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경전철 ‘214억 배상 책임’ 판결에… 시, 재상고 여부 고민

  • 문화일보
  • 입력 2024-02-15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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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 연속성·주민 반발 등 고려
의정부 등 유사소송 잇따를 우려


용인=박성훈·의정부=김현수 기자

혈세 낭비 논란을 빚었던 용인경전철과 관련, 건립 사업을 추진한 전직 시장과 수요 예측을 잘못한 연구기관에 대해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서울고법 판결이 나오면서 피고인 경기 용인시가 재상고 여부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행정의 연속성이나 전직 지방자치단체장 소속 정당 등을 고려할 때 재상고를 하는 게 자연스럽지만 주민들의 반발이 우려돼서다. 용인시와 마찬가지로 무리한 민간 투자사업을 이미 했거나 혹은 시도하고 있는 지자체들도 이번 법원 판결과 용인시 대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5일 용인시 등에 따르면 서울고법은 지난 14일 용인 주민소송단이 용인시장을 상대로 “경전철 사업 책임자에게 손해배상을 요구하라”며 제기한 주민소송에서 주민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현 용인시장은 이정문(2002∼2006년 재임) 전 시장과 한국교통연구원 및 소속 연구원에게 총 214억여 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라”고 판결했다. 배상액은 한국교통연구원 43억여 원, 이 전 시장과 한국교통연구원 소속 연구원 3명 등 4명 171억여 원 등이다.

용인시는 재상고 방침을 아직 정하지 못했다. 재상고는 고등법원의 판결문을 받은 뒤 2주 안에 결정해야 한다. 주민소송 손해배상 청구 승소 판결이 최종 확정되면 현 용인시장은 확정판결 후 60일 안까지 손해배상금 지급을 청구해야 하고 기한까지 지급되지 않으면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용인시는 지방 행정 연속성을 고려할 경우 재상고를 해야 하나 재상고 시 주민들과의 갈등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어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된 점도 용인시로선 부담이다.

이번 판결로 무리한 민간투자 사업을 추진했다고 질타를 받았던 지자체들도 유사 소송이 이어질까 불안해하고 있다. 지난 2012년 개통한 의정부경전철의 경우 잘못된 수요 예측으로 2017년 5월 약 3600억 원의 누적 적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파산한 바 있다. 현재 민간 투자사업을 추진 중인 지자체들의 사업 재검토도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박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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