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단순과실 처벌 줄여 필수의료전공 선택 유도

■ 윤, 의대증원·의료개혁 지시… 의사 법적책임 완화, 왜?

정부가 의사의 단순 과실에 대한 법적 리스크를 완화하겠다고 밝힌 배경에는 의료인이 선의의 의료행위에도 형사 처벌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 등 필수 의료 분야를 기피하거나 떠나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뇌성마비로 태어난 신생아 분만을 담당한 산부인과 의사가 약 12억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대한산부인과개원의사회는 “분만이라는 본질적 위험성을 지니는 의료행위에 있어서는 보건의료인이 충분한 주의 의무를 다하더라도 산모, 태아 및 신생아의 사망과 신생아 뇌성마비 등의 의료사고를 피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러한 추세는 현장의 분만의를 위축시켰고, 분만 가능 산부인과를 급격하게 줄어들게 했다는 게 의료계 주장이다. 실제 정부 통계에 따르면 분만이 가능한 의료기관 수는 2012년 739곳에서 2022년 470곳으로 36.4% 감소했다.

소아청소년과도 마찬가지다. 소아 환자의 특성상 건강이 급격히 나빠지기도 해 악성 민원과 소송에 휘말리기 쉬운 탓이다. 2017년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신생아 집단사망 사건 이후에 의료진이 구속됐고 최종적으로 무죄가 선고됐지만, 이후 전공의들 지원이 급감했다.

의료계는 선의의 목적으로 이뤄지는 의료행위에 형사적 책임을 면하도록 하는 내용의 의료사고처리특례법 통과 등 안전한 진료환경 마련을 지속 요구해 왔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