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가입때 질병의심 안알리면 해지사유”

금감원, 소비자 유의사항 공개
“5년내 치료이력 등 고지해야”

50대 직장인 A 씨는 보험 가입 3개월 전 당뇨병이 의심된다는 소견을 받았지만,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청약 시 질병 의심 소견 여부에 ‘아니오’라고 답변했다. 이후 당뇨병을 진단받은 A 씨는 보험금을 청구했지만 3개월 이내 질병 의심 소견 미고지를 이유로 계약이 해지되고 보험금을 받지 못했다.

금융감독원은 이 같은 사례를 담은 ‘소비자 유의사항-질병·상해보험 편’을 27일 공개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보험사는 청약서 질문에 대한 보험계약자 답변을 토대로 승낙 여부를 판단하는데, 보험 계약자의 ‘계약 전 알릴 의무 미이행’으로 인한 분쟁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전체 질병·상해보험 분쟁 민원의 8.5%가 알릴 의무 미이행 관련 내용이었다.

금감원은 보험 계약 시 치료사실·병력을 청약서에 일부만 기재하거나 부정확하게 기재하면 알릴 의무 위반에 해당되므로, 계약자는 5년 내 병력·치료력에 대해 미리 생각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건강검진 결과상의 질병 확정 진단, 질병 의심 소견, 추가검사(재검사) 필요 소견 등도 알릴 의무 대상이다. 금감원은 알릴 의무 질문사항에 해당하는 건강검진 결과가 있는 경우 계약자가 중요성을 판단하지 말고 사실 그대로 기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간경화·고혈압·당뇨·협심증·암·백혈병 등 10대 중대질병의 진단·치료·입원·수술·투약 사실도 알릴 의무 대상이다. 알릴 의무 위반으로 계약이 해지되면 납입보험료의 대부분을 돌려받을 수 없음을 유의해야 한다. 고혈압, 당뇨 등 과거 병력이 있는 경우 간편심사보험(유병력자보험) 가입을 고려해 볼 수 있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전화(TM)로 보험에 가입할 경우 제한된 시간 동안 많은 양의 정보전달과 질문이 이뤄지기 때문에 알릴 의무 질문사항 답변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알릴 의무 질문에 대해서 정확하게 생각나지 않는 경우 추가 전화 통화를 요청하고 사실관계 확인 후 추가 전화 통화에서 답변하라”고 조언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