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호 법’ 시행 후 전과 1회 재범률 급증…“확실한 처벌 중요”

  • 문화일보
  • 입력 2024-02-10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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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연말연시 음주운전 현장단속’ 지난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 도로에서 마포경찰서 교통안전계 관계자들이 음주운전 현장단속을 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음주운전 재범률을 낮추려면 처벌을 강화하기보다는 적절한 형량 범위에서 확실한 처벌을 내리는 게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리걸테크 전문기업인 ‘엘박스’의 김현준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학술지 ‘형사정책연구’ 겨울호에 게재한 논문 ‘판결문 데이터를 통해 본 음주운전 처벌 규정 변경이 불러온 변화’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윤창호법은 음주운전이나 측정 거부를 2회 이상 한 운전자를 가중처벌하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개정안으로, 2018년 12월 개정된 후 이듬해 6월부터 시행됐다. 그러나 헌법재판소가 2021년 11월과 2022년 5월, 8월 세 차례에 걸쳐 해당 법률 조항에 대해 "책임과 형벌 사이의 비례성을 인정할 수 없다"며 위헌 결정을 내려 재범 가중처벌 규정의 효력이 상실됐다. 국회는 지난해 1월 음주운전으로 벌금형 이상을 확정 선고받고 10년 이내에 재범하는 경우 가중 처벌하는 내용으로 법률을 일부 개정하는 등 보완에 나섰고, 같은 해 7월부터 보완된 법이 시행되고 있다.

김 연구원은 2016년부터 2023년까지 벌금, 징역형, 집행유예 등의 선고를 받은 음주운전 단일범죄 판결문 1만4천482건을 윤창호법 시행일과 법안의 최초 위헌 결정일을 기준으로 구간을 3개로 나눈 뒤 재범률을 조사했다. 1구간은 윤창호법 시행일 전에 범행을 저지른 경우, 2구간은 윤창호법 시행 후부터 헌재 위헌 결정이 나기 직전까지 기간에 판결이 선고된 경우, 3구간은 위헌결정으로 윤창호법이 일부 효력을 상실한 이후부터 2023년까지 판결이 선고된 경우다.

연구에 따르면 피고인의 동종 전과 횟수를 기준으로 재범률을 분석해보니 초범의 비율은 1구간에서 2.0%였지만 2구간에서 4.3%로 증가했다. 전과 1회 음주운전자의 재범률은 1구간에서 4.3%였으나 2구간에서 44.2%로 급증했다. 윤창호법 시행 후 재범률이 오히려 39.9%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같은 구간에서 전과 2회 음주운전자의 재범률은 약 31%포인트, 전과 3회 이상 음주운전자의 재범률은 약 11%포인트 감소했다. 2구간에서 3구간으로 넘어가는 시기 초범의 비율은 1.5%포인트 증가했고 전과 1회 음주운전자의 재범률은 15.2%포인트 감소했다. 같은 시간 전과 2회 음주운전자 재범률은 변화를 보이지 않았고, 전과 3회 이상 음주운전자의 재범률은 13.7%포인트 감소했다.

김 연구원은 "전체적으로 재범 비율은 2.3%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면서도 "재범 가중처벌의 기준이 되는 전과 1회 재범의 비율이 (2구간에서) 월등히 증가했다는 점에서 음주운전 재범 처벌규정 강화가 재범 발생률 억제에 크게 기여하지 못했다는 해석이 도출된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처벌강화 입법이 적어도 범죄 예방적 관점에서는 큰 의미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처벌의 확실성이 재범 억제에 영향을 미친다는 기존 연구가 존재하니 향후 재범 억제 전략을 세울 때 이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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