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 방치 안 된다[김성훈 기자의 부동산 깊이보기]

  • 문화일보
  • 입력 2023-08-25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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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도권에서는 ‘국평(국민 평형)’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 분양가가 10억 원 이상인 아파트가 심심찮게 나옵니다. 서울 동대문구 이문1구역 ‘래미안 라그란데’가 1순위 평균경쟁률 79.1대 1을 찍으며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전용 84㎡ 분양가가 최고 10억9900만 원에 이르렀지만, 호성적을 냈습니다.

광진구 ‘롯데캐슬 이스트폴’은 전체 경쟁률이 98.4대 1이었습니다. 전용 84㎡ 최고 분양가격이 14억9000만 원에 달했던 고분양가도 청약 열풍을 꺾지 못했습니다. 또 경기 ‘광명 센트럴 아이파크’는 전용 84㎡ 최고 분양가격이 12억7200만 원이었는데도 1순위 청약 경쟁률 18.9대 1을 기록했습니다. 서울도 아닌 광명에서 12억 원대 국평 아파트가 나왔으니, 래미안 라그란데가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은 게 이상한 일도 아닙니다.

고분양가 아파트의 청약 흥행이 주변 구축 아파트 시세 상승을 유도하고, 다음 신축 아파트가 분양가를 더 올려도 ‘시세보다 저렴하다’며 청약이 몰리는 악순환이 생기는 분위기입니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도 재현되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 시절 ‘패닉 바잉(공포 매수)’을 부추겼던 “오늘이 제일 싸다”는 표현도 슬금슬금 재등장하고 있습니다. 집값 불안 조짐이 보이는데 국토교통부의 관심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관 카르텔 해체에만 쏠린 게 아닌지 우려되는 게 사실입니다. LH 비리는 경찰 수사·공정거래위원회 조사·감사원 감사에 맡기고, 국토부는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지도, 과열되지도 않도록 관리하는 데 다시 집중해야 합니다.

물론 이전 문재인 정부처럼 규제를 남발해 오히려 집값을 폭등시키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공급을 늘려 가격을 안정시키는 것이 단순하지만 명백한 해법입니다. 문제는 지금 시장에 공급 가뭄을 점치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올해 3만3038가구에서 내년 7488가구로, 인천은 4만6399가구에서 2만5222가구로 급감할 걸로 예상됩니다. 공급 부족은 가격의 추가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그나마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24일 “영끌이 불붙으면 문제가 생길 수 있어서 하반기에 공급이 안정적으로 간다는 신호를 시장에 줄 수 있도록 역점 관리하겠다”고 말한 것은 다행입니다. 정부는 현실성 있는 주택 공급 활성화 대책, 안전 시공을 하면서도 분양가를 안정화할 방안 등에 대한 해답을 신속히 찾아야 할 것입니다.
김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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