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로띠얇은 반죽속 두툼한 바나나-연유 조합, 남 따 오 후콩물 아이스크림에 보리·녹두 등 얹어[빵요정의 세상의 모든 디저트]

  • 문화일보
  • 입력 2023-10-31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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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빵요정의 세상의 모든 디저트 - 서촌 태국 음식점 ‘호라파’

재미있게도 태국에는 ‘끌루어이 험’ ‘끌루어이 남와’ ‘끌루어이 카이’ 등 다양한 종류의 바나나가 있다고 합니다. 태국 요리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바나나 잎을 떠올려보면, 바나나는 그들의 식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요한 식재료임을 알 수 있습니다.

오늘 소개하고 싶은 디저트는 바나나로 만든 로띠입니다. 태국의 스트리트 푸드 중에서도 한국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메뉴이기도 합니다. 바나나 로띠(로띠 끌루어이)는 쉽게 바나나 팬케이크라고도 불리는데요. 서양에서 고급스럽게 먹는 브런치에서도 사랑받는 조합이기도 하지만, 태국의 로띠는 특유의 반죽의 식감이 독특합니다. 참, 로띠는 무슬림의 음식으로 알려져 있으나 태국 역사 속에서 무슬림이 유입되면서 자연스레 국민 간식으로 널리 사랑받게 되었습니다. 바나나 로띠는 보통 밀가루와 계란을 섞어 손으로 펴서 얇게 만든 반죽 안에 바나나를 칼로 듬성듬성 잘라 넣고 네모난 형태로 접어 노릇하게 튀기듯 구워냅니다. 여기에 달콤한 연유와 초콜릿 시럽을 더해 먹으니 싫어할 사람이 어디 있을까요. 이 쉬운 조합이 유난히 생각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서촌에 위치한 작은 태국 음식점 ‘호라파(HORAPA)’를 찾습니다. 직접 구워 먹을 수도 있지만 현지의 느낌과 손맛이 제대로 담긴 맛을 찾는다면 적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로띠만을 위해 간다기보다 다른 여느 메뉴들이 태국 현지의 그 날카로우면서도 진한 맛이 그대로 살아 있는 몇 안 되는 곳이라 자주 방문하는 편입니다. 맵싸하고 시큼하면서도 달달한 태국 음식의 마무리는 이 달콤한 로띠가 담당합니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아이띰남따오후



겉이 바삭하게 구워진 바나나는 열에 익힐수록 당도가 더욱 높아집니다. 여기에 극강의 단맛, 연유와 약간의 말돈 소금을 더하니 평평한 단맛 대신 레이어가 겹겹이 쌓인 복합적인 단맛으로 탈바꿈합니다. 태국 길거리의 맛보다는 좋은 버터와 소금이 더해진 고급스러운 맛이지만, 얇은 반죽과 두툼하게 익은 바나나와 연유 조합은 늘 좋은 기억의 마무리가 되어 줍니다. 여행의 추억을 다시금 떠올리게 하는 연결고리가 되어 주기도 하지요.

이 외에도 호라파에서는 ‘아이띰 남따오후’란 디저트도 있습니다. 남따오후는 태국에서 즐겨 먹던 콩물을 연상시키는 디저트입니다. 여기에 바질시드나 보리, 녹두, 은행, 콩, 연두부나 빠텅꼬 같은 도넛류를 더해 먹는 흔한 길거리 간식입니다. 봉지에 무심하게 담긴 남따오후와 빠텅꼬를 파는 노점상도 태국 현지에서 자주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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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라파에서 맛볼 수 있는 아이띰 남따오후는 콩물이라기보다는 우리나라 경북 예천군 소화농장 두유를 이용해 만든 아이스크림에다 바질시드, 타피오카 펄 그리고 보리를 더해 만들어서 친숙하고도 누구나 좋아하는 맛으로 재구성했습니다. 호라파라는 업장의 상호는 태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태국 바질 이름에서 따온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태국의 향신료나 향신채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로컬라이즈가 덜 된 현지의 맛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메뉴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37-1 2층 호라파.

김혜준 푸드 콘텐츠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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