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다문화 아이들에 맞춤 한글교육…“이젠 독후감도 문제없어요”[아동권리옹호 Child First]

  • 문화일보
  • 입력 2023-10-04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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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위쪽 사진은 광주 광산구가족센터의 ‘새싹학교’ 프로젝트에 참여한 탈북, 다문화 학생들이 한국어 기초교육을 받고 있는 모습. 아래 사진은 지난해 8월 여름캠프 당시 학생들이 천연염색을 체험하고, 단체 줄넘기 등 레크리에이션 활동을 하는 모습이다. 초록우산 제공



■ 아동권리옹호 Child First - 광주 광산구가족센터‘새싹학교’

이주배경 청소년 등 25명 대상
낱말카드 활용 자음·모음 학습
독서·어휘확장반 등 심화교육
가정·학교생활서 자신감 늘어

“여기선 외국어써도 눈치 안보여
종교·국적 달라도 차별 없어야”


“다양한 나라 사람들끼리 소통은 어렵지만 서로 도와주며 행복해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기뻤습니다.” (강세준·14)
“인권에 대한 소중함을 알게 됐습니다. 종교, 피부색, 국가, 나이 등이 다르더라도 차별하지 않고 인정,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이소연·16)


‘새싹학교’ 프로젝트는 광주 광산구가족센터가 초록우산의 지원을 받아 지난해 7월부터 현재까지 지속하고 있는 이주배경 아동·청소년 성장을 위한 교육기회보장사업이다. 저마다 상황이 개별적이고 출신국도 다른 데다 한국어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복합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에게 가장 기초적인 한국어부터 차근차근 학습해나갈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추진됐다. 광산구가족센터는 학령기 중도입국청소년 12명, 제3국 출생 탈북 청소년 5명, 다문화가정 아동·청소년 8명 등 25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다양한 교육 훈련과 적응 훈련을 제공했다.

프로젝트는 먼저 기초적인 읽기, 쓰기 등 한국어 학습 능력을 키우는 데서 시작했다. 강사의 입 모양을 보고 자음과 모음을 익히게 한 뒤 낱말카드를 통해 학습의 효과를 높였고, 부끄럼을 심하게 타는 아이들에게는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방법도 가르쳤다. 문장으로 정확하게 말하고 쓰는 법을 익힌 아이들은 의사소통에서 어려움이 일정 부분 해소돼 가정과 학교생활, 또래 관계에서 자신감이 향상된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다음 과정은 기초학습 교육과정이었다. 진단평가를 통해 독서기초반과 어휘 확장반으로 나눠 심도 있는 학습을 진행했으며 책을 읽고 느낀점을 문장과 편지로 표현하는 시간도 가졌다. 말하기에 자신이 없거나 독후 활동 내용 자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필요한 경우 놀이활동을 병행했다. 독서 훈련을 통해 어휘력이 확장된 것은 물론 자신감을 키우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수업 평가회에서 ‘열정가득 항상’을 받은 서유민 학생은 광주시교육청이 주관한 이중 언어 말하기 대회에서 금상을 차지한 데 이어 전국 이중 언어 말하기 대회에서도 특별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또 아이들이 살아가면서 차별받지 않고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되 타인의 권리는 인정할 수 있도록 인권교육 시간도 마련했다. 지난해 8월에는 1박 2일 여름캠프를, 9월에는 전주한옥마을로 일일캠프를 떠나 소중한 추억을 만들기도 했다. 여름캠프에 멘토로 참가한 대학생 김혜 씨는 “여기서는 중국어, 캄보디아어, 베트남어를 써도 전혀 눈치 보이지 않는다”며 “너무나도 의미 있는 여행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중도입국 학부모 교육도 진행했는데, 자녀가 문화적 충격을 딛고 건강하게 자라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가족의 힘’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해 전달했다.

광산구가족센터에서 이번 프로젝트를 담당한 윤혜경 씨는 “아이들이 매주 토요일 새싹학교에 결석하지 않고 나와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했다”며 “소소한 감동을 받을 때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엔 국적과 이름도 채 외우지 못해 많이 미안했는데 이제는 ‘니하오’ ‘씬짜오’ ‘쑤어쓰데이’ ‘마간당 우마가’ 등 인사하며 서로 안고 웃는다”면서 “앞으로도 중도입국 아이들이 한국 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해 나갈 수 있도록 맞춤형 서비스를 개발해 지원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소현 기자 winn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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