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홍수·잔금 거부… 오피스텔 등 非아파트가 ‘PF 진짜 뇌관’

  • 문화일보
  • 입력 2024-02-13 12:02
  • 업데이트 2024-02-15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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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금융 PF대출 ‘위험 노출액’
상가 등 非아파트가 53% 차지

입주완료 앞 오피스텔
잔금 치른 가구 10%대 머물러
‘657대1’경쟁 생활형숙박시설
분양자들‘집단 잔금납부 거부’


지난해 11월 입주를 시작한 서울 동대문구 A오피스텔은 이달 말까지가 입주 및 잔금일이지만 전체 486가구 중 잔금을 치른 가구 수가 10%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0년 전용면적 84㎡가 11억 원대 분양가에도 평균 경쟁률 10대 1을 넘어섰지만, 현재는 쌓인 매물이 80여 개다. 수분양자 A 씨는 13일 “은행에서 ‘분양가 이하로 거래된 매물이 확인돼 감정가 하락으로 대출한도가 큰 폭으로 감소, 결과적으로 대출이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며 “많은 수분양자들이 잔금 납부가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이 한국 경제의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오피스텔 등 비(非)아파트 시장이 ‘진짜 뇌관’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 호황기 때 분양이 이뤄졌던 오피스텔과 생활숙박시설 등 비아파트 상품의 준공이 줄줄이 도래하는데 고금리와 비아파트의 수요 위축이 장기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는 8월 입주를 앞둔 876가구 생활형숙박시설인 서울 강서구 마곡동 ‘롯데캐슬 르웨스트’도 수분양자들이 집단 잔금 납부 거부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21년 청약 당시 전용면적 84㎡ 분양가가 14억 원대에 달했어도 657대 1의 경쟁률을 찍었을 만큼 ‘청약 광풍’이 불었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와 생활숙박시설의 숙박업 등록 이행이 강제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입주 예정자 B 씨는 “수분양자 600여 명 중 95%가 ‘거주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잔금을 치를 수 없고, 허위 분양으로 건설사와 소송전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동의를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나이스신용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제2금융권의 부동산 PF 대출 익스포저(위험노출액) 중에서 상가·오피스텔·지식산업센터 등 비아파트가 53.0%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사업 초기 단계인 브리지론 사업장 비중만 보면 비아파트 부동산이 차지하는 PF 대출 익스포저 비중은 64.8%까지 높아진다.

더 큰 문제는 비아파트의 경우 정확한 부실 규모 파악조차 힘든 실정이란 점이다. 김정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PF 부실이 미분양 아파트에서 터졌다면 지금은 아파트 시장보다는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시장에서 터져 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비아파트는 아파트와 달리 미분양 물량이 얼마나 되는지, 잔금을 못 치르는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국토교통부가 통계도 내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오피스텔 시장의 심각한 부진은 통계로 확인되고 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전국 오피스텔 경매 진행 건수는 2021년 5744건에서 2022년 6074건, 지난해 8354건으로 급증했다. 또 ‘직방’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오피스텔 매매 거래는 2022년(4만3558건) 대비 38% 감소한 2만6696건에 불과했다. 2021년 6만3010건에서 31% 급감한 이후 ‘L자형 침체’를 지속하고 있다고 직방은 분석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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