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큐르에 절인 과일·아몬드 등 넣어 구운 단단한 빵… 크리스마스 대표 디저트… 2~4주 숙성후 먹으면 ‘굿’[빵요정의 세상의 모든 디저트]

  • 문화일보
  • 입력 2023-11-28 09:09
  • 업데이트 2023-11-28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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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빵 슈톨렌. 슈톨렌은 크리스마스를 몇 주 앞두고 만들어 크리스마스에 이르는 주말마다 얇게 썰어 나눠 먹는다. 얇게 썰어낸 다양한 종류의 슈톨렌. 빵에 설탕에 절인 과일과 다양한 견과류, 향신료 등을 넣었다.



■ 빵요정의 세상의 모든 디저트 - 독일 ‘슈톨렌’

한국에서 크리스마스 시즌에 불티나게 팔리는 크리스마스 생크림 케이크. 시즌을 맞이하면 제과점 외벽에 케이크 박스를 차곡차곡 쌓아 두고 판매를 할 정도로 대국민 크리스마스 필수템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이 뜨거운 인기를 멈추게 한 새로운 디저트가 몇 년 전부터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독일 드레스덴에서 시작된 슈톨렌(stollen)이라는 이름의 크리스마스 빵입니다.

매년 3∼4t에 달하는 엄청난 크기와 무게의 슈톨렌을 수레에 올려 드레스덴 광장에서 퍼레이드를 하는 외신 보도를 봤던 기억이 납니다. 매년 11월 말에서 12월 초가 되면 한국의 빵집에서도 짧게는 2개월 길게는 1년을 리큐르에 절여 둔 말린 과일들을 꺼내 자신들만의 개성을 담은 슈톨렌을 선보이곤 합니다. 10여 년 전만 해도 슈톨렌을 만들던 빵집이 한 손에 꼽힐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슈톨렌을 쉽게 구입하고, 여러 곳의 제품을 구입해 맛을 비교해가며 즐기는 문화까지 생겨났습니다.

돌이켜보면 10여 년 동안 해마다 슈톨렌을 리뷰하고 기사로 내보낼 만큼 한국의 슈톨렌 문화에 대해 집중도 높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작년 12월에는 작은 커뮤니티를 만들어 32종의 슈톨렌 80개를 준비해 소믈리에가 선정한 프랑스 쥐라 지역의 디저트 와인과 함께 페어링하는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슈톨렌이 왜 한국에서 크리스마스 시즌에 큰 인기를 구가했을까요? 저는 단연 보존성과 선물에 용이한 제품의 특성이 큰 몫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슈톨렌은 중세시대 독일에서부터 시작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고 그 형태도 점점 화려해졌습니다. 슈톨렌은 설탕과 리큐르에 절인 과일과 과일 껍질, 아몬드와 넛맥, 카다몸, 시나몬 등의 향신료를 넣어 만든 단단한 형태의 빵으로 크리스마스를 몇 주 앞두고 만들어서 크리스마스에 다다르는 주말마다 중간부터 얇게 썰어 나눠 먹습니다. 중세시대의 원형은 지금과 비교해 훨씬 간단한 구성으로 밀가루와 물, 효모로 만들어 가난한 가정에서 크리스마스를 축복하며 만들어 먹는 빵으로 출발했습니다. 화덕에 구워낸 기교 없는 덩어리 빵에 녹인 버터를 바르고 설탕이나 슈가파우더를 두툼하게 발라 보존성을 높여 오랜 기간 실온에 보관이 가능한 무던한 빵을 완성한 것입니다.

슈톨렌의 종류도 파고들면 다양합니다. 우리나라처럼 단순히 마지판(아몬드 페이스트와 설탕으로 만든 페이스트)을 속에 넣고, 넣지 않고의 구분을 넘어서 독일에서는 밀가루 대비 일정량의 아몬드나 견과류를 넣은 슈톨렌, 양귀비 씨앗이나 코티지 치즈나 커드를 넣은 슈톨렌 등 다양하게 발전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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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입해서 바로 먹기보다는 서늘한 기온에서 2∼4주가량 숙성 후에 먹는 슈톨렌의 맛을 최고로 칩니다. 보통 한국에서는 커피나 와인과의 페어링을 추천하곤 하지만, 미지근한 독일의 흑맥주와 곁들여 맛보는 방법도 추천합니다. 달콤하게 절여진 과일, 고소한 견과류가 나른하게 입안에서 퍼지면서 복합적인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올해는 슈톨렌의 거침없는 인기를 나눠 가질 이탈리안 크리스마스 빵인 파네토네의 등장도 심상치 않은 분위기입니다. 다음 주에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북돋을 만한 파네토네에 대한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김혜준 푸드 콘텐츠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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