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 올해 수준으로 동결

  • 문화일보
  • 입력 2023-11-21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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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문 정부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 시행 前 2020년 수준(아파트 69.0%)으로 2년 연속 시세 반영률 고정
신한銀, "적용 시 내년 잠실주공 5단지 보유세 50% 상승"



내년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이 올해 수준으로 동결된다. 시세 반영률을 고정하더라도 서울 잠실주공 5단지 아파트의 보유세는 50% 가량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공동주택 69%, 단독주택 53.6% 적용

국토교통부는 21일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에서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재수립 방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공시가격은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건강보험료 등을 부과하는 기준이다. 현실화율은 공시가격이 시세를 얼마나 반영하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공시가격 산정의 중요 요소다.

2020년 수준의 현실화율을 적용하면 내년 아파트 등 공동주택 현실화율은 평균 69.0%, 단독주택은 53.6%, 토지는 65.5%다. 2020년 도입된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은 현실화율을 매년 단계적으로 높여 2035년까지 90%로 끌어올리는 것이 핵심이다. 기존 계획대로라면 아파트의 경우 내년 현실화율이 75.7%가 돼야 하는데, 6.6%포인트 낮춘 것이다.

내년에 9억 원 미만 아파트에 적용하는 현실화율은 68.1%, 9억 원 이상∼15억 원 미만은 69.2%, 15억 원 이상은 75.3%다.

국토부는 금리 인상, 물가 상승,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국민 부담을 덜기 위해 공시가격 인상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과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 거시경제 여건의 불안정성이 여전하다는 점을 고려해 현실화율을 동결했다고 밝혔다. 당초 정부는 올해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2020년 수준으로 낮추고서 내년부터는 수정한 현실화 계획을 적용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실화 계획 자체의 필요성과 타당성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김오진 국토부 1차관은 "공시 제도가 공정과 상식에 기반해 운영되기 위해서는 현실화 계획에 대한 근본적 검토와 종합적 처방이 필요한 만큼 국민 눈높이에서 현실화 계획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1월부터 이를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하며, 근본적 개편 방안은 내년 하반기에 발표할 방침이다.

조세재정연구원 등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는 현실화 로드맵은 시세 변동과 현실화율 인상분까지 공시가격에 반영하는 구조라 국민의 통상적 기대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공시가격 상승이 매년 반복되는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또 부동산 시장 급변 가능성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아 국민 부담이 급증하는 부작용도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기존 현실화 계획을 수정·보완하는 ‘부분적 개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정부가 현실화 계획을 폐기하기로 결정한다면 법 개정도 필수다.

◇서울 강남 보유자, 내년 보유세 부담 가중

정부가 내년 부동산 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공시가격 현실화율)을 올해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일부 고가 1주택자와 다주택자의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 주요 단지의 경우 시세 하락 폭이 크지 않거나 오히려 상승했기 때문이다. 또 정부가 올해 한시적으로 인하한 공정시장가액비율(43~45%)이 내년에는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커 세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내년 3월 공시가격 변동폭에 따라 실제 납부해야 하는 보유세 수준은 차이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 부동산팀장이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토대로 분석한 보유세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서울 마포 래미안푸르지오 84㎡(11월 시세 19억원인 단지)를 소유한 1주택자는 2022년 572만 원의 보유세를 냈지만, 올해는 44% 줄어든 351만 원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내년도는 올해보다 12% 가까이 늘어난 389만 원의 보유세를 납부해야 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 아파트의 공시가격은 2022년 16억5500만 원에서 올해 13억3900만 원으로 줄었다. 내년에는 14억3000만 원으로 공시가격이 상승할 전망이다. 이 같은 추정치는 내년부터 반영될 예정인 재산세 3% 과표상한제를 적용하고, 종부세의 공정시장가액비율 60%, 재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 60%를 각각 적용했을 때의 가격이다. 현행법상 재산세의 공정시장가액비율은 2023년까지만 43~45%만 적용되므로 법령을 개정하지 않는다면 내년에는 60%가 적용된다. 또 추정치는 내년 1월 1일 기준 시세와 정부의 공정시장가액비율 적용 수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전용면적 82.61㎡, 시세 27억 원인 단지)에 사는 1주택자의 보유세는 절반 이상 줄어든다. 지난해에는 보유세로만 1050만 원을 내야 했지만, 올해는 439만 원만 내면 될 전망이다. 올해 공시가격은 15억17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33.0% 떨어졌다. 내년에는 공시가격이 34.2% 올라갈 것으로 추정돼 632만 원의 보유세를 내야 한다. 올해보다 보유세 부담이 50% 느는 셈이다.

박정민 기자
박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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