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심 달리는 ‘더 위닝’ … 성장통 겪는 ‘음원 퀸’

  • 문화일보
  • 입력 2024-02-27 08:56
  • 업데이트 2024-02-27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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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아이유는 최근 공개한 영상 인터뷰에서 “20대 때와는 다른 얘기들을 30대가 돼서 꺼낸다. 30대의 어떤 갈피를 꽂는다고 생각하면서 작업했다”는 앨범 발매 소감을 전했다. EDAM엔터테인먼트 제공



■ 신보 발매직후 차트 줄세우다 1위 내준 아이유

모든 곡에 ‘승리’ 키워드 담아
타협없는 당당함 노래해 눈길
발라드·힙합 등 장르 넘나들어

“K-팝스타 위상 드러내는 앨범”
“공감 어려운 메시지” 평 엇갈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아이유 미니 6집 ‘더 위닝’ 커버. EDAM엔터테인먼트 제공

10대엔 ‘국민 여동생’, 20대엔 ‘음원퀸’으로 불린 최고의 K-팝 아티스트 아이유. 하지만 지난 20일 발매한 30대 아이유의 첫 앨범 ‘더 위닝’(The Winning)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아이유의 위상을 재확인했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개인적인 경험을 사회적 외침으로 치환한 메시지에 공감하기 어렵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공존한다.

뒷심이 부족한 음원 성적 역시 아이유로선 아쉬울 수밖에 없다. 대중성과 음악성을 동시에 섭렵하며 단단한 입지를 다져온 아이유가 성장통을 겪는 모양새다.

# 어느 때보다 ‘당당한’ 30대

아이유는 이번 앨범에서 타협 없는 당당함을 앞세웠다. 그가 “‘지독하다’ 할 정도로 모든 곡에 승리의 키워드를 넣었다”고 한 만큼 수록곡들은 줄줄이 승리를 노래한다.

더블 타이틀곡 ‘쇼퍼’(Shopper)와 ‘홀씨’는 각각 “내게는 없어 플랜 B 모조리 내 것이 될 때까지/적당히로는 안돼”, “내가 누울 자린 아마도 한참 더 위로/아니 적당히 미끈한 곳에 뿌리내리긴 싫어”라는 가사로 타협 없는 승리를 노래한다. 이전 정규 5집 타이틀곡인 라일락에서 “눈물이 고여도 꾹 참을래”라고 절제한 것과 대비된다.

솔직하고 당돌하게 가사를 쓴 ‘스물셋’의 “애초에 나는 단 한 줄의 거짓말도 쓴 적이 없거든”이나 ‘삐삐’의 “Yellow C.A.R.D/이 선 넘으면 침범이야 beep”보다도 훨씬 대범하게 자신의 가치관을 노래한다.

# 팝스타 아이유의 위상

이번 앨범은 한국 가요계에서 아이유의 위상을 드러내고 있다. ‘Shh..’는 10대 뉴진스 혜인, 30대 아이유, 50대 조원선, 80대 패티킴 등 각 시대를 대표하는 여성 아티스트를 모은 세대 대통합 곡이다. 아이유 파트에선 ‘솔 블루스’, 혜인 파트에선 ‘R&B’, 조원선 파트에선 ‘록’ 사운드로 구성해 다양한 장르를 품었다. 뮤직비디오 출연진도 그의 앨범 중 가장 화려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러브 윈스 올’엔 방탄소년단 뷔, ‘Shh..’엔 배우 탕웨이, ‘쇼퍼’엔 가수 DPR 이안이 출연한다. 김도헌 평론가는 “아이유이기에 가능한 기획이다. 20대 아이유가 쌓아 올린 업적은 대한민국에서 유일무이하다. 아이유가 팝스타로서 가지고 있는 사회적·문화적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 팬들에겐 종합선물세트

발라드, 힙합, 일렉트로닉 팝 등 다양한 장르를 아이유의 보컬로 맘껏 감상할 수 있는 이번 앨범은 유애나(팬덤명)에겐 종합선물세트와 같다. 수록곡 ‘러브 윈스 올’과 ‘관객이 될게’는 팬들을 향한 애정을 담아냈다. 정규 1집 ‘Growing Up’, 미니 4집 ‘CHAT-SHIRE’, 정규 4집 ‘팔레트’, 미니 5집 ‘러브포엠’ 등에서 아이유와 오래 호흡을 맞춰온 이종훈 프로듀서가 돌아와 협업한 앨범이기도 하다. 이전 정규 5집 ‘라일락’과 ‘조각집’에선 볼 수 없었던 이종훈표 음악이 그리웠던 팬들은 ‘블루밍’과 같은 일렉트로 팝 록인 ‘쇼퍼’, ‘블랙아웃’을 연상시키는 힙합과 R&B 장르의 ‘홀씨’가 특히 반가울 법하다.

# 호불호 갈리는 평가와 뒷심 부족한 음원 성적

평론가들은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드러냈다. 김도헌 평론가는 “아이유가 좀 더 큰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하나의 도움닫기 같은 앨범이다. 아이유는 항상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그 상황에서 그 나이에 맞는 진솔한 음악을 써내 대중의 공감을 얻어왔다”면서도 “섬세한 서사 없이 개인의 경험으로써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려다 보니 듣는 입장에선 메시지에 이입하기가 쉽지가 않다”고 지적했다. ‘대혐오의 시대’를 꺼내 들며 “혐오 속에서 서로 사랑하자”는 등 거창한 사회적 메시지에 공감하기 어렵다는 것. 임진모 음악평론가는 “대중적인 호소력을 갖춰야 하는데 이번 앨범은 자신감이 너무 강한 느낌이다”고 했다.

이러한 지적은 대중들의 선호도에도 반영됐다. 신보는 전반적으로 ‘아이유’치고는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을 거뒀다. 발매 직후인 20일 오후 7시 멜론 톱100 기준 러브 윈스 올이 1위, 쇼퍼가 4위, 홀씨가 7위, Shh..가 12위, 관객이 될게가 19위를 차지하며 ‘차트 줄세우기’에 성공했지만 뒷심이 부족했다. 26일 오후 2시 기준으로 멜론 톱100, 핫100, 일간 차트에서 가수 비비의 ‘밤양갱’에 1위 자리를 내줬다. Shh..와 관객이 될게는 26일 오후 2시 기준 멜론 톱100 차트에서 30위 밖으로 밀려났다. 철옹성 같던 음원 파워에 균열이 간 셈이다.

유민우 기자 yoom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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