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후 남북한 농지개혁의 진실은...영화 ‘건국전쟁’이 불러일으킨 토지개혁 논쟁[팩트체크]

  • 문화일보
  • 입력 2024-02-13 11:41
  • 업데이트 2024-02-13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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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유상몰수 유상분배 방식으로 소작농을 자작농으로 전환
김일성, 무상몰수 무상분배한 뒤 협동농장을 통해 국가가 가져가
한동훈 “돈봉투 돌리고, 룸살롱 쌍욕한 사람들이 독립운동가냐”고 비판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운동권 출신 정치인을 독립운동가에 비유한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를 향해 “돈봉투 돌리고, 룸살롱 쌍욕한 사람들이 독립운동가냐”고 반격했다.

13일 정치권에서는 독립운동가였던 이승만 전 대통령의 생애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이 이례적으로 극장가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가운데 86운동권 청산론과 맞물려 ‘독립운동가 논쟁‘이 빚어지고 있다. 이날 한 비대위원장은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운동권 특권세력이 과연 우리 대한민국을 여기까지 있게 헌신한 독립운동가들과 이미지가 같나. 반대 아닌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로 구속기소 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5·18 전야제 때 광주 ‘새천년 NHK’ 룸살롱에 갔다가 이를 지적한 동료 여성 정치인(임수경)에게 욕을 한 민주당 우상호 의원 등을 가리킨 것이다. 한 위원장은 자신의 ‘운동권 특권세력 청산론’이 해방 직후 친일파의 논리와 똑같다고 언급한 홍 원내대표의 주장에 “민주당은 뻑하면 이런다. ‘국뽕정치’를 하기 위해서 친일파 대 독립운동, 이런 이미지를 자꾸 사용한다. 본인들과 정말 안 어울린다”고 반박했다.

한 위원장은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2일 영화관을 찾아 ‘건국전쟁’을 관람하고 “한미상호방위조약을 맺은 것, 그리고 제가 굉장히 감명 깊게 생각하는 농지개혁을 해낸 것. 이 두 가지가 없었다면 대한민국이 지금과 많이 달랐을 것”이란 소감을 밝혔다. 영화엔 한 위원장이 지난해 한 포럼에서 농지개혁을 언급하는 장면이 삽입되기도 했다. 74년 전의 농지개혁이 새삼스레 영화를 통해 재조명되는 이유는 남북한의 토지개혁 방식과 그 결과에 대해 그간 켜켜이 쌓여 있던 오해 때문이란 지적이 나온다. 과거 일부 학자들은 남한의 농지개혁이 유상매수·유상분배 방식으로 이뤄져, 무상몰수·무상분배한 북한의 토지개혁에 비해 부족했다는 주장을 내놨다. 중·고등학교 역사 교사들이 이런 주장을 여과 없이 학생들에게 가르치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 역사의 전개는 이와 다르다. 남한의 농민들은 연간 소출의 30%를 5년 동안만 내면 토지 소유권을 갖게 된 반면, 북한에서 농민들은 소유권이 아니라 매매가 불가능한 경작권만 받았을 뿐 아니라 25% 이상의 현물세를 국가에 내야 했다. 토지 강탈에 저항하는 지주들은 친일파·반동으로 몰려 처형되거나 추방됐다.

농지개혁 결과 남한에선 1945년 말 기준으로 경지 면적의 35%에 불과했던 자작농지가 1951년 말 96%로 급격히 확대됐고, 이는 산업화와 고도성장의 토대가 됐다. 이택선 명지대 교수는 ‘우남 이승만 평전’에서 이 전 대통령의 농지개혁에 대해 “수천 년 동안 농민의 자유를 구속하던 지주가 사라지고 국가 구성원 모두가 근대 국가의 일원으로 거듭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반면 북한은 6·25전쟁 이후 경작권마저 회수하고 협동농장화를 단행하는 등, 농민들이 결국 국가의 소작농으로 전락했다.

‘건국전쟁’ 제작에 참여한 류석춘 전 연세대 교수는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남한은 시장경제 원칙을 최소한으로라도 유지하면서 소유권을 분배한 반면, 북한은 농민들이 땅을 갖게 된 것이 아니라 경작할 권리만 갖게 된 것”이라고 짚었다. 류 전 교수는 “북한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더라도 이 전 대통령의 농지개혁은 성공적이었다”며 “필리핀 등에서는 지주들의 반발로 제대로 된 토지개혁이 이뤄지지 못했지만, 우리는 농지개혁으로 산업자본가가 등장하면서 경제구조 전환의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조재연 기자
조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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