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무료배송 ‘C - 커머스’ 하루 27만 상자씩 쏟아진다[한국경제 흔드는 ‘차이나 대공습’]

■ 한국경제 흔드는 ‘차이나 대공습’

알리·테무·쉬인 등 물량 공세
국내 유통산업 생태계 흔들어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C-커머스)을 통한 직접구매(직구) 유입 물량이 올해 1억 상자를 넘어설 전망이다.

초저가 상품·무료 배송 등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단숨에 국내 2위 e커머스 업체로 치고 올라온 중국 알리익스프레스(알리)에는 CJ제일제당·LG생활건강 등 제조 대기업에 이어 대형마트까지 입점하며 한국 유통 산업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과 유럽 등도 C-커머스 공습에 자국 산업 생태계가 흔들리자 규제 마련에 착수하는 등 전 세계가 중국산의 무차별적인 살포에 몸살을 앓고 있다.

22일 유통·물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알리·테무·쉬인을 포함한 중국 플랫폼을 통해 국내로 들어오는 직구 상품은 월 평균 740만 상자로 추산된다. 지난 2022년 월 평균 434만 상자 대비 72.1%가량 늘어난 수치다. 중국 플랫폼 이용자가 급속도로 늘면서 올해 물량은 최대 연 1억 상자(하루 평균 27만 상자)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알리뿐만 아니라 테무·쉬인의 한국 시장 침투율 상승으로 중국 물동량 증가는 향후 1∼2년간 유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지자 이들과 손을 잡는 국내 기업도 빠르게 늘고 있다. 농심그룹 계열 대형마트인 메가마트는 지난달 말부터 알리에 입점, 정육과 과일 등 신선식품을 판매하고 있다. 그간 생활용품·가공식품을 만드는 제조 대기업들이 입점해왔지만, 유통기업이 입점한 건 이례적이다.

미국과 유럽도 비상이다. 미국 소비자들은 테무가 개인정보를 침해하고 있다며 집단 소송을 제기했고, 유럽에선 환경보호 등을 명분으로 중국 플랫폼에 부담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경제 식민지’ 전락을 막기 위한 중장기 대비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호준 기자 kazzy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