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토마토값도 40%대 ‘껑충’ 지난달 과일 가격이 41.2%까지 오르면서 32년여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한 가운데, 이달 들어서는 토마토 도매가격이 전년 동월보다 43.9% 오른 2만3000원(5㎏ 기준)에 달할 것이라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보고서가 나왔다. 사진은 10일 서울 한 재래시장에서 소비자가 진열된 토마토를 고르는 모습. 연합뉴스
■ 정부, 농산물값 안정화 총력
과일값 등이 물가상승 주도
비축량 부족해 강세 장기화
올 예산 1080억도 곧 소진
일각 “할인지원이 수요 촉발”
민감품목 사과 등 수입 보류
정부가 과일 및 채소 등 농산물 가격 안정을 위해 할인지원 등에 예산은 물론 예비비까지 동원하기로 했다. 다만, 사과 등 민감품목에 해당하는 과일은 검역절차 등의 문제로 수입을 보류한다. 과일을 제외한 전반적인 소비자물가는 3월에는 상승세가 다소 누그러들 전망이지만, 농산물 가격 강세가 이어지면 4월 총선 이후 물가는 더 치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선 현재의 가격 할인지원이 오히려 수요를 촉발시켜 물가 상승을 더 부채질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11일 최근 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농산물 가격 안정을 위해 지속적인 가격 할인지원을 이어가기로 했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물가안정을 위해 예비비 투입도 가능하다”며 “당분간 가격할인 조치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올해 농산물 할인지원에 1080억 원이 배정돼 있지만, 현 추세대로라면 상반기 중 예산이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정부는 4월 총선 전까지 예비비를 투입해 할인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이처럼 과일값 안정을 위해 예비비까지 투입하겠다고 밝힌 것은 마땅한 다른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3.1% 올랐는데, 이 중 농산물 물가가 0.8%포인트나 차지하고 있다. 특히 신선식품지수는 신선과실이 41.2% 오른 영향으로 20.0% 상승했는데, 신선과일은 1991년 9월(43.9%) 이후 32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다. 농산물 가격 불안이 전체 물가 상승을 주도하며 경기부양을 위한 기준금리 인하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셈이다.
정부도 이를 의식해 전방위적 대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쓸 수 있는 마땅한 카드가 없는 상태다. 전년보다 많게는 80% 가까이 오른 과일값의 경우 사과·배는 빨라도 오는 7월 말이 돼야 수확이 가능하고, 비축 물량도 부족해 가격 강세가 장기화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2월 소비자물가 발표와 동시에 농축수산물 할인지원에 역대 최대 수준인 600억 원을 투입, 오렌지·바나나 등 대체과일 수입물량 확대 등의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사과·배에 대한 ‘일시적’ 수입 조치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돼 정부 내부에서도 검토를 했지만 결국 수입보류로 결론 내렸다.
하지만 이 같은 할인지원과 대체품목 수입 물량 확대가 시장에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열대과일 등 대체 품목 수입물량을 늘릴 경우 국내 과일 소비 위축 등으로 인해 농가 경영안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예비비를 투입하며 가격할인을 지속할 경우 수요가 더 늘어나 과일 가격의 고공행진 장기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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