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지수 ELS’ 판매 전수조사… 은행 내부통제 부실에 칼날

  • 문화일보
  • 입력 2023-11-27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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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12조 판매 은행만 3조 손실
‘제2 라임·옵티머스’될까 촉각
불완전판매땐 경영진도 제재


금융당국이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등락 폭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파생상품의 대규모 손실 사태가 임박한 것과 관련해 이를 판매해온 은행 경영진의 내부 통제에 부실이 있었는지도 확인 중이다. 미비한 부분이 드러날 경우 과거 라임·옵티머스·파생결합펀드(DLF) 등 펀드 환매 중단 사태 당시 불거진 ‘불완전 판매’ 논란이 다시 빚어지고 최고경영진도 제재 대상에 오를 수 있다.

2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수익률 기준 지표)으로 삼는 주가연계증권(ELS)을 최근 수년간 팔아온 은행과 증권사를 대상으로 지난 20일부터 전수 조사를 벌이고 있다. 금감원 은행검사1국은 판매 규모가 가장 큰 KB국민은행을 대상으로 12월 1일까지 현장조사를 진행 중이고, 하나·신한·우리·NH농협 등 여타 은행에 대해서는 서면조사를 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판매 현황과 만기 도래 시 대응 현황을 조사하기 위한 차원”이라면서 “본점 차원에서 어떤 의사결정을 통해 판매했고, 판매 실적이 내부 핵심성과지표(KPI)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판매 직원들에게 어떤 교육 자료를 배포했는지 등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관련 상품을 판매한 은행과 증권사들이 가입자들에게 손실 가능성, H지수의 큰 변동성 등을 충분히 알리고 설명했는지 여부를 점검 중인데, 미비한 경우 칼끝이 경영진의 내부통제 문제를 향할 수 있다는 얘기다.

H지수는 2021년 초 10000∼12000에 이르다가 현재 40∼50%에 불과한 6000까지 추락했고, 현재 중국 경기로 미뤄 확실한 반등을 장담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5대 은행이 판매한 약 8조4100억 원어치(11월 17일 기준)가 내년 상반기 만기를 맞는데, 3조 원대 손실이 불가피한 것으로 추산된다. 불완전 판매로 판정되면 투자자는 보상받을 수 있겠지만, 그러지 않을 경우에는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은행권은 “불완전 판매 가능성이 낮다”는 입장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해당 상품은 2021년도 1월에 판매된 것인데 당시만 해도 라임 사태 여파로 불완전 판매를 막기 위한 금융소비자보호법이 도입되면서 투자위험을 충분히 설명·녹취하고, 가입 의사를 추가 확인하는 등 고위험 상품의 가입 절차가 엄격해진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증권업계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해당 상품 판매 잔액(약 3조5000억 원)은 은행보다 적지만, 내년 상반기에 만기가 집중된다. 최대 판매사인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 등 5∼6곳이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이관범·박정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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