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낙태의 자유’ 헌법 명시하는 최초 국가된다

  • 문화일보
  • 입력 2024-02-29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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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성 267·반대 50… 상원 통과
내달 양원 합동회의 절차만 남아


낙태의 자유를 명시한 헌법 개정안이 28일 프랑스 상원을 통과했다. 개헌의 마지막 절차인 다음 달 4일 양원(상원·하원) 합동회의를 통과하면 프랑스는 헌법에 낙태의 자유를 명시한 세계 최초 국가가 된다.

AP통신, 프랑스24 등에 따르면 프랑스 상원은 이날 헌법 제34조 ‘법률 규정 사항’에 ‘여성이 자발적으로 임신을 중단할 수 있는 자유가 보장되는 조건을 법으로 정한다’는 문구를 넣은 개정안을 찬성 267표 대 반대 50표로 가결 처리했다. 이날 투표 결과가 나온 직후 에릭 듀퐁-모레티 법무장관은 “이번 투표는 역사적”이라며 “상원은 여성의 권리에 관한 새로운 페이지를 썼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지난 1975년 낙태죄를 폐지한 이후 일반 법률로 낙태권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2022년 6월 미국 연방 대법원이 임신 약 24주까지 낙태를 허용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폐지하자 프랑스 내에서 낙태권을 헌법에 명시하자는 목소리가 나왔다.

같은 해 11월 프랑스 여론조사 회사 이포프(IFOP)의 조사에서 프랑스 국민의 86%가 낙태를 헌법상 권리로 만드는 것을 지지했다. 이에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여성의 낙태할 자유를 헌법에 명시하겠다고 약속했고, 좌파 정당들이 ‘낙태할 권리’를 명시한 헌법 개정안을 마련해 2022년 11월 하원에서 통과시켰다. 하지만 일각에서 ‘권리’라는 표현이 과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권리’ 대신 ‘자유’라는 문구로 교체키로 했다. 이후 정부가 낙태 ‘자유의 보장’을 명시한 개헌안을 의회에 제출했고 지난달 30일 하원에서 찬성 493표, 반대 30표로 가결됐다.

개헌안이 상·하원 모두를 통과하면서 이제 개헌 절차는 양원 합동회의 투표만 남겨뒀다. 합동회의에서 상·하원 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으로 가결되면 모든 절차가 끝난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박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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