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요한 “변태연기로 껍데기 벗은 느낌” - 신혜선 “가증스러운 소시오패스, 욕심 났죠”

  • 문화일보
  • 입력 2024-05-14 09:02
  • 업데이트 2024-05-14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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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그녀가 죽었다’속 비정상 男과 女

- ‘관음증자’ 공인중개사役 변요한
“변태 연기하다보니 껍데기 하나 벗은 느낌이죠”


15일 개봉하는 영화 ‘그녀가 죽었다’(감독 김세휘)엔 현대사회가 빚어낸 병적인 비정상 캐릭터 두 명이 등장한다. 남의 집을 제집처럼 드나들며 엿보는 걸 즐기는 ‘관음증자’ 공인중개사 구정태(변요한)와 텅 빈 내면을 감추고, 남의 시선을 즐기는 ‘관심종자’인 인플루언서 한소라(신혜선)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변요한은 “변태 연기를 하다 보니 변태가 됐다. 배우로서 껍데기가 한 꺼풀 벗겨진 것 같다”고 말했다.

변요한이 말한 대로 구정태는 정상 범주에서 벗어난 ‘변태’다. 공인중개사로서 받은 카드키로 고객의 집을 몰래 드나들며 사생활을 엿보고, 그들의 물건을 하나씩 수집하는 취미를 갖고 있다. 한편으론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고 평판을 중요시한다. 변요한은 “요즘 내가 세상에 맞추는 건가, 세상을 내게 맞추게 하고 싶은 건가란 고민을 하는데, 구정태란 인물이 큰 영감을 줬다”고 말했다.

‘나쁜 짓 없이 보기만 한다’는 신조의 구정태는 평소처럼 엿보기 위해 한소라의 집에 들어가는데, 그곳에 있던 건 한소라의 시체. 구정태는 자신의 은밀한 취미를 들키지 않은 채 살인 누명을 벗어야 한다.

사회통념상 옳지 않은 캐릭터지만 영화 전반에 흐르는 구정태의 경쾌한 내레이션과 남의 집에 몰래 들어가서 배수관을 고쳐주는 엉뚱함, 누명에 빠지는 설정 덕분에 전형적인 비호감으로 그려지지 않는다. 오히려 호감으로까지 보인다는 말에 변요한은 “그래서 날 캐스팅한 것 같다. 캐릭터가 영리하게 구성돼 있다”며 “일말의 인간애도 있고, 좀 우렁각시 같은 면도 있다”고 강조했다.

1986년생인 변요한은 곧 마흔을 앞두고 있다. 그는 “이제야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법을 조금 알게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 ‘관심종자’ 인플루언서役 신혜선
“가증스러운 소시오패스, 그녀가 되고 싶었어요”


현대판 놀부가 있다면 아마도 영화 ‘그녀가 죽었다’ 속 한소라일 것이다. 박씨를 얻기 위해 일부러 제비 다리를 부러뜨린 후 고쳐준 놀부처럼, 한소라는 동물애호가 행세를 하려고 애먼 고양이의 발목을 부러뜨린 후 걱정하는 척한다. 그의 직업은 인플루언서. 관심받기 위해선 무슨 짓이든 한다. 소라라는 인물은 배우 신혜선의 천연덕스러운 연기와 맞물려 비호감 지수가 폭발한다.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소라의 가증스러움을 극대화하려고 했어요. 감독님이 ‘동정받지 못하는 인물’ ‘이해받지 못하는 인물’을 그려달라고 주문하셨죠. 자기 연민이 가득한 소시오패스라 할 수 있어요. 소라의 이중적인 느낌을 잘 표현하고 싶었죠.”

주연이라고 해도 소라는 꺼릴 만한 캐릭터다. 연기를 잘할수록 대중의 비호감도 상승할 수밖에 없는 탓이다. 하지만 신혜선은 개의치 않았다. ‘그녀가 죽었다’라는 이야기 안에서는 충분히 존재할 만한 개연성을 가진 캐릭터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배우의 장점 중 하나가 내가 아닌 사람을 표현하는 거잖아요.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나쁜 짓을 하는 소라는 제가 경험하지 못한 인물이었죠. 물론 저 역시 소라를 좋아할 순 없었어요. 하지만 배우로서 그 인물이 되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어요. 평소에도 선한 역과 악역을 구분 짓기보다는 선이 뚜렷하고 방향성이 일관된 역할을 선호했어요.”

상대역을 맡은 배우 변요한과의 호흡도 좋았다. “정태가 초반을 잘 이끌어줘서 소라라는 인물이 잘 보인 것 같아요. 둘의 액션은 ‘개싸움’에 가까운데 요한 오빠 덕분에 시너지 효과가 났죠. 저는 연기를 시작하며 1차 목표는 연기자, 2차 목표는 주인공이 되는 것이었는데 둘 다 이룬 것 같아요.”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이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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