은 “가사가 가진 곡의 의미를 전달하고, 그 감정을 최대한 표현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벨기에가 프랑스어권임을 염두에 둔 선곡 전략도 주효했다. 결선 마지막 곡으로 베르디 ‘돈 카를로’를 원곡 버전인 프랑스어로 부른 것. 김태한은 “프랑스어 버전으로 부른 건 내 아이디어”라며 “프랑스어가 음악적으로 표현하기 좀 더 부드럽고 편한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태한은 현지에서 “슈퍼스타가 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혀 화제가 됐다. 그는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오페라를 하는 주역 가수가 되고 싶다는 의미”라며 “무대를 즐기면서 관객에게 감동을 주는 오페라 가수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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