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파업때 ‘필수인력 확보’ 장치 필요”

  • 문화일보
  • 입력 2024-04-09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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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노조법 개정 건의 추진

“시내버스 필수공익사업 되면
파업때 운행률 유지 가능해져

준공영제로 혈세 연간 8915억
시민이동권 보장 불편 줄여야”


서울 시내버스 노동조합이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지난달 28일 단행한 출근 시간대 파업 사태는 11시간 만에 마무리됐지만 매년 수천억 원을 쏟고도 최소한의 시민 이동권을 확보하지 못한 준공영제의 허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에 서울시가 부랴부랴 중앙정부 등에 관련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서울시는 노조가 파업을 해도 시내버스 등이 일정 수준까지 운행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중앙정부와 차기 국회 등에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동조합법) 개정을 건의할 계획이라고 9일 밝혔다. 노동조합법은 업무를 하지 않았을 때 시민의 평안한 일상이 위협받거나 국민 경제를 해치고 업무 자체를 대체하지 못하는 사업을 ‘필수공익사업’으로 정하고 있다. 여기에 시내버스를 추가해 달라는 게 시의 요구다. 서울시 관계자는 “필수공익사업이 되면 업무의 일정 부분이 ‘필수유지업무’로 정해지고, 노사 간 필수유지업무협정을 통해서 버스 운행수준을 정한다”며 “시내버스가 필수공익사업이 되면 파업 때에도 시민 불편이 크게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철도사업·도시철도사업·항공운수사업·통신사업 등이 필수공익사업에 포함돼 있다. 일례로 서울 지하철은 노조가 파업하더라도 필수유지인력을 활용해 지하철 운행률을 일정 수준 유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 서울교통공사는 대체인력을 마련하는 등의 대책도 미리 세운다. 더 나아가 현재 공사는 파업 시 1∼4호선 평일 지하철 운행률(65.7%)을 5∼8호선(79.8%) 수준으로 일원화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출근 시간대에는 파업 때도 평소와 같은 운행률을 유지하고 있다.

과거에는 시내버스 또한 필수공익사업이었다. 그러다 1998년 2월 노동조합법이 개정돼 시내버스에 대해 ‘2000년 12월 31일까지만 적용’한다는 일몰 규정이 도입됐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6년 12월에는 시내버스가 필수공익사업 조항에서 완전히 삭제됐다. 쟁의권 강화를 요구하는 노조의 입장이 십분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시는 2004년 준공영제 도입으로 지난해에만 시민의 혈세 8915억 원이 투입된 만큼 노조의 쟁의권보단 시민의 이동권이 더 보장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준공영제의 이 같은 한계는 최근 노조가 평일 출근 시간대에 파업, 시내버스가 90% 이상 멈춰 시민들의 불편이 극에 달하며 오롯이 부각됐다. 노조는 지난 2012년에도 파업을 했지만 20분간의 부분 파업이어서 시민 불편이 크지 않았다. 이번에는 파업 당일 접수된 민원만 111건에 달했다. 시 안팎에서는 이번 파업으로 시내버스의 공공성 확보 필요성을 확인한 만큼 노동조합법 개정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준공영제는 지방자치단체가 버스회사에 재정 손실분을 세금으로 지원해 기피노선 등을 운영하며 버스 운영체계의 공익성을 확보하는 제도다.

민정혜 기자 leaf@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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