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실소유자는 나”…‘상속세 폭탄’ 소송에도 패소, 꼼수였나?

  • 문화일보
  • 입력 2024-03-04 06:23
  • 업데이트 2024-03-04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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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행정·가정법원 입구. 뉴시스



서울행정법원, 원고 패소 판결…“해당 부동산 소유했다는 증거 없어”
원고 측,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서울고등법원이 심리 예정



모친이 사망하기 전 3억 원대 아파트 매매대금을 증여받은 자녀가 “상속세 부과 처분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패소했다. 그는 해당 아파트를 모친에게 명의신탁했을 뿐 자신의 부동산이라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매매대금의 송금 내역 등을 근거로 과세당국의 손을 들어줬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당시 부장 김순열)는 A 씨가 안양세무서와 동작세무서를 상대로 낸 상속세 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지난해 11월 30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사건의 발단은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A 씨는 자신이 소유하던 서울 소재 아파트에 대한 권리의무승계 계약서를 작성, 모친 B 씨 앞으로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쳤다.

B 씨는 4년 뒤인 2017년 해당 아파트를 매도하고 약 3억7500만 원의 금액을 매매대금으로 받았다. 그는 이 금액과 본래 갖고 있던 현금을 수표 등으로 출금해 A 씨와 그 자녀에게 3억3640만 원을 입금했다. 또 세입자들에게 임대차 보증금 등을 5000만 원 상당의 수표로 받아 이 역시 함께 자녀에게 전달했다.

이후 2019년 B 씨가 사망한 뒤 A 씨는 상속세 1746만 원을 관할 세무서에 신고했다. 그러나 안양세무서가 A 씨 등이 수령한 매매대금과 상속 개시 당시 보유하고 있던 수표도 상속세 부과 대상으로 보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안양세무서 측은 상속세 8299만 원과 가산세 2686만 원을 고지했다. 동작세무서도 같은 날 증여세와 가산세 총 135만 원을 함께 부과했다.

A 씨는 해당 처분에 불복해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했으나, 2022년 10월 기각된 후 소송을 제기했다. A 씨는 재판에서 “어머니에게 아파트를 명의신탁했을 뿐 모친이 실제 소유자는 아니다”라며 “따라서 매매대금과 수표는 고유재산이며 사전증여재산에 해당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B 씨가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쳐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부동산은 B 씨가 소유했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명의신탁을 인정할 만한 증거 또한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고(A 씨)는 고령의 모친인 피상속인을 도와 부동산 임차 등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편의상 위와 같은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친 것으로 보이고, 달리 원고가 위 부동산에 관하여 소유권을 보유하고 있었다고 볼수 있는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B 씨의 계좌에서 수표 및 현금이 인출돼 그 중 대부분이 자녀 및 손자녀에게 귀속됐다”며 “원고는 이 사건 부동산 매각대금의 상당 부분이 원고 이외의 사람에게 귀속된 이유에 대해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파트가 A 씨의 재산임에도 매매대금이 자신의 형제자매나 자녀들에게 입금된 점에 대해서 A 씨가 이해할만한 해명을 하지 못했다는 취지다. 한편, A 씨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면서 사건은 2심인 서울고등법원으로 넘어갔다.

노기섭 기자
노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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