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총선은 제2의 건국전쟁이다[이용식의 시론]

  • 문화일보
  • 입력 2024-02-26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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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식 주필

‘비명 횡사’ 민주적 절차 실종
‘종북 숙주’ 노릇 자처 민주당
대한민국 정체성 심각한 위협

2012년 통진당에 13석 데자뷔
당시 ‘부정 경선’ 사건도 발생
李 “선대, 우리 북한” 실언일까


대한민국이 공격받고 있다. 외부 아닌 내부 도전이어서 응전이 더 어렵다. 4·10 총선을 한 달 남짓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서 벌어지는 일은 자유민주주의라는 국가 정체성을 전방위로 위협한다. 당내 민주주의를 허물고, 종북·괴담 세력의 숙주를 자임한다. 오늘의 번영과 자유를 일군 성실·헌신·염치 등의 가치관은 내로남불과 파렴치에 짓밟힌다. 시흥시장을 3차례 지냈음에도 부적격 판정을 받은 김윤식 전 시장은 “민주당 역사와 정신이 모두 망가지고 있다. 더는 지킬 가치도 역사도 사람도 없다”며 민주당을 등졌는데, 정곡을 찔렀다.

평생 민주화에 헌신한 민주당 원로들도 “공천이 민주적 절차와 전혀 동떨어지고, 대표의 사적 목적을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됐다”는 성명을 내놨다. 김대중의 분신으로 불린 동교동계 맏형 권노갑, 노무현의 친구이자 TK 운동권 대부인 이강철 등이 이런 입장이라면 다른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이런 정당이 총선 승리를 노린다. 3년 뒤 대선을 기다릴 것도 없이 ‘총선 압승으로 2017년 탄핵 어게인’을 외친다. 그래서 이번 총선은 국가 명운을 가를 제2의 ‘건국전쟁’이며, 제2의 6·25 전쟁이다.

민주당 공천의 가장 큰 특징은, 이재명 대표의 친위 그룹이 아닌 인사들은 사정없이 내쳐진다는 ‘비명 횡사’다. 박용진 의원처럼 모범적 의정 활동을 해온 인사들이 하위 평가자 10∼20%에 대거 포함됐다. 하위 31명 면면은 지난해 9월 2차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 나돌던 ‘살생부’와 비슷하다. 이들에게는 ‘찐명’이 도전장을 냈고, 심지어 이 대표 관련 사건 변호사들이 줄줄이 출마하는 비윤리적 행태도 보인다. 여론조사 조작 논란은 범죄 혐의까지 의심된다. 성남시장 선거를 앞둔 2013년 이 대표 측 용역을 수행했던 업체가 추가 선정됐고, 선관위 등록도 되지 않은 이 업체가 실시한 조사가 특히 많은 논란을 불렀다. 2012년 통합진보당 부정 경선 사건과 닮았다.

민주당이 군소 정당과 합의한 선거연합은, 자력으로는 국회의원을 배출할 수 없는 세력에 10석 이상을 보장해주겠다는 선언이다. 진보당은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해산된 통합진보당 후신으로, 지난 대선 때 김재연 전 통진당 의원을 후보로 내세웠지만, 0.1% 득표에 그쳤다. 당선권 4명을 배정받은 ‘연합정치시민회의’ 주도 인사들은 반미 시위에 앞장서고, 대법원에 의해 이적단체로 규정된 조직을 이끌어왔다. 이 대표가 2010년 성남시장 후보 때부터 맺은 ‘경기동부연합’ 등 종북 세력과의 인연도, 최근 “선대들, 우리 북한의 김정일 김일성 주석” 발언도 우연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번 합의는, 통진당이 13석을 확보했던 2012년 총선 때보다 훨씬 나쁘다. 당시엔 단일 정당까지 가지는 않았는데, 이번엔 단일 정당을 만들고 지역구에서도 결선 경선을 갖기로 함으로써 진보당 영향력이 더 커졌다. ‘한명숙-이정희-재야 원탁회의’ 합의 당시 북한은 “야권 련대는 민중의 명령이자 승리의 열쇠”라며 크게 환영했었다.

이런 모든 현상의 끝은 ‘이재명 대표 옹위’를 향하고 있다. 평가 하위권에 포함되자 탈당한 판사 출신의 이수진 의원은 “(백현동 재판에서) 이 대표가 빠져나갈 수 없다”면서 “무기징역”까지 거론했다. 공천 규칙은 이미 의미가 없다. 원칙대로 하면 이 대표야말로 공천 배제 0순위이기 때문이다. “금품 관련 재판을 받는 것은 저 혼자가 아니다”는 노웅래 의원의 단식농성 항변은 내로남불 공천의 극치를 말해준다.

이 대표는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멈추는 순간에 모든 것을 잃기 때문에 계속 달릴 수밖에 없다. 야당 대표와 국회의원이라는 보호막이 사라지면 대선 도전은 언감생심이고, 곧바로 감옥에 갈지 모른다. 이 대표는 ‘꼬리를 잡아 몸통을 흔든다’는 말을 좋아한다. 거대 야당의 몸통을 장악한 지금은 그런 말을 쓰지 않지만, 행태 자체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 변방의 소수 강경 지지 세력을 동원해 중앙의 다수 합리 세력을 물리치는 볼셰비키 전략이다. 이 대표는 주류 정치와는 거리가 먼 ‘개딸’을 앞세워 당권을 차지했고, 이제는 당무를 위임해도 ‘최고 존엄’ 위상에 문제가 없을 것이다. 남은 마지막 관문은 4월 10일 국민의 심판이다. 그 결과에 따라 대한민국은 전혀 다른 나라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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