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사건 브로커’ 파장 확산… 檢, 전남경찰청 압수수색

경찰 승진 개입 의혹 60代
“정치인 등 수십명 연관설”

광주=김대우 기자 ksh430@munhwa.com

일명 ‘사건 브로커’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전남경찰청을 압수수색했다.

23일 전남경찰청에 따르면 광주지검 반부패강력수사부(부장 김진호)는 이날 오전 전남경찰청에 수사관을 보내 인사 담당 부서 등을 상대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검찰은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사건 브로커 성모(62) 씨가 경찰 고위직 등 인맥을 동원해 경찰관 승진 등에 개입한 것으로 보고 관련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검찰은 지난달에도 전남경찰청으로부터 2020∼2021년도 인사 관련 자료를 제출받아 관련 의혹을 확인 중이다. 지난 15일에는 이 사건 연루 의혹으로 입건된 전남경찰청장을 지낸 전직 치안감 A 씨가 경기도 한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해 9월부터 이 사건을 수사해 온 검찰은 현재 전·현직 경찰 간부와 검찰 수사관 등을 수사 선상에 올려놓고 전방위 수사를 진행 중이다. 성 씨에게 수사정보를 흘려주고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관 2명이 입건됐고 이 중 1명이 구속됐다. 성 씨에게 인사 청탁과 함께 금품을 수수한 전직 경무관과 경감 퇴직자도 구속돼 수사를 받고 있다.

전남 담양에서 보행 덱 설치 업체를 운영하는 브로커 성 씨는 2000년대 초반부터 여러 개의 골프모임을 운영하며 검찰과 경찰,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등과 친분을 쌓은 뒤 사건 무마 청탁과 경찰 간부급 인사 등에 개입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해 가상화폐 투자사기로 구속 기소된 탁모 씨의 사건을 수사하면서 성 씨의 브로커 행각을 인지하고 본격 수사에 나섰다.

현재 검찰 주변에서는 이 사건 연루자로 현직 치안정감과 치안감, 지역 유력 정치인, 지방자치단체장 등의 이름이 거론되는 등 수사 대상자가 수십 명에 달한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검찰은 성 씨의 지자체 관급공사 수주 의혹과 불법정치자금 제공 등의 의혹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수사 대상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