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펀드, 주총 앞두고 기업 지배구조 개선 압박

  • 문화일보
  • 입력 2024-02-28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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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맞춰 의결권 기준 수립
주주환원 넘어 사장 인선 개입


3월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다가온 가운데 행동주의 펀드가 기업 지배구조 개선 요구에 시동을 걸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주주 제안을 내놓는 투자자가 늘어나는 추세인데, 올해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맞물려 행동주의 펀드의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행동주의 1세대인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KCGI자산운용은 올해 주총에서 적용할 ‘의결권 행사 세부 기준’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주주환원율, 자기자본이익률(ROE), 주가순자산비율(PBR) 등이 기준에 미달하는 기업에 대해 이사 선임, 재무제표 승인, 이사보수 한도 승인 등 주총 안건에 적극적으로 반대를 행사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KCGI운용은 다음 달 19일 열리는 고려아연 주총에서 정관 변경 안건에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공언해 파장이 예상된다. 현재 고려아연에서는 최대주주 영풍그룹과 창업 파트너인 최윤범 회장 측이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어서다.

행동주의 펀드의 움직임은 갈수록 활발해지는 추세다. 기업 거버넌스 리서치 업체 딜리전트 마켓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해 공개 주주제안을 받은 기업 수는 77곳으로, 2020년(10곳) 대비 7.7배나 늘었다.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어 행동주의 펀드의 행보에 더욱 힘이 실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물산 지분을 보유한 안다자산운용 등 국내외 5개 펀드는 삼성물산에 배당금 상향 및 5000억 원 규모 자사주 매입 등을 요구한 상황이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금융지주 7곳에 주주환원 강화 방안을 제시하라는 서한을 보냈다.

주주환원을 넘어 경영진 인선에 적극 개입하는 움직임도 늘고 있다. 싱가포르계 플래시라이트캐피털파트너스(FCP)는 KT&G 차기 사장 후보자 선정과 관련, 전·현직 이사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에 나서며 격돌을 예고했다. FCP는 KT&G 대주주인 국민연금에 방경만 수석부사장의 사장 선임을 반대해달라고 의견을 전달한 상태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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