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드 뒤에 숨을 수 없다’… 英 온라인 인종차별 강경 대응 예고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유로 2020 결승전 직후 온라인 학대 행위의 피해자가 된 제이든 산초(왼쪽)와 마커스 래시퍼드. AP뉴시스

영국 경찰이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 기간 온라인 인종차별에 대해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8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매체 BBC와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영국 경찰청장협의회(NPCC)의 마크 로버츠는 유로 2024 기간 선수들을 향한 온라인 학대 행위를 강력하게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키보드 뒤에 숨어서 인종적으로, 또는 다른 방법으로 온라인에서 증오 범죄에 가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추적해서 처벌을 받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은 3년 전 유로 2020 결승전을 개최한 후 온라인 인종차별로 시끄러웠다. 당시 결승전에 오른 잉글랜드가 승부차기 끝에 이탈리아에 패배했는데, 흑인 선수들이 온라인에서 인종차별의 대상이 됐다. 하지만 가해자들에 대한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영국법에 따르면 해당 범죄에 대한 공소 시효가 6개월밖에 되지 않는데, SNS 회사로부터 가해자에 대한 신원을 6개월 내에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국 경찰은 지속해서 SNS 회사와 협력, 온라인 증오 범죄자에 대한 관련 정보를 빠르게 수집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 로버츠는 "사람들이 온라인 범죄에 관여하면 우리는 수사한 뒤 최대한 처벌을 받게 할 것"이라며 "선수들에게 어떻게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지 조언을 했으며, 우리가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달해 안심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영국 경찰은 또 다음 달 독일에서 개막하는 유로 2024에 경찰을 파견, 인종차별 구호를 외치거나 공공질서를 위반하는 팬들을 처벌할 계획이다.

허종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