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화 제설장비·무인 잔디깎이… 미래형 중장비의 ‘교과서’[초격차 기술, 현장을 가다]

  • 문화일보
  • 입력 2023-12-07 09:05
  • 업데이트 2023-12-07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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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두산밥캣의 완전 전동식 스키드-스티어 로더(Skid-Steer Loader) ‘S7X’가 스노 블로어(Snow Blower) 어태치먼트(부착 장비)를 장착하고 제설 작업을 하고 있다. 두산그룹 제공



■ 초격차 기술, 현장을 가다 - (15) 두산

367억 투자 ‘액셀러레이션센터’
북미 건설기계 R&D 거점 확보
3251㎡ 실내시험장서 장비개발

친환경 중장비분야로 사업 확장
유압시스템에 전동화기술 적용
유지비 낮고 오염물질 배출 없어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노스다코타주 비즈마크에 위치한 두산밥캣의 액셀러레이션센터(Acceleration Center) 실내 장비 시험장. 직원들이 각종 소형 건설 장비와 무인 장비를 테스트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두산밥캣은 앞서 2014년 북미 소형 건설기계 사업의 연구·개발(R&D) 거점 확보를 위해 이 지역에 약 2800만 달러(약 367억 원)를 투자해 액셀러레이션센터를 설립한 바 있다. 총 3251㎡(약 983평)에 달하는 실내 시험장 바닥에는 흙이 빼곡히 채워져 있었다. 이 지역은 한겨울에는 영하 20도까지 내려갈 정도로 맹추위가 기승을 부리지만, 실내 시험장 덕택에 직원들은 사계절 내내 날씨와 상관없이 새로운 기술과 장비 개발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날씨가 영하로 내려가면 땅이 얼어서 장비를 시험하기 어려운데 실내 시험장 덕분에 다양한 R&D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산밥캣은 이 같은 R&D 분야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바탕으로 최근 친환경 중장비 분야로 사업 영역을 빠르게 확장해 나가고 있다. 실제, 지난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인 ‘소비자가전쇼(CES) 2022’에서 세계 최초로 선보인 완전 전동식 트랙 로더(Track Loader) ‘T7X’ 역시 액셀러레이션센터의 혹독한 시험 과정을 거쳐 탄생했다.

당시 기존 전기 중장비는 디젤 엔진을 모터와 배터리로 교체해 출시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두산밥캣은 R&D 경쟁력 강화를 바탕으로 유압시스템에도 전동화 기술을 적용하는 데 성공했다. 중장비는 주행만 하는 자동차와 달리 유압시스템의 힘으로 다양한 작업을 수행한다. 유압시스템은 작동유를 압축시켜 만든 유체 에너지를 이용해서 동력을 발생시키는데 주기적으로 교체하는 작동유는 상당한 양이 소모되는 것은 물론, 환경 오염을 일으켜 이를 처리하고 폐기하는 데도 추가 비용이 든다. 또, 중장비 고장의 주요 원인이 유압시스템의 누유에서 발생한다는 점에서 전통 유압시스템의 전동화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두산밥캣이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로드쇼를 통해 완전 전동식 트랙 로더 ‘T7X’ 제품을 선보이는 모습. 두산그룹 제공



T7X는 작업을 기다리는 과정에서 계속 구동하는 유압 펌프가 없으며, 모터 역시 작업이 필요한 순간에만 에너지를 소모하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이 높다. 반면, 동급 디젤 모델과 비교해 부품 개수가 절반에 불과하고, 유압 작동유를 비롯한 오일류의 양은 기존 제품 대비 96%가량 줄어 관리가 쉽고 유지비도 현저하게 낮다. 아울러 오염 물질 배출도 전혀 없고 소음 역시 거의 없다.

이런 특성 때문에 두산밥캣은 ‘T7X’ 모델로 2022년 CES를 주최한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로부터 △차량 지능 및 운송 △스마트시티 등 2개 부문에서 혁신상을 받았다.

두산밥캣은 올해 자사의 대표 제품인 스키드-스티어 로더(Skid-Steer Loader)에 전동화 기술을 적용한 ‘S7X’도 공개했다. 마찬가지로 액셀러레이션센터의 다양한 시험을 거쳐 탄생한 S7X는 ‘CES 2024’ 혁신상 시상에서 △지속가능성, 에코 디자인 및 스마트 에너지 △스마트시티 부문에서 2관왕을 차지하며 다시 한 번 기술력을 입증받았다.

두산밥캣은 미래 중장비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최근에는 전동화 장비에 무인 기술을 적용하고 조종석까지 없앤 콘셉트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그 결과물이 바로 올해 초 공개된 콘셉트 모델 ‘로그X(RogueX)’다. ‘로그X’는 조종석이 있어야 할 자리에 전동 유압시스템을 설치, 기존 로더보다 훨씬 높고 넓은 반경까지 작업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두산밥캣은 무인·자동화 분야와 관련, 해외 소프트웨어 기업들과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트랙터, 잔디깎이, 유틸리티 차량 장비와 더불어 다양한 농업 및 조경 관련 ‘어태치먼트(부착 장비)’를 보유하고 있는 두산밥캣은 미국 실리콘밸리에 기반을 둔 농업 신기술 소프트웨어 회사인 ‘애그토노미(Agtonomy)’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작업 효율과 정확도를 높이는 원격·무인화 및 전동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애그토노미는 잡초를 뽑거나 풀을 베는 작업, 작물 보호제를 살포하거나 농작물을 운반하는 일 등 노동집약적 작업을 원격으로 실행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두산밥캣은 이외에도 2021년 미국의 레이더 센서 전문 기업인 ‘아인슈타인(Ainstein)’을 시작으로, 지난해 미국 상업용 잔디깎이 자동화 소프트웨어 회사인 ‘그린지(Greenzie)’와도 지분 투자 형태의 협약을 체결했다. 두산밥캣의 자회사인 두산산업차량은 스웨덴의 물류 장비 자동화 소프트웨어 기업인 ‘콜모겐(Kollmorgen)’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무인 지게차(AGF)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두산밥캣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단순 반복 작업을 자동화함으로써 고객들이 효율적인 일에 더 집중할 수 있는 스마트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며 “향후 선보이게 될 무인 잔디깎이 제품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장비에 자동화 기술 적용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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