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해고에 뿔난 오픈AI 직원들 ‘초강수’…“이사 전원 사임, 안되면 MS 가겠다”

  • 문화일보
  • 입력 2023-11-21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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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해임된 샘 올트먼 오픈 AI 최고경영자(CEO).AFP 연합뉴스



전체 직원 770명 중 700명 연판장…"올트먼 복귀 촉구"
직원들 SNS에 "오픈AI, 직원 없이 아무것도 아니다"
올트먼 "우리는 언제, 어떤 식으로든 함께 일하게 될 것"



샘 올트먼 전 최고경영자(CEO)를 해고한 데 대해 직원들이 크게 반발하는 등 ‘오픈AI’가 내홍을 겪고 있다. 오픈AI 직원의 대부분은 이사회 멤버 전원 사임을 요구하며 올트먼의 복귀를 촉구하고 있는 상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블룸버그통신 등 미국 언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직원들은 이사회 사임을 요구하는 최근 연판장을 돌렸으며 여기에 서명한 직원들이 700명에 달한다. 애초 알려진 500명에서 더 늘었다. 현재 오픈AI 직원이 770명가량인 것을 고려하면 90%에 해당하는 셈이다. 이들은 이사회가 사임하지 않을 경우, 올트먼 전 CEO를 따라 회사를 떠나겠다며 초강수를 두고 있다.

직원들은 "이사회 행동은 오픈AI를 감독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줬다"며 "우리는 우리의 사명과 능력, 판단력, 직원에 대한 배려심이 부족한 사람과 함께 일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는 우리가 이 새로운 자회사에 합류하기를 원할 경우, 모든 오픈AI 직원을 위한 자리가 있다고 보장했다"고 강조했다.

연판장 명단에는 오픈AI 공동창업자이자 이사회 멤버인 일리야 수츠케버 수석과학자도 이름을 올렸다. 일리야는 올트먼 해임을 결정한 이사회 멤버 4명 중 한 명이다. 그는 이날 오전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올트먼의 해임 결정을 반성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이사회 결정에 참여한 것을 깊이 후회한다"며 "오픈AI를 해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함께 구축해온 모든 것을 사랑하며 회사가 다시 뭉치도록 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직원들은 자신들의 X 계정에도 글을 올려 "오픈AI는 직원 없이는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밝혔고, 올트먼은 이에 하트 이모티콘으로 응답했다. 올트먼은 그러면서 자신의 SNS에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단합하고 헌신하고 집중해야 한다"며 "우리는 언제, 어떤 식으로든 함께 일하게 될 것"이라고 적었다.

올트먼 전 CEO는 오픈AI 이사회 의장이었던 공동 창업자 그레그 브록먼과 함께 MS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이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올트먼 전 CEO와 브록먼이 MS에 합류해 새로운 첨단 AI 연구팀을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올트먼은 전날까지 오픈AI 측과 CEO 복귀에 대해 논의했으나, 현 이사 전원 사임과 새 이사회 구성 등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결국 MS행을 택했다.

새 이사진에는 세일즈포스의 전 공동 CEO인 브렛 테일러, 에어비앤비 CEO이자 올트먼의 오랜 친구인 브라이언 체스키, 에머슨 컬렉티브의 설립자 겸 사장인 로렌 파월 잡스 등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 이사회는 올트먼과 브록먼 등 6명이었으나, 이들이 해임되면서 수츠케버 수석 과학자, 소셜 지식공유 플랫폼 쿼라 CEO 애덤 디엔젤로, 기술 사업가 타샤 맥컬리, 조지타운 보안 및 신흥 기술 센터의 헬렌 토너 등 4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런 가운데 오픈AI 임시 CEO를 맡은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인 트위치 공동창업자인 에멧 시어는 올트먼 해임을 둘러싼 일련의 과정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샘 올트먼 오픈AI 전 최고경영자(CEO)가 19일 오픈AI 이사회와 담판을 지으러 가기 전 방문증을 착용한 사진을 X(엑스·옛 트위터)에 올렸다. X 캡처



한편, 이번 오픈AI를 둘러싼 이번 혼란의 배경에는 회사 지분을 소유하지 않은 비영리 이사회가 회사의 최고 결정을 내리는 기이한 지배구조가 자리하고 있다고 WSJ은 최근 분석했다. 기술기업을 창업하는 대부분의 CEO는 회사 지분의 상당 부분을 소유하면서 투자자 대표로 구성된 이사회에 보고해 주주에게 최선의 이익이 되는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하는 구조를 취하는데, 올트먼과 공동 창업자들은 이와 다른 구조를 만들어 문제가 됐다는 것이다.

오픈AI는 2015년 비영리 단체로 설립됐으나, 올트먼은 최고경영자가 되고서 4년 후 사내에 영리 부문을 만들어 인공지능(AI) 언어모델 개발에 필요한 수십억달러를 조달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이 영리 사업 부문이 비영리 모기업에 의해 지배되는 구조는 그대로 유지됐다.

약 300억달러(약 38조8950억 원) 규모의 영리 사업부는 MS가 49%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으며 유수의 벤처 투자자들이 투자에 참여해 수익 일부를 약속받았지만, 궁극적으로 회사 운영에 대한 통제권은 그 누구도 갖지 못했다고 WSJ은 지적했다. 이런 구조 탓에 오픈AI 이사회는 올트먼이 회사에 큰 재정적 성공을 가져다주고 기업 가치를 급등시켰는데도 주요 투자자들의 동의 없이 올트먼을 쉽게 축출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올트먼은 이사회의 해임 결정에 분노했으며, 가까운 지인들에게 "주요 주주들이 회사 지배구조에 대해 아무런 발언권이 없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토로했다고 WSJ은 전했다.

앞서 오픈AI는 지난 17일 성명을 통해 "이사회는 올트먼이 회사를 계속 이끌 수 있는지 그 능력에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사회가 그를 CEO직에서 해임한 사실을 알렸다.

곽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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