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만원 넣으면 月 62만원 배당”… ‘커버드콜 ETF’ 잘나가네

올 들어 10여개 신규 상장 확정
콜옵션 매매수수료로 배당 지급
‘중수익 중위험’ 투자자에 적합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는 가운데, 최근 ETF 매매차익보다 배당금에 관심이 높은 투자자를 겨냥한 ‘커버드콜 ETF’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주가변동을 예측해 이에 따른 이익 제공에 더 집중한 상품으로, 시장 경쟁이 격화하면서 자산운용사들은 월 단위에서 주(週), 일(日) 단위까지 예측 주기를 단축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이달 △ACE 미국500 15% 프리미엄분배 △ACE 미국 반도체 15% 프리미엄분배 △ACE 미국 빅테크7+ 15% 프리미엄분배 등 3종의 신규 ETF를 상장할 예정이다. 한투운용이 커버드콜 ETF를 내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목표로 설정한 순자산총액(AUM)의 15%를 매년 배당하는데 이는 업계 최고 수준이다. 상품 구성으로만 보면 5000만 원을 투자할 경우 매월 62만5000원(세전)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한투운용 관계자는 “최근 우상향하는 미국 기술주에 따라 일 단위 콜옵션(살 수 있는 권리) 설정을 통해 목표 분배율 달성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투운용 외에도 운용사들은 올해 들어서만 10여 개 커버드콜 ETF 상품의 신규 상장을 확정했다.

다양한 주식 종목이 기초자산으로 구성된 ETF에 투자한 투자자는 주식처럼 매매차익을 기대한다. 하지만, 커버드콜 ETF는 기초자산 콜옵션을 팔아서 얻는 수수료(프리미엄)를 배당으로 지급하는 수익 전략을 주로 사용한다. 주가가 박스권 내에서 횡보하는 경우나 하락할 때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어 ‘중수익 중위험’을 선호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다. 운용 보수도 연 0.3% 수준으로, 일반적인 파생상품 ETF 운용 보수(0.5~1.0%) 대비 저렴하다.

커버드콜 ETF 확대는 최근 ETF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 상장된 ETF의 수는 34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5% 늘었다. 국내 ETF 시장의 순자산총액이 이달 초 140조 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커버드콜 ETF가 변동성 장세에서도 비교적 안정적 수익률을 내는 상품이지만, 이 역시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상품이라는 점에서 가입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커버드콜 ETF는 가입 시기에 따라 프리미엄이 달라질 수 있는 구조여서 적립식 투자 전략을 선택하는 게 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커버드콜 ETF=기초자산을 산 뒤 콜 옵션(주식을 미리 정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팔아 이익을 얻는 ‘커버드콜’ 전략을 활용한 상장지수펀드(ETF). 지수가 내려가면 콜옵션 매도 때 받은 프리미엄으로 손실을 줄일 수 있고, 반대의 경우 수익률이 일정 수준으로 제한돼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한다. 이 때문에 지수가 횡보하거나 하락할 때 추종 지수 대비 초과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신병남 기자 fellsic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