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어디로…“그룹 회장家 자금 관리하다 수백억 수취, 손실” 대형증권사 임원

  • 문화일보
  • 입력 2024-04-04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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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그룹 회장 일가의 자금을 도맡아 운용하며 10년간 약 734억 원을 수취하고, 투자 손실을 숨기려 가짜 서류를 만들거나 임의로 주식을 매매한 대형증권사 임원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부장판사 장성훈)는 3일 자본시장법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배임·사기), 사문서 위조·행사,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미래에셋증권 프라이빗뱅커(PB·개인의 자산관리를 도와주는 금융전문가) 윤 모(57) 씨에게 징역 8년에 벌금 5억 원을 선고했다. 아울러 범죄수익 3억3500만 원에 대한 추징도 명했다. 다만 일부 피해자 명의로 사문서를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검찰에 따르면 윤 씨는 2011년 12월부터 2022년 1월까지 서로 친인척인 그룹 회장 A 씨 일가 17명에게 수익률 10%가 보장되는 비과세 펀드라는 거짓말을 해 이들을 펀드에 가입시킨 뒤, 투자 손실을 감추고자 허위 잔고 현황을 알려 734억 원을 받아낸 혐의를 받는다.

이 중 잔고 및 수익금 등을 차감한 실제 피해액은 약 111억 원으로 파악됐다.

또 윤 씨는 A 씨 일가 명의의 주식주문표를 위조해 주식을 임의로 매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A 씨 일가는 수수료 37억 원 상당의 손해를 입은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2016년 12월부턴 손실을 숨기기 위해 피해자들에게 수익금을 지급하거나, A 씨 일가 몰래 주식을 매매해 손실을 만회하려 출금 요청서와 증권담보 융자신청서를 위조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윤 씨는 A 씨 일가 중 고령인 피해자는 인터넷 뱅킹 등으로 직접 자산 현황을 파악하지 않는 점, 자녀인 피해자들의 경우엔 자신을 신뢰하는 점을 악용해 거짓 자산 현황을 제공하면서 투자 수익이 나는 것처럼 장기간 거짓말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증권사 시스템에 허위 이메일과 주소를 입력해 A 씨 일가에게 주기적으로 자동 발송되는 실제 잔고 현황이 정상적으로 전달되지 못하게 차단한 것으로 조사됐다.

2022년 3월 고소장 접수 이후 계좌 추적 및 증권사 거래자료 분석 등을 통해 수사를 진행해 온 검찰이 지난해 9월 5일 윤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일주일 후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윤 씨는 같은 해 10월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가족들의 신뢰를 이용해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지능적이고 대담한 범행을 지속해 왔고, 피해자들은 손해액이 100억 원이 넘는다고 답하고 있다"며 "미래에셋증권이 입은 피해도 막대하지만 이와 같은 손해는 회복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액 자산가인 가족들로부터 펀드 투자금 명목으로 받은 돈이나 임의로 대출받은 돈을, 주식투자에 사용하는 등 무리하게 주식투자를 확대해 가며 피해를 키웠다"고 했다.

다만 재판부는"피고인이 손실을 만회하려는 과정에서 범행을 도출하게 된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이 범행으로 얻은 이익이 크다고 볼 수 없다"며 "아울러 피고인의 가족과 지인들이 선처를 탄원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곽선미 기자
곽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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