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제한 조건부 주식 ‘RSU’ 감시망 강화… “대기업, 주식지급거래 약정 공시해야”

  • 문화일보
  • 입력 2024-04-16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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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정위 매뉴얼 개정

자사주 무상 지급하는‘RSU’
총수 지분 확대 악용 우려에
약정 종류·수량 등 내역까지
기업들 ‘年1회 공시’ 의무화

재계 “중복 공시 해당” 반발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시대상기업집단(자산총액 5조 원 이상 대기업집단)에 대해 주식지급거래 약정을 연 1회 공시하도록 공시매뉴얼을 개정했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를 임직원에게 부여하는 성과급 제도인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이 총수일가의 지분을 확대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데 대한 대책이다.

공정위는 16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대규모기업집단 공시매뉴얼 개정(안)’을 발표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현행 공정거래법상 대기업집단은 기업집단현황·비상장사 주요사항·대규모 내부거래 등에 대한 공시의무가 있다. 기존에는 특수관계인에 대한 유가증권거래가 발생하면 매도·매입가액만 공시하면 됐지만, 앞으로는 RSU 등 주식지급거래 약정 내역까지 기업집단현황 항목에 반영해야 한다.

이에 따라 지난해 총수일가 및 임원과 주식지급거래 약정을 체결한 대기업집단은 올해 5월 31일까지 주식 종류와 수량 등을 공시해야 한다. 대기업집단이 주식지급거래 약정 내용을 공시할 경우, RSU뿐 아니라 성과급 대신 자사주를 무상으로 지급하는 ‘스톡그랜트’의 주식부여 조건과 수량 등을 파악할 수 있기에 총수일가 등의 지분변동 내역 및 가능성을 시장에서 파악할 수 있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공정위가 이번에 공시매뉴얼을 손질한 배경에는 RSU가 임직원 성과와 연동되기보다는 총수일가의 주식 배분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계속되면서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지난해 200억 원 규모의 계열사 RSU를 받은 내역이 올해 초에 공시되면서 경영권 승계 논란이 거세게 일기도 했다.

그러나 RSU가 편법 승계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주장은 근거가 약하다며 재계는 반발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공정위가 우려하는 대로 총수일가의 지분확대에 이용된 사례는 아직 발생하지 않았고, 총수일가의 지분 확대를 위해서라면 몇 년씩 기다려야 하는 탓에 현금을 성과급으로 받아 지주회사 주식을 매입하는 방식이 더 유리하다”면서 “이미 금융감독원에서도 공시를 도입했기 때문에 중복공시에 해당해 시장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전세원 기자 jsw@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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