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유권자 교통편의 제공 논란…고발·신고 속출

  • 문화일보
  • 입력 2024-04-10 15:02
프린트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10일 서울 서대문구 홍제배드민턴장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가 투표용지를 들고 기표소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야권 "차량 편의 제공은 매수 및 이해유도죄 해당"
국힘 공보단 "민주당, 어르신을 짐짝 취급…노인 비하"



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치러진 10일 전국 각지에서 고령 유권자들을 차량에 태워 투표소에 데려다 줬다는 신고가 속출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여당 또는 여당 지지자들이 고령층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조직적으로 공직선거법을 위반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현장 채증 등을 통해 강력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여당에서는 어르신들의 안전한 투표를 도운 행위를 불법 선거운동으로 매도하지 말라며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고령 유권자들은 상대적으로 국민의힘 지지 성향이 강하다는 점에서, 이들에게 차량 편의를 제공하는 행위를 둘러싼 다툼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 강화경찰서는 강화군의 이장 A씨가 유권자들을 차량에 태워 투표소에 데려다줬다는 신고를 접수, A씨를 입건 전 조사(내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이날 오전 강화군 내가면에서 유권자들을 자신의 승용차에 태워 투표소로 데려다준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은 A씨를 임의동행해 구체적인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강화군에서는 사전투표일인 지난 6일에도 노인보호센터 대표 B씨가 고령층 유권자들을 승합차에 태워 투표소에 데려다 줬다가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B씨는 "원하는 어르신들만 등원 과정 중 투표에 참여할 수 있게 도왔다"며 "거동이 불편한 분들이 안전하게 투표하도록 도운 것일 뿐 다른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날 강원 강릉시 주민 박모(63) 씨는 유권자들에게 교통편의를 제공한 혐의로 C씨 등 2명을 경찰에 고발했다.

박 씨는 C씨 등 2명이 이날 오전 10시 28분쯤 투표장소인 옥계면 투표소로 유권자 19명을 실어나르는 등 교통 편의를 제공해 선거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박 씨는 C씨 등이 특정 후보 측 인사라며, 이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 단체대화방에 교통편의 제공 사실을 알린 메시지를 캡처한 사진을 입증자료로 첨부했다.

야권은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교통편의 제공 행위에 대한 집중 감시에 들어갔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투표나 당선을 목적으로 유권자를 차량에 태워 투표소까지 실어 나르는 행위는 매수 및 이해유도죄에 포함된다는 이유에서다. 야권은 판세에서 밀리고 있는 여권과 여권 지지자들이 조직적으로 고령층 투표율 높이기 시도를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나는 꼼수다’ 출신 유튜버 김용민 씨는 이날 페이스북에 잇따라 글을 올려 "경고합니다. 법은 선관위, 경찰 말고 다른 사람이 투표장으로 거동 불편자를 모시고 가지 못하게 돼 있습니다"라고 썼다. 김 씨는 감시요원들이 활동 중이라는 사실을 전하면서 "그들의 눈을 피해 오늘 불법을 행해 보십시오. 징역 7년, 벌금 5000만원은 각오하셨겠고요. 반드시 끝까지 책임을 묻겠습니다"라고 경고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김 씨의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고 "민주당도 투표소마다 차량 제공 동영상 감시 중"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최고위원인 정청래 서울 마포을 후보는 페이스북에 "투표소로 노인 실어 나르기도 선거법 위반. 두 눈 부릅뜨고 감시하자"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여당에서는 야권의 이 같은 움직임에 반발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은 이날 논평을 내고 "정청래 후보가 어르신을 짐짝 취급했다"며 "투표권 행사라는 소중한 권리를 폄훼하고 제한하려는 민주당은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공보단은 "본투표 당일에도 민주당의 망언은 멈추지 않나 보다"며 이같이 밝혔다.

공보단은 "인천 강화군의 한 노인보호센터 대표가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의 안전을 위해 차량으로 (사전) 투표소 이동을 도운 일을 언급한 듯하다"며 "어르신 안전을 지키고 도운 선한 국민을 불법선거운동을 자행한 것으로 몰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더 심각한 것은 정 후보를 통해 다시 한번 드러난 민주당의 뿌리 깊은 노인 비하 의식"이라며 "어르신을 ‘실어 나르는’ 대상으로 폄훼한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와 의식 없이 시키는 대로만 하는 거수기라고 모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남석 기자
오남석
주요뉴스
기사댓글
AD
count
AD
AD
AD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