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렉터 21명의 집·컬렉션 엿보니… ‘현대미술’도 어렵지않다

  • 문화일보
  • 입력 2024-02-13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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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디어 컬렉터’에 소개된 컬렉터의 거실에 걸린 데비 한의 ‘일상의 비너스’와 영롱한 자개장이 묘한 조화를 이루는 모습. 아트북스 제공



김지은作 입문서 ‘디어컬렉터’
예술작품 수집의 매력 들려줘


미술을 두고 어렵다고들 한다. 누구나 작품에 대한 감상을 말하고 싶어도 이론이나 용어를 몰라 말문이 막히고, 경매에서 억 소리 나는 가격에 팔렸단 뉴스를 보면 괜스레 움츠린 기억이 있다. 나들이 겸 미술관을 거닐다가 “난해한 말장난 같고, 부자들이나 갖는 취미”라는 푸념 섞인 혼잣말을 내뱉는 이유다. 현대미술을 즐기고 좋아하는 작품을 갖는다는 건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일까. 작품이 있는 곳이라면 한달음에 달려간다는 한 미술애호가는 고개를 저으며 이렇게 답한다. “지금 친구네 집 문을 열고 들어가면 보이는 벽에 걸린 그림, 커피 테이블 위의 조각이 바로 현대미술”이라고.

‘디어 컬렉터’(아트북스)는 지상파 방송 아나운서로 익숙한 저자 김지은이 전 세계를 돌며 만난 친구들의 집에 걸린 작품을 소개하며 누구나 미술을 즐길 수 있도록 북돋는 책이다. ‘미술 대중화’ 시기를 맞아 “진정한 소유는 경험의 공유”라는 저자의 외침에 21명의 컬렉터가 응답하며 완성됐다. 자신의 취향이 오롯하게 묻어있는 집과 컬렉션을 공개해 미술작품 수집의 매력을 생생하게 들려주는 현대미술 입문서다.

책에는 조지 콘도, 구사마 야요이, 양혜규 등 내로라하는 작가들의 작품이 나온다. 널따랗고 새하얀 집에 니콜라스 파티가 그린 대형 초상화를 걸어둔 뉴욕의 ‘큰 손’ 컬렉터가 얼마나 시간을 들여 작품을 고르는지를 얘기하고, 고즈넉한 한옥에 3세기 간다라 불상을 놓아둔 ‘미스터 김’은 “매일 아침 이 부처상 앞에서 하루를 소중히 할 것을 다짐한다”고 밝히기도 한다. 저마다 자신의 삶에서 만들어진 취향을 투영한 ‘나만의 컬렉션’을 만드는 것이다.

수억 원에 달하는 작품을 모으는 컬렉터도 있지만, 큰돈을 들이지 않거나 특별한 방식으로 작품을 모으는 컬렉터도 있다. 한 부부 컬렉터는 자신만의 독창성을 내세우는 ‘아웃사이더 작가’의 작품을 모은다. 책에 소개된 보겔 부부는 박봉으로 월셋집에 살면서도 오직 예술에 대한 사랑만으로 5000여 점을 모았고, 주한 오스트리아 대사인 볼프강 앙거홀처의 부인인 수잔네는 작품을 빌렸다 반납하는 ‘잠깐의 컬렉션’을 구성하기도 한다. 30여 년 전 첫 월급을 작품 구매에 썼다는 김지은은 “작품을 모으는 데 꼭 큰돈이 들어가야만 하는 건 아니란 것을 말하고 싶었다”며 “나만의 정서적 투자를 하고, 취향이 생기고, 내 소유의 창의적인 공간이 만들어지는 자체가 즐거운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목 기자 mo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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